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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기업/경영자 스토리 > 국내 기업/경영자
· ISBN : 9788965700791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2-07-25
책 소개
목차
인트로 | 세계의 동심을 사로잡은 남자, 최종일을 만나다
프롤로그 |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붙여준 이름, ‘뽀로로 아빠’
1장 Dream | 도전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 선택의 기준은 ‘잘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
- “왜 한국은 제작만 해야 하지?”
- 고민은 도전을 시작하기 전에 끝낼 것
- 자신감을 공유하다
- 좋아서 시작한 일, 그러나 소신도 없고 재미도 없고
-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믿음
- 조바심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1장을 마치며 | 일에 대한 자세를 배웠던 시간
2장 Creative | 크리에이티브, 우연히 만들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
- 고민하는 힘이 내 크리에이티브의 힘
- 달성할 수 있는 목표에서 실행 가능한 전략이 나온다
- 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혹은 독재자
- 정교하기 위해서는 치밀해야 한다
- 첫째도 기본, 둘째도 기본, 셋째도 기본
- 죽도록 읽고, 보고, 쓴다
- 일을 좋아하면 시키지 않아도 최선을 다한다
2장을 마치며 | 크리에이티브는 ‘전략’이다
3장 Business | 상대를 설득하려면, 먼저 확신을 가져야 한다
- 아이들만의 소형 테마파크, 경쟁의 틀을 바꾸다
- 협력사와의 고통분담으로 얻어낸 ‘뽀로로 프리미엄’
- 알아야 고집도 부리고, 알아야 모험도 할 수 있다
- 내가 나를 못 믿는데 누가 나를 믿어줄까
- 한국에서 성공해야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 사교가 아닌 원칙으로 비즈니스한다는 것
- 돈에 끌려다니지 않음으로써 돈을 끌어들인다
3장을 마치며 | 편법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4장 Success | 길이 없으면 만들 수밖에 없다
- 게으른 천재보다 노력하는 범재가 좋다
- “다음에는 1등 할 거야”
- 무한 상상, 무한 도전, 무한 경쟁의 공간
-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잃지 않는다
- 쉽게 가기보다는 제대로 간다
- 돈을 조금 미뤄두고라도 해야 할 일
4장을 마치며 | 오르지 못할 벽은 없다
에필로그 | 내가 만들 수 있는 가장 멋진 창조물은 바로 나의‘운명’
책속에서
각자 애써 모아둔 재산을 탈탈 털어 창업자금으로 내놓았지만, 사업을 시작하기에는 부족했다. 결국 외부 투자를 유치해야 했다. 고민하다가 사업계획서를 들고 금강기획의 대표이사실로 찾아갔다.
“전 금강기획에 와서 애니메이션을 배웠습니다. 비록 회사의 돈을 많이 까먹었지만, 이제 많이 배웠고 애니메이션으로 성공할 자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의 뜻으로 사장님께 투자 우선권을 드리겠습니다.”
“뭐라고? 허허, 이 친구 참….”
한참을 웃으시더니 사장님이 다시 정색을 하셨다.
“여기서 그렇게 까먹었으면 됐지, 뭘 또! 그냥 얌전히 일이나 해!”
“아닙니다. 이 사업은 분명히 될 것 같습니다.”
“… 정말 될 것 같은가?”
“네.”
“그럼 세부 사업계획서를 만들어서 내게 정식으로 투자제안을 해. 그걸 보고 생각해보지.”
그로부터 2주 후 나는 회사설립과 사업전략을 구체화한 투자제안서를 만들어서 다시 대표이사실을 찾아갔다.
내 자신감과 배짱을 높이 산 것일까. 사장님은 투자제안서를 보시고는 회사에 투자하기로 결정해주셨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분명 당시 내 결정은 무모했고, 애니메이션 사업을 낙관할 만한 근거도 없었다. 그럼에도 과감하게 투자해주신 채수삼 사장께는 지금도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훗날 그분은 방송 인터뷰에서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사람”이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은 했으나, 그동안 전개해왔던 애니메이션 사업과 그 사업을 담당해왔던 사람들에 대한 믿음까지 저버리지는 않으셨던 것이다.
