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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초등 한국사
· ISBN : 9788965913757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19-09-20
책 소개
목차
초대하는 글
최명길 - 찢으면 다시 붙이리
삼학사 - 절의를 지키고 별이 되다
이경석 - 1009자의 굴욕, 삼전도비문을 짓다
김상헌 - 명분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부록 - 역사 선생님이 들려주는 병자호란 이야기
책속에서
‘오랑캐를 임금이라 부르면 어떻고 형이라 부르면 어떠랴? 피 흘리는 백성들을 위해서라면 무조건 전쟁을 피해야 한다. 무릎을 꿇어서라도 화친을 맺어 조선의 백성을 구해 내리라.’
최명길은 아랫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
최명길에게는 백성 외에는 어떤 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오직 고통받는 백성들만 보였고, 백성들의 통곡 소리만 들렸다. 반드시 오랑캐와 화친을 맺어 전쟁에서 백성들을 구해 내겠다는 생각으로 최명길은 불구덩이를 헤치고 적진을 향해 갔다.
“적진에 나가 죽게 하소서.”
행궁에 모여 있던 신하들 중에서 두 사람이 뚜벅뚜벅 나란히 걸어 인조 앞으로 나왔다. 교리 윤집과 수찬 오달제였다. 윤집과 오달제는 오랑캐와의 화친을 반대하며 최명길을 벌주라고 강하게 주장했던 신하들이었다.
“오랑캐 진영으로 가서 당당히 칼날을 받겠습니다.”
두 사람은 나라를 사랑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오랑캐와의 화친을 반대했고, 나라를 사랑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죽음의 길로 거침없이 나서고 있었다.
한 글자를 적으면 백성들의 통곡 소리가 들렸고, 또 한 글자를 적으면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렸던 임금의 모습이 떠올랐다. 다시 한 글자를 적으면 포로가 되어 오랑캐에게 끌려가던 사람들의 모습이 기억났고, 거듭 한 글자를 적으면 선양에서 죽어 간 삼학사가 생각났다.
이경석은 한 글자 한 글자를 피눈물을 쏟아 내며 억지로 써 내려갔다. 이경석이 종이에 한 글자 한 글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써 내려간 삼전도비문은 모두 1009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