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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65483618
· 쪽수 : 232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정말 집에 가야겠어. 너무 이상해.”
내가 돌아서서 걸어가려 하자, 버지가 내 앞으로 달려오더니 길을 막아섰다.
“도망칠 필요 없어. 저 창문에서 어른거리던 기분 나쁜 녹색 빛이 뭔지 이제 알 것 같아.”
“유령이었어. 유령이 우리에게 경고를 보낸 거야. 놈이 우릴 지켜보면서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려 준 거라고.”
순간 버지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유령이 아냐, 새미. 루빈이야.”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뭐라고?”
“루빈이 장난을 친 게 틀림없어. 녀석이 여기 일찍 와서 우릴 겁주려고 준비해 놓은 거야. 녹색 불빛, 검은 그림자…… 정말 루빈답지 않아?”
나는 이제 완전히 어두워진 마플 하우스를 바라보았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처음에는 목덜미가 싸늘하게 따끔거렸다. 이날 저녁 내내 느꼈던 오싹한 기분과는 달리 살갗을 콕콕 찌르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웅 하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냉기가 목덜미를 따라 퍼지는 동안, 마치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나직이 울렸다.
이어서 눈사태가 쏟아지듯 냉기가 내 몸을 뒤덮었다. 딱 그런 느낌이었다. 눈 더미가 머리 위로 쏟아져 가슴을 타고 팔다리로 미끄러져 가는 듯했다.
중략
움직일 수가 없었다. 숨을 쉴 수도 없었다.
‘나는 눈사람이야. 눈사람처럼 무겁고, 차갑고, 죽은 듯이 꼼짝할 수 없어.’
다른 애들은 어디 있지? 친구들이 왜 나를 도와주지 않지? 걔들도 얼어붙었나?‘
두려움에 사로잡힌 나는 다시 비명을 지르려 했다. 하지만 얼굴이 단단하게 얼어 있어서 입을 벌릴 수조차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