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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5470311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11-01-18
책 소개
목차
Prologue
Chapter 1
Chapter 2
Chapter 3
Chapter 4
Chapter 5
Chapter 6
Chapter 7
Chapter 8
Chapter 9
Chapter 10
Chapter 11
Chapter 12
Chapter 13
Chapter 14
Chapter 15
Chapter 16
Epilogue 1
Epilogue 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찰칵.
라이터 켜는 소리와 함께 매캐하지만 시원한 담배 향과 뿌연 연기가 주위로 흩어지다 살며시 사라졌다. 지원은 침대 옆 사이드 테이블로 미련 없이 던져지는 금속의 지포라이터와 담뱃갑을 바라보고는 새하얗고 푹신한 베개 위로 얼굴을 들이밀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원하는 걸 손에 넣은 후 바로 담배를 찾아 무는 이준에게, 자신은 그저 아무렇게나 던져져 버린 라이터와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배에 불을 붙일 때면 한쪽 눈썹을 찡그리는 그의 모습은 어느 남자보다 섹시했고, 그런 그의 모습을 훔쳐 볼 때면 늘 설레었지만, 지금은 전혀 위로가 되고 있지 않았다.
“안 씻어?”
아침이라 그런지 무덤덤하게 내뱉는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고 허스키했다. 대답 대신 지원은 한쪽 고개만 살며시 들어 지치고 불만스런 눈길로 그를 올려다봤다. 그의 허벅지 부분에만 올라가 있는 하얀 시트가 그를 색스러우면서도 근사하게 보이게 했고, 완벽하게 자리 잡은 근육을 내보이며 침대 헤드에 기대 앉아 있는 모습은 잘 다듬어진 조각상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그런 잘난 모습과는 반대로 담배 연기를 내뱉으며 자신을 거만하게 내려다보고 있는 눈길에 지원은 신경질적으로 다시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항상 이런 식이었다. 그는 자신의 기분이 저조할 때면 남의 감정과 기분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탁자 옆의 시계로 고개를 돌렸다. 아침 7시가 조금 지났을 뿐이었다. 매일 새벽 다섯 시에 정확하게 일어나는 이준에겐 상관없겠지만 저혈압이 있는 그녀에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그걸 모르는 이준이 아니었기에 지원은 그가 더욱 얄궂게 느껴졌다.
지원은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고 있는 그를 뒤로 하고 곧장 침대에서 나와 주변에 있던 가운을 빠른 속도로 걸쳐 입었다. 그리곤 욕실로 들어와 문을 잠갔다. 굳이 잠금장치를 사용할 필요는 없었지만 그와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벌려주는 것 같았고, 또 제 불편한 속내를 그에게 대변해준 것 같아 얼마 정도는 마음이 편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