―1장 도전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벤처기업 신청을 하면 인증기관에서 선정한 심사위원이 나와서 일종의 심사활동을 한다. 당시 우리 회사에 심사하러 오신 분은 모 대학의 애니메이션 관련 학과 교수였는데, 그분이 사무실을 둘러보더니 이내 벤처기업으로 인증하기 어렵겠다고 하는 거였다.
“애니메이션 회사라면서요. 그런데 그림 그리는 사람도 없는 것 같고, 애니메이션 제작하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네요. 이 상태로 인증해드리기는 난감한데요.”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저희는 기획 중심의 애니메이션 회사입니다.”
“하지만 벤처기업은 기술을 보고 인증해주는 건데, 기술자가 없잖아요.”
“왜 없나요. 기획이 저희 핵심기술입니다.”
그랬더니 심사위원이 ‘허허’ 하며 웃었다. 내 대답이 어이없었던 모양이었다. 심사위원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이나 일본 회사들도 우리와 시스템이 다르지 않습니다. 그 회사들의 작품은 다 제3국에서 제작하지, 그들이 직접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라며 논리를 폈지만, 그는 “거기랑 우리랑은 다르지 않느냐”며 일축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제작을 하는 거지 기획은 무슨 기획이냐는 생각이 뇌리에 박혀 있음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업계에서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애니메이션 기획에 대해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시일이 지난 후에 다른 기관을 통해 벤처기업으로 인증을 받기는 했지만, 그때 나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암담한 현실을 또 한 번 절감했다. 아이코닉스가 만약 우리나라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회사와 똑같은 관점으로 제작 중심 회사를 표방했다면, 기존 애니메이션과 다른 전략으로 시작한〈뽀로로〉같은 작품을 결코 기획하지 못했을 것이다.
―1장 도전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뽀로로〉가 기획된 과정은 철저히 눈앞에 보이는 목표를 추구하고 경쟁 작품을 분석하고 극복한 과정이었
다. 일례로 우리는 〈곰돌이 푸〉를 참조했다. 어떤 부분인지 맞힐 수 있는가? 맞다, 친구 캐릭터를 만드는 부분에서다. 〈뽀로로〉에는 펭귄이 있고, 비버가 있고, 공룡이 있고, 여우가 있고, 곰이 있다. 어른이라면 당장 “펭귄은 남극에 살고 곰은 북극에 사는데 어떻게 둘이 같이 놀아?”라는 질문이 튀어나올 법하다.
“북극곰이 실제로는 굉장히 사납잖아. 물개도 잡아먹고. 펭귄은 거의 간식거리 아냐? 그런데 얘네가 친구라고 하면 좀 이상할 것 같은데?”
실제로 초기 기획회의를 할 때 제기되었던 문제였다. 고민해도 마땅한 해답이 떠오르지 않아서 힌트를 얻을 겸 다른 애니메이션을 죽 훑어봤다. 그러다가 본 것이 〈곰돌이 푸〉다. 아시다시피 그 작품에는 곰, 호랑이, 당나귀, 토끼, 돼지, 심지어 사람까지 다 나온다. 이들이 모두 친구다.
‘이상하거나 어색하지 않아. 캐릭터들이 잘 어울리는데?’
호랑이 티거가 꼬리를 통통 튕겨가면서 친구들이랑 노는데, 그 장면을 보고 ‘애걔, 저게 무슨 호랑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티거는 호랑이임에도 친구들과 매우 자연스럽게 잘 어울린다. 그때 깨달았다.
“그래, 안 될 게 뭐 있어? 우리가 걱정했던 것들은 어른의 고정관념일 뿐이야. 우리가 친구들끼리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도 받아들일 거야. 〈푸〉에서는 동물과 사람도 친구로 지내잖아? 아이들끼리는 커뮤니케이션에 제약이 없어. 누구나 동등한 친구야.”
“그래, 우리도 저 방식을 채택하자.”
이처럼 〈뽀로로〉는 〈푸〉의 세계관에서도 많은 장점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둘이 비슷한가? 아니다. 전혀 새로운 작품이다. 기존의 것을 무시하지 말고 배워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2장 크리에이티브, 우연히 만들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