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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날아오른다

노래가 날아오른다

박재연 (지은이)
한국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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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날아오른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노래가 날아오른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1043205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2-10-27

책 소개

현대시 기획선 77권. 박재연은 교감과 공생의 시인이다. 교감과 공생은 외부세계를 돌보면서도 그와 역동적으로 접촉하여 움직이는 운동으로서, 내면의 침잠을 통해 찾아지는 어떤 심적 반응을 함의한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동물 편 12
탄소 발자국 14
신발 속 산실 16
검은 나비 18
매의 비행술 20
진보와 보수 23
여름밤 26
얼굴을 서쪽으로 돌려놓는다 28
앞산에 묻힌 피아노 30
칸나와 시이소오 32
알 34
흙집 36
보름달 38
여우비 40

제2부

노래와 칼 44
빨강에게 46
비의 후일담 48
극지에서 51
MRI 54
못 56
창문 58
아름다움이 한차례 폭풍처럼 지나갔다 59
불탄 산 62
미스터리 65
탄력적인 금기 68
목발은 웃는다 70
벚나무에게 72
아웃 랜드 74

제3부

노래가 날아오른다 78
자작나무 수피 점을 치는 당신의 총운 80
물 위의 색소폰 82
사탕 한 바구니 84
한사람 86
뇌출혈 88
촛불 난장 90
애완충 비문 92
뿔과 동굴 95
보디가드 98
닮은 사람 100
ㄷ자 모양의 잠 102
숨 104
여래, 선숙 106
12월의 우편배달부 108
창평 109

제4부

종찬이 거들어 114
새벽 세 시의 형광등 116
파랑 118
라면 끓여줄게 121
연극 124
믹스커피 126
허공을 빠져나오다 128
같은 바다는 없어요 130
엎드려 물마시던 골짜기 132
벽은 한 아름의 이면 134
부록 136
할머니가 있는 바니타스 138
다음 생을 위한 찬스 141

▨ 박재연의 시세계 | 염선옥 146

저자소개

박재연 (지은이)    정보 더보기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나 2004년 『강원작가』로 등단했다. 상지영서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국선도 대학(5기)을 졸업했다. 시집으로 『쾌락의 뒷면』 『지네』 『아버지는 여장을 하고』 『텔레파시폰의 시간』이 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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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노래가 날아오른다

손목에는 방문자용 노란 띠를 수갑처럼 부착하고
소지품을 모두 맡기고
겹겹의 철문을 지나 재소자들의 노래를 들으러 간다

외부에서 밴드가 들어오고
능청에 이골이 난 사회자는 흥을 돋우고

머뭇머뭇 뒤통수를 긁으며 가수로 뽑힌 대표들
조별로 노래자랑이 시작되고
어디서 품이 작은 연주복을 빌려 입고

아파트를 너의 아파트를
목이 터져라 열창하는
노래는 불수의근에서 나온다

흰머리 검은 머리 2대 8의 비율로
비교적 각이 반듯한 훤훤 장부의 뒤태들

감시와 처벌이 있는 방음벽 안에서
바깥이 꽉 막힌 강당 안에서

손뼉 치고 노래하고 장단을 구르며
환호하고 소리 지르고 휘파람 불며
팝콘처럼 폭죽처럼 노래를 터트리며

노래가 날아오른다

벽과 천장에 부딪쳐
둥글게 떨어지는 노래들
아낌없이 남김없이
하얗게 부서지는 노래들


탄소 발자국

감자전을 부치려고 우유 한 잔을 밀가루에 쏟다가

젖을 내어주는 젖소의 멀끔한 자세를
퉁퉁 불은 소젖에 얼굴을 돌려 댄 사람의 은근한 표정을
축 축 쏟아지던 흰 우유 거품을 떠올린다

소는 가만히 있는다

불은 젖을 주무르는 제 주인의 능란한 손놀림이 좋아서
귀를 대고 저를 듣는 은근함이 좋아서
젖소와 주인은 한 마음으로 젖을 짜는 중이다

교감하는 수고를 따라 미운 탄소발자국*이 길게 따라온다

소는 사료를 먹고 철퍼덕 똥을 누고
추 추 추 추 오줌 누고
가끔은 먼 산보며
우-웡
빈집을 들었다 놓고

나는 감자 눈을 따고 발효된 소똥 거름을 감자밭에 뿌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감자알은 씽씽 굵어지고
감자에 싹이 난다 잎사귀에 감자 감자 감자

어떻게든 입맛을 돋우려고
멀뚱한 눈망울과
지그시 감은 눈과

감자꽃만
감자꽃만
떠올린다


불탄 산

한 달쯤은
먼 바닷가 마을에 방을 얻어
마른 혀를 내밀어 내 무릎을 핥고 싶어

이전에 나는
안쪽에서 안쪽으로 안 된다는 방향으로만 피신하고 있었지

짐을 풀고 창을 열자
술렁거리는 솔숲 너머가 모두 불탄 산이네
남김없이 화마가 지나간 민둥산이네

초록은 사라지고
붉은 묘지만
띄엄띄엄 턱턱 남기고

봄철 동쪽으로만 몰아친다는 양간지풍襄杆之風에
화장의 기억으로 화들짝 깨어나는 봉분들

한바탕
불의 혀가 지나간 불탄 산을 바라보네

길길이 뛰는 불춤을 보는 바다는
바다의 마음은
물마루를 일으켜도 산맥을 넘지 못하지

풍랑을 밀어와 모래알이나 쓸어갈 뿐

높은 봉의 암자에 사는 스님께
불이 날뛰면 어디로 피하시냐 물었더니
웃으면서 땅 속 굴로 들어간다 하셨지

마음의 화기를 식히려고 바닷가 마을에 와서
불탄 산을 바라보네

산의 맨살, 흙의 나신, 삭발한 굴곡, 골짜기의 관능
물과 불과 바람과 흙의 원소를 보고 있네

어떤 것은 대립하고 어떤 것은 호응하는

마음의 불도 맞불로 태워야 사라지는 것인지
재가 된 뒤에는 누구의 발자국이 걸어가는지

가까이 소나무 숲에서 흔들림이 진동하네
숲의 정수리에서 태어나 밀물 져 돌아오는 바람의 씨앗들
귀곡성의 바람이 호루라기를 불며 창문 틈을 비집고 들어오네

신神을 떠올리는 시간

저 산에 깃들었던 나무의 정령들은
어디에서 다친 마음을 위로받을지

화기를 기억하는 민둥산에서
보송보송한 나무의 싹들이 움을 틔우며 올라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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