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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짐승의 연애

우아한 짐승의 연애

정은기 (지은이)
  |  
가하
2013-09-05
  |  
9,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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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짐승의 연애

책 정보

· 제목 : 우아한 짐승의 연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6476770
· 쪽수 : 456쪽

책 소개

정은기의 로맨스 소설. 눈부신 바다, 그리고 달빛. 그 아래 이루어진 그와의 첫만남. 하지만 자신과 너무나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그 남자, 윤서후. 우여곡절 끝에 다희는 그와의 사랑을 인정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목차

+프롤로그
+01
+02
+03
+04
+05
+06
+08
+09
+10
+11
+12
+13
+15
+16
+17
+18
+19
그 후, 에피소드 1
그 후, 에피소드 2
작가 후기

저자소개

정은기 (지은이)    정보 더보기
AO. RH+ Virgo 일등성 좌, Spica 별 출생. Now, 아이러니 행성 불시착 중. Sports 관전 마니아. Cooking 못하나 미식가. 출간작 『우아한 짐승의 연애』
펼치기

책속에서

머리맡에 그가 서 있는 게 느껴지는데, 아무 말이 없었다.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의 침묵에, 불안이 점점 공포로 바뀌고 있었다.

“당신 말야.”

드디어 그가 말문을 열었다. 다희는 하마터면 안도의 숨을 표시 나게 내쉴 뻔했다.

“나, 뭐요?”

서후는 그녀에 대한 의심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고 보기엔, 하는 행동이 너무 무모했다. 바닷물에 빠진 척 유혹하다가 죽을 뻔했고, 자는 모습으로 유혹하려다가 등에 화상마저 입었다. 영리하지 못해서 번번이 실패하는 어설픈 스파이인지, 아니면 정말 그와 우연히 마주치는 인연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하려다 말아요. 할 말 없으면 그만 나가줘요. 당신이 나가야 옷을 입죠.”

“아무래도, 확인을 해봐야겠어.”

“……확인이라뇨? 그게 무슨…….”

다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고야 말았다. 어느새 다가온 그의 손에 턱을 붙잡히고 말았다.

“뭐, 뭐예요? 지금 뭐 하는…….”

“몸은 거짓말을 못할 테니까.”

“네?”

그녀가 눈을 한 번 깜박하기도 전에, 그의 입술이 바로 내려와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

“으읍.”

달착지근한 그녀의 입술에 닿는 순간 그의 핏속에 짜릿한 전율이 일었다. 그녀의 의도를 알아보고자 했던 시도였으나, 오히려 그 자신이 그녀의 입술 맛에 도취되었다. 어젯밤 인공호흡을 위해 닿았을 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고 얼마나 그녀를 탐하고 싶어 했는지도 생각났다.

“이러지…….”

그는 결코 멈출 수 없었다. 입 안으로 들어가 말캉한 혀를 감았다. 부드럽게 빨고, 혀끝으로 입 안을 간질였다. 달아나는 그녀의 혀를 감아서 제 입 안으로 흡입했다.

‘진심으로 당황하고 있다.’

서후는 그녀의 얼굴에 숨겨진 가면이 없음을 확인하자, 더한 쾌감에 휩싸였다. 그는 주체할 수 없는 격정에 빠져들어 그녀의 입술을 더욱 탐했다. 그의 팔을 꽉 쥐었던 그녀의 팔에서 스르르 힘이 빠져나갔다. 그제야 그는 자신의 흥분을 거두며, 아쉬움 속에 입술을 떼었다.

“하아.”

그녀에게서 거친 신음 소리가 흘렀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그에게 홀려 넋을 잃었다.

“꽤 겁 없는 아가씨야. 분명 한마디만 더 하면 키스한다고 경고했는데. 내가 그렇게 너그러워 보였나?”

그가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턱을 부드럽게 쥐고 들어올렸다. 자신에게 시선을 맞춰놓으며 미소보다 더 부드러운 음성으로 얘기했다.

“저녁에 사람 보낼게. 식사 함께하지.”

다희는 격한 첫 키스 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지만, 그가 멋대로 내뱉는 말에 순종할 수는 없었다.

“시, 싫어요.”

다희는 그에게 잡힌 턱을 빼내기 위해, 고개를 힘껏 옆으로 돌렸다. 당장 일어나서 그의 뺨을 힘껏 올려붙이고 싶었지만 할 수가 없었다. 치료하느라 상의를 벗고 있었다. 이 나쁜 남자에게 두 번이나 가슴을 보일 수는 없었다.

“나오게 될 텐데.”

“당신이랑 밥 절대 안 먹습니다.”

“과연 그럴까?”

서후는 그녀의 파닥거리는 반응이 즐거웠다. 그답지 않게 왜 계속 농담을 건네고 있는지 모를 일이었지만, 다시 그녀와 만나고 싶다는 것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좋아. 이유 불문이야. 당신, 밤 8시 이후에는 절대 돌아다니지 마.”

“……?”

“내 눈에 띄면……, 그땐 식사하는 대신, 진짜 위험한 게 뭔지 알게 될 거야. 어떤 결정을 할지 기대하겠어. 나야 당신이 나와주길 바라지만 말야.”

“마, 말도 안 돼.”

그는 그저 재밌는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처럼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 남자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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