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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6807659
· 쪽수 : 206쪽
· 출판일 : 2013-06-1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길 잃은 페르시아 왕
꽃샘 눈 오시는 날
하늘의 연못
먼 나라에서 온 손님
바구니 속의 축복
부처님 여기 계셨군요
겨울날의 동화
나는 내 친구
바위와 사과나무
꽃담
밝음이 드디어 문을 열다
그림 속의 문
혼자 걷는 신발
숨박골 으뜸이
아기 도깨비 두루
세상에서 단 한 사람
나는 나
해설
선안나는
이은주는
책속에서
“아저씨, 아저씨는 왜 매일 여기 와? 아저씨네 집은 어디야?”
왕은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러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목소리를 낮추며 소곤거립니다.
“너한테만 알려 줄게. 난 페르시아의 왕이란다.”
“페르시아가 어디야?”
“내가 다스리던 나라야. 모래바람이 좀 불긴 하지만 멋진 나라지.”
“아저씨가 왕이면 부하도 있겠네.”
“그렇구말구. 수만 명이나 되는 부하들을 데리고 전쟁도 했는걸. 말을 타고 달리면서 긴 칼을 휘두르면, 그리스 군은 맥없이 나가떨어졌지. 낙엽처럼 말이야.”
신바람이 나서 이야기하는 왕의 얼굴이 환하게 빛납니다. 아이도 넋을 잃고 페르시아 왕의 이야기 속에 빠져듭니다.
그러다 아이는 궁금해집니다.
“아저씨, 그런데 아저씨는 왜 거지가 되었어?”
“길을 잃었거든, 페르시아로 돌아갈 수가 없어….”
-'길 잃은 페르시아 왕' 중에서
“네가 금방 믿기는 어렵겠지만, 내 말은 진짜란다. 늙은 도깨비가 네 속에서 끊임없이 속삭이는 거야. 싸우지 마라, 떠들지 마라, 웃지 마라, 남들이 안 하는 일은 너도 하지 마라, 모험은 더욱 하지 마라….”
“….”
“어른들은 너를 칭찬하지.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라고 말이야. 그렇지만 너는 점점 하고 싶은 행동을 마음대로 못 하고, 모든 게 조심스럽고, 신나는 일도 없고, 그렇지 않니?”
맞아. 어른들은 나보고 예의 바르고 착한 아이래. 전에는 그 소리가 듣기 좋더니, 지금은 꼭 그렇지만은 않아. 뭐랄까, 목까지 꼭꼭 잠근 옷을 입은 것 같은… 어색하고, 답답하고, 벗어 버리고 싶은 느낌.
외삼촌이 일깨워 주기 전에는 내가 그런 느낌에 짓눌려 있었다는 것조차 몰랐지만 말이야.
-'하늘의 연못' 중에서
순간, 엄마는 깨달았다.
건물의 담벼락 사이에 붙박혀 있는 문만 문이라 여겼던 엄마 생각이 얼마나 좁고 답답한 것이었나를.
동이 너에겐 이 세상 전체가 무한한 가능성을 향해 열린 문이었고, 그 문을 통해 너는 자유롭게 우주를 만나고 있었던 것을….
-'그림 속의 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