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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6806867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꽃불 속에 울리는 그 방울 소리
들꽃과 아이
열쇠 꾸러미
눈발 속의 까마중
양파꽃
살구꽃은 피는데
하늘보다 더 큰 새
가슴이 흰 아기 물레새
섬 돌담에는
솜양지꽃 하나가
앵두나무 집 누렁이는
아기 너구리와 청머리오리
해설
임신행은
박종순은
책속에서
“배고프지. 이리 와. 더덕 구워 줄게, 아버지가.”
산이 울렸다. 아버지의 우렁우렁한 말소리가 잠잠한 산골짜기를 흔드는 산울림이 되어 산골짜기를 타고 내려갔다. 아이는 하늘에 한 자락 남은 노을이 펼쳐진 소나무 숲 사이로 조용히 다가서는 순경을 눈물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의 손에 마지막까지 들려 있던 땅비싸리꽃이 힘없이 아이의 발등에 떨어졌다.
- '들꽃과 아이' 중에서
“있잖아요, 이 살구나무는 할머니 살구나무예요. 할머니가 살아 계실 때 저에게 주신 것이에요. 잘 돌보라고요.”
울면서 우진이는 애걸하듯 말했습니다.
아저씨는 우진이의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긴 한숨만 푸우 내쉬었습니다.
“사실, 15년 전 어느 여름날 내가 이 집 대문 앞에 서서 살구가 탐스럽게 익어 달린 것을 보고 있는데 네 할머님이 나를 보시고 잘 익은 살구를 바가지 하나 가득 주시며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라고 하시더라. 그때 그 살구 맛을 잊을 수가 없더구나. 그래서 부동산 사무실에다가 이 집이 매물로 나오면 알려 달라고 부탁을 해뒀었거든….”
“아저씨! 제가 살구꽃이 필 무렵과 살구가 익을 때 꼭꼭 연락을 드리고 살구는 반을 드릴게요. 제발 이 살구나무를 제게 파셔요. 네?”
- '살구꽃은 피는데' 중에서
허물어진 성터를 지나니 밤나무밭이 연둣빛 구름으로 펼쳐져 있었습니다. 밤꽃인 밤느정이가 연노랑으로 부드럽게 부풀어 올라, 긴 막대 과자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밤나무꽃에서 묘한 냄새가 일었습니다. 작은 바위 옆에 키 낮은 패랭이꽃이 한 무더기 핀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분홍 나비 여러 마리가 오롯이 앉아 있는 것처럼 아름다웠습니다.
가영이네 집은 늙은 앵두나무 숲 속에 있었습니다. 서른 그루도 더 될 앵두나무가 낡은 슬레이트 집을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가영이네 집 마당에도 앵두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림 속 같은 집이었습니다. 온통 앵두, 앵두였습니다. 빨간 앵두 세상이었습니다. 새빨간 앵두는 눈이 부셨습니다.
“앵두가 아니라 보석이다, 보석!”
감동하여 구 선생은 혼잣말을 했습니다.
- '앵두나무 집 누렁이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