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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선 것들은 푸르다

스스로 선 것들은 푸르다

이규동 (지은이)
삶창(삶이보이는창)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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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선 것들은 푸르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스스로 선 것들은 푸르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6551996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26-03-16

책 소개

삶창시선 92권. 이규동 시집. 이규동 시인의 시는 밭에서 막 싹을 틔우는 새싹 같은 느낌을 준다. 시의 내용도 그렇지만 시의 형식도, 시인이 주되게 사용하는 언어도, 상상력도 그렇다. 하지만 이 작고 여려 보이는 언어들은 우리가 잊고 사는 이 세계의 본질에 대한 천둥이 숨겨져 있다.

목차

시인의 말•5

1부

흙밥 / 12
품다 / 13
상추잠 / 14
크고 넓은 그림자 / 15
손 / 16
정남 아주머니 / 18
사람의 소리 / 20
흙꽃 / 21
흙의 시간 / 22
고수 / 23
분달이네 / 24
꾹꾹 / 25
어머니의 텃밭 / 26
능소화 / 27

2부

밥상 / 30
평두둑 / 31
스스로 선 것들은 푸르다 / 32
나물값은 되게 / 34
부러진 쇠갈퀴 자루를 다듬었다 / 35
약속 / 36
움트다 / 37
입춘(立春) / 38
자루를 만들며 / 40
뿌리를 뻗다 / 42
늦바람 / 43
오지다 / 44
똥고집 / 45
기도 / 46
장마 / 47

3부

길고양이로부터 / 50
백봉이 / 52
달걀 열 개 / 53
풀 / 54
저항 / 55
흙에서 / 56
풀의 외침 / 58
착각 / 59
한 삽의 무게 / 60
푸른 가을 / 61
들깨밭을 비우고 / 62
손이 무섭다 / 63
귀신 / 64
논 / 66

4부

마음이 오가는 길 / 70
겨울꽃 / 71
편지 / 72
도시 씀바귀 / 74
단양쑥부쟁이 / 75
초록 봉숭아 이야기 / 78
봄이 오는 길 / 80
세월에게 / 82
아내의 손 / 84
아내 발 시리지 않게 / 85
어머니 / 86
냉잇국 / 87
버들피리 / 88

해설
잘 빚어진 흙의 언어(문종필) / 91

저자소개

이규동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3년 충북 제천에서 났으며 현재 ‘해방글터’ 동인이다. 남원 지리산 자락에서 농사를 지으며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생활하고 있다. 2019년 『사람의 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해방글터 동인지 『우리의 시가 무기가 될 수 있을까』(푸른사상, 2020), 『살아보고 싶은 날의 하늘은 무슨 색일까』(삶창, 2024) 등에 참여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마당가에 꼬들꼬들 말라가는 고사리를 봐
젊었을 적부터 저것 꺾어 팔아
오남매를 키웠잖여
흙이 내어 준 것이여
쩌— 아래 다랭이논에 시퍼런 벼 보이지?
나는 모를 낸 것밖에 없는디
흙이 저렇게 키웠잖여
애호박도 가지도 고추도……
근디 나는,
흙에게 줄 것이 읍써
가진 건 몸뚱아리밖에 없으니
이거라도 줘야제
늙고 꼬부라져 맛이나 있을랑가 모르겄네
나중에
숨넘어가면
흙밥이나 되야제

_「흙밥」 전문


새벽부터 쪼그려 앉아 상추 딴 만호 형은
엄지와 검지 끝마디 새까맣고
목에 수건 하나 두르고 허리 숙여 논 맨 대중이 형은
갈라진 손끝마다 흙심줄 박혔고
하루 종일 마늘밭에 붙어 있던 재운이 형은
장도리 닮은 손가락 끝이 황톳빛이고

만호 형 손 닿은 잔에서는
상추 냄새가
대중이 형 손 닿은 잔에서는
논흙 냄새가
재운이 형 손 닿은 잔에서는
마늘 냄새가

흙 묻은 손이 따라 준 소주 석 잔에
기분 좋게 취한 저녁 까딱까딱
서산으로 넘어가고
내 손도 저런 손이 되어야 쓰겄다
꿀꺽꿀꺽 마음 삼키고

-「손」 전문


땅에 사는 것들은

뿌리를 내린다

뿌리가 얕으면

줄기가 낮고

뿌리가 깊으면

줄기도 높다

뿌리가 가늘고 부드러우면

바닥을 긴다

낮아도 푸르고

높아도 푸르며

휘어져도 푸르고 기어도 푸르다

땅에 사는 것들은

스스로 선 것들이다

_「스스로 선 것들은 푸르다」 전문


도서 정보 제공 : Yes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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