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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63722641
· 쪽수 : 356쪽
책 소개
목차
홍길동이 가출한 이유 ∥ 사라져라 ∥ 그래, 여기까지 잘 왔다 ∥ 니가 뭔데? ∥ 학부모 내교 통지서 ∥ 아버지 이름 ∥ 신성한 알바 ∥ 오늘은 봉수의 날 ∥ 고무벽 만들기 ∥ 디그요정 ∥ 나의 등불 ∥ 첫 비행 ∥ 갈 사람은 가고, 올 사람은 오고 ∥ 첫사랑의 눈물 ∥ 낙동강을 건너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야! 이게 어디서, 너 지금 선생님 말에 개기는 거지?”
경옥의 분노가 느껴졌다. 사태가 이런데도 당근처럼 단단해진 녀석이 눈치 없게 바지에 우뚝 텐트까지 쳐 놓았다. 그 상태를 여학생들 앞에서, 더군다나 경옥이 앞에서 그대로 노출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일어나야 했다. 엉덩이를 뒤로 빼고 바지 주머니에 손을 푸욱 찔러 녀석을 움켜쥔 채 엉거주춤 일어섰다. 남학생들은 내 행동거지를 보고 바로 눈치를 챘다. 반대로 경옥인 내가 자신에게 반항한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남학생들이 경옥과 나를 번갈아 보며 키득거렸다. 경옥이 광분하고도 남을 상황이었다.
“뭐 하는 거야? 왜 네 마음대로 집에 간다는 거야?”
“씨팔, 니가 뭔데? 내가 집에 간다는데 왜 막고 난리야!”
동규의 말끝이 몹시 짧았다. 드디어 ‘니가 뭔데?’라는 기세 좋은 반말과 욕설까지 등장하고 말았다. 교권 추락을 고발하는 9시 뉴스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교실에 있던 아이들도 길을 걷다 난데없이 2층에서 쏟아진 찬물을 뒤집어쓴 표정으로 변했다. 봉수 얼굴에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평소 봉수는 학생들과 잘 통하는 선생이라는 평을 듣는 편이었다. 그런 봉수니까 그 순간 머릿속엔 오만 가지 생각이 스쳤을 것이다.
존경하는 강봉수 선생님
저는 김수능 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통닭집 사장 고영갑입니다. 제가 보아하니 수능이는 공부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수능이 인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수능이 성적은 형편없을 것입니다. 요즘 입시제도로 볼 때 수능이는 다른 학생들 내신 등급 올리는 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제가 이사 와서 보니 평일에도 빈둥거리며 학교 빠지는 것을 종종 목격하였습니다. 이런 학생에게까지 자율학습에 참가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앉은뱅이에게 100미터 달리기에 의무적으로 참가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봅니다. 지금 수능이에게 필요한 것은 주변의 관심과 자기 삶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