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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88961960045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08-01-2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만화, 과연 어떻게 읽어야 하나?
I. 화가와 만나다
01. 절박한 사랑과 공포 - 에드바르트 뭉크
02. 세기말 데카당스의 댄디 - 오브리 비어즐리
03. 16세기 사회주의자 화가 - 피터르 브뤼헐
04. 혼란과 혼잡의 판타지 - 히에로니무스 보스
05. 유혹적인 팜 파탈 - 구스타프 클림트
06. 세상의 모든 눈을 가진 화가 - 파블로 피카소
07. 천 가지 색의 눈을 가진 화가 - 빈센트 반 고흐
08. 흑백명암으로 일상을 그린 화가 - 케테 콜비츠
09. 빛과 색의 순간을 그린 화가 - 클로드 모네
만화+미술 01 l 만화와 미술은 커뮤니케이션 예술이다
II. 장면과 만나다
01. 너는 나의 사랑이었으리라 - 권신아가 사랑한 오브리 비어즐리
02. 천상의 아름다움이 바다로 내려오다 - 김성준이 사랑한 산드로 보티첼리
03. 밤마다 나는 변한다 - 박상선이 사랑한 오브리 비어즐리
04. 타로카페에서 만난 화가 - 박상선이 사랑한 알폰스 무하
05. 멈춘 공간, 움직이는 시간 - 박흥용이 사랑한 마르셀 뒤샹
06. 거리의 신비, 그리고 우수 - 삼박자가 사랑한 조르조 데 키리코
07. 세상의 중심이 나고, 나의 중심 또한 나다 - 석정현이 사랑한 마우리츠 코르넬리위스 에스허르
08. 내 머릿속의 지우개, 파라노이아 - 이애림이 사랑한 프리다 칼로
09. 세상 어디에도 없는 것 - 아이완이 사랑한 구스타프 클림트
10. 날지 못한 이카로스의 꿈 - 김병철과 손규호가 사랑한 페테르 폴 루벤스
11. 문자로 그림을 그리다 - 유희연이 사랑한 장 미셸 바스키아
12. 평면에 시간이 흐르게 하라 - 김선호가 사랑한 폴 고갱
13. 판화로 만화를 그리다 - 옥상헌이 사랑한 오윤
만화+미술 02 l 만화, 미술에서 스크린 톤을 얻다
III. 패러디와 만나다
01. 절규는 갈구의 패러디다 - 에드바르트 뭉크를 패러디한 조훈
02. 너의 죄를 사하노라 -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를 패러디한 김수박과 배계규
03. 세계의 시작은 여자다 - 구스타브 쿠르베를 패러디한 유창운
04. 6체의 신비 -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를 패러디한 토종빅유방
05. 폭발하는 형태의 미학 - 프랜시스 베이컨을 패러디한 우영욱
06. 그림, 그것은 암호의 해독이다 - 르네 마그리트를 패러디한 김선호
07. 그림일기도 만화가 된다 - 림뷔르흐 형제를 패러디한 정다운
08. 온고지신의 패러디 - 「송학도」를 패러디한 김경호
09. 만화가 만화를 패러디 하다 - 안수길을 패러디한 권기현, 김수정을 패러디한 최규석
만화+미술 03 l 만화의 칸이 미술을 점령하다
에필로그 : 무엇이 만화이고 무엇이 미술인가
부록 : 이 작가의 이 만화만은 꼭 보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고갱의 그림과 김선호의 만화는 한정된 공간(캔버스와 만화용지) 안에 흐르는 시간을 담았다. 이러한 장면 동시 진행법은 회화의 프레임과 마찬가지로, 만화의 구성 요소인 면 안에서 이뤄진다. 만화의 면은 회화의 프레임과 비슷하지만 그 쓰임새는 조금 다르다. 회화의 프레임은 액자틀처럼 일반적으로 한쪽으로 이뤄져 있는 반면, 만화의 면은 한쪽일 때도 있고 양쪽일 때도 있다. 쉽게 말해서 만화책의 왼쪽과 오른쪽, 즉 두 페이지가 하나의 면이 된다는 말이다. 이 두 페이지는 여전히 한정된 공간이긴 하지만 만화의 연출을 풍부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김선호의 만화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 본문 206쪽, '시간, 한정된 공간 안에 가두다' 중에서
만화가 석정현의 단편만화 '노르웨이의 숲'은 친구와 술을 마시고 어느 사창가에서 여자를 알게 되는 두 청년의 이야기다. 한편 김성준의 '꿈속의 여인'은 전철 안 맞은편에 앉은 소녀와의 섹스를 망상하며 하루를 보내는 어느 백수의 이야기다. 두 만화 속 주인공들은 열정적이어야 할 20대이지만, 정작 살아갈 목표를 상실한 경제 불황의 희생물이다. 두 만화의 매개물은 전철과 전철역이다.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기차(혹은 전철)는 중요한 교통수단이지만, 그 의미는 19세기와 많이 다르다. 모네의 기차역과 기차가 산업화의 희망을 담고 있다면, 두 만화에서 전철은 일상에 찌든 우리네의 출퇴근 수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 본문 91~92쪽, '문명이 만든 빛과 어둠' 중에서
보스의 그림 '최후의 심판'에는 세상의 종말이 왔을 때 인간에게 닥칠 참혹한 육체적 고통이 그려져 있다. 인간은 육체적 고통에 처할 때 가장 나약하다. 그림은 팔다리가 잘리고, 화살에 맞고, 때론 고기처럼 구워지고, 분쇄기에 몸이 갈리는 장면들을 너무나 세심하게, 그리고 너무나 참혹하게 묘사했다. 그림에서 악취가 느껴지고, 고통에 시달리는 인간의 신음소리가 살을 엔다.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여, 상상만으로도 그 고통을 느끼게 하려는 화가의 냉혹한 의도가 깔려 있다. 보스는 지나치도록 친절한 화가다.
보스처럼 세상을 보는, 너무나 세심하고 친절한 눈을 가진 만화가 두 명을 만나보자. (중략) 한국 만화가 가운데 일상의 번잡함을 가장 세밀하게 그리는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최호철을 빼놓을 수 없다. 그의 한 컷짜리 만화를 살펴보자. 방 안팎의 풍경은 광각렌즈로 들여다본 것처럼 왜곡되고 굴절되어 있다. 방 안의 연필 하나, 스프링 노트의 스프링 한 롤, 탁자 밑의 신문 스크랩 더미, 펜촉 하나, 창밖으로 보이는 육교 계단을 오르는 노파의 지팡이 하나, 심지어 먹다 남은 컵라면 찌꺼기까지 분명하게 보이낟. 처절하다고밖에 더 할 말이 없다. 만화가 최호철의 눈은 수만 개의 낱눈이 달려 각각의 눈에 들어온 영상 정보를 취합해 사물을 바라보는 파리의 눈처럼 세밀하다. 단 한 장의 만화에서 내밀한 속마음까지 다 가발리고 싶은 작가의 의도가 느껴진다. - 본문 44~47쪽, '너무나 세심한 혹은 너무나 세밀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