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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7822149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4-05-2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제주살이의 시작은 망설임이었다
1부 봉봉이와 붕붕이의 행진
소쿠리 안에 가득한 붉은 앵두
지가 이제 와서 뭔 일이나 제대로 하겠어?
봉봉이와 붕붕이의 행진
쫄보와 훈남 1
쫄보와 훈남 2
숲에도 주제가가 있다
다리를 배배 꼬며 갈지자로 걷다
백만 원도 아니고 천만 원도 아니고
OK 목장의 결투
40년 만에 찾아온 우렁각시
그의 허벅지살로 밥을 해먹다
2부 손톱과 발톱이 자라는 풍경
손톱과 발톱이 자라는 슬픈 풍경
고근산을 오르다 슬며시 그의 손을 잡다
놈팽이? 거지 부부?
고사리 포로 만들기
어느 운수 좋은 날
바람이 불어 밥만 먹었다
아버지의 바지랑대
엄마, 붉은 줄장미가 피었어요
두부 한 모, 갈치 가운데 토막
어둠을 더듬어 돌아오는 길, 함께라서 다행이야
3부 위풍당당 퐁낭 할아버지
퐁낭 할아버지
뽀글이 영감
백구 이야기
해녀 대장 할머니
수애기
감꽃
시골 동네 의원에서
오래된 초등학교 교정에서
푸대접받아도 나는 제주가 좋다
성산일출봉의 풍경을 묻지 마라
초록이 젖었다
비가 내리면 더 아름다워지는 것들
4부 우리는 천천히 늙어갈 것이다
잃어버린 마을
훔쳐 먹은 귤보다 더 맛있는 귤
지미봉에서 혼을 빼다
강정마을에서 만난 애국녀
가파도에서 보낸 두 시간
고망난 돌, 섯가름, 배튼개, 왕대왓, 서년듸…
영주산 아래에서 수없이 절하다
제주에서 문화인 코스프레
우리는 천천히 늙어갈 것이다
지나온 길들을 복습하다
버리고 가는 길
에필로그 - 그리고 다시 서울
추천사 - 집으로 돌아오는 길 | 강연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비 맞아 뒤틀린 나무 벤치에 아침마다 앉아 있고 싶어졌다. 햇살이 살금살금 돌담을 기어오르고 다시 그만큼 내려와 자그마한 잔디밭에서 곰실거리며 기다란 창으로 들어오는 집. 빨랫줄에 흰 수건을 빨아 널고는, 깊고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하던 일들, 내게 잠시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졌으나 생각하면 또 아무것도 아닐 수 있어 꼭 해야 한다는 집착을 버린다면 어려울 것도 없었다.
들여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여행이라는 게, 멋진 장소나 아름다운 곳을 찾아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여행하는 과정 중에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만나는 일이었다. 갑작스레 퍼붓는 비, 우산의 주인인 듯 보이는 아이가 친구를 위해 내어놓은 젖은 어깨를 보는 일. 철 지난 옷을 뒤적대다가 툭! 주머니에서 떨어진 상수리 열매나 조개껍데기 하나가 지난 시간으로 나를 데려다 놓으면, 더불어 떠오르는 그날이 아득했지만, 어제 같아서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