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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사 이론의 분화와 통합

통사 이론의 분화와 통합

(국어 영논항을 중심으로)

박명관 (엮은이)
한국문화사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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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사 이론의 분화와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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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통사 이론의 분화와 통합 (국어 영논항을 중심으로)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어문학계열 > 국어국문학 > 문법론/통사론
· ISBN : 9788968171376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14-06-20

책 소개

우리말과 일본어 영논항의 통사적 실체, 지시성 결정, 통사적 허가조건의 세가지 쟁점 문제들을 비교통사론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최근 영논항에 관하여 연구를 진행해 온 공동 필자들은 위 세가지 문제들에 대하여 다양한 논증을 구성해 본다.

목차

제1장 / 영논항의 제약기반 분석과 의미론적 제약
제2장 / 한국어의 재귀술어와 영 대용사
제3장 / 한국어의 명사구 생략과 소논항 대명사화
제4장 / 국어 N'-생략에 대한 소고
제5장 / CP 생략
제6장 / 한국어의 명사구와 절 생략
제7장 / 한국어 의문사 영논항의 성격에 대해
제8장 / 영논항의 생략분석: Ahn and Cho(2013)의 주장에 대한 반박
제9장 / 일본어 영논항의 실체 규명
제10장 / 영논항의 속성 재조명: 지시적 pro와 결속(변항) pro
제11장 / 우리말과 일본어 영논항의 생략 분석: 무엇이 문제인가?
제12장 / 한국어 영논항 pro의 이완지시와 엄밀지시 해석의 화용적 속성

저자소개

박명관 (엮은이)    정보 더보기
현) 동국대학교 영어학부 교수 (미국 코네티컷대 언어학 박사) 전) 한국생성문법학회 회장, 한국영어학회 회장, 현대문법학회 회장, 한국언어학회 부회장, 대한언어학회 부회장, 한국코퍼스언어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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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영논항의 제약기반 분석과 의미론적 제약*
김 광 희광양보건대학교

1. 머리말
이 글에서는 한국어 영논항(null argument)의 실현 유형을 분석하고, 기왕의 연구들을 재검토하여 한국어 영논항의 지시 결속을 비변형적 방법과 의미론적 제약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는 영논항이 통제자 내지 지시적 선행사와 일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결속(binding)의 시각으로 접근하며, 결속과정을 변형이론의 관점이 아닌 의미론적 제약을 활용한 비변형적 통합론으로 전개하고자 한다. 특히 문맥이나 상황 속에서 통제자를 찾아야 하는 이른바 주어나 주제 영논항과 같은 경우 대용어에 적용되는 결속이론에 따른 선행사 분석의 방법이 유효하다고 본다.
구체적인 음성형으로는 실현되지 않지만 기능상으로는 문법 범주로서의 통사·의미적 실효성을 유지하고 있는 범주를 영논항으로 통칭할 수 있다. 그러나 영논항의 이 개념은 생략이나 삭제의 경우는 물론 화용적인 이유로 성분이 생략된 경우까지를 모두 포괄하게 된다.

(1) 가. 철수가 영희에게 [[e] [e] 사랑한다]고 말했다.
나. 철수가 선생님께 [[e]건강하시라]고 말했다.
다. [며칠 전에 새로 [e] 산] 컴퓨터가 고장이 났다.
라. [e] 얌전히들 놀고 있어, [e] 싸우지들 말고.

(1가~다)의 예들은 모두 논항 위치에 영논항을 갖고 있으며, 영논항 위치에 실질 명사나 대명사를 복원시키는 일이 불필요하거나 불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1다)와 같은 보문 구성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 글에서 다루려고 하는 영논항은 (1가~다)의 예에서와 같은 영논항으로서의 성격이 분명한 경우로 한정된다. 그러나 (1라)는 영논항이 논항 위치에 나타나 있지만, 그 존재가 담화상황에서 충분히 확인될 수 있고, 그 통사적 복원도 자연스럽다. 이는 생략의 결과로 나타난 영논항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넓은 범위의 영논항 표현의 범위에 속할 수 있다. 이런 점에 비추어 영논항의 유형을 좀더 세밀히 살피고 다듬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서 제기하려는 두 번째 문제는 통제 내지 결속과 관련된다. 통제와 결속은 지시대상과 변항성 범주 사이에 맺어지는 조응현상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유사한 통사원리이다.

(2) 가. 철수i는 자기i가 비행사가 되어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이 있다.
나. 철수i는 [e]i 비행사가 되어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이 있다.
(3) 가. 새i들은 제i 이름을 부르며 운다.
나. 사람i은 죽어 [e]i 이름을 남긴다.

(2가, 3가)는 재귀칭대명사 ‘자기’와 ‘제’가 쓰인 데 비해 (2나, 3나)는 같은 구조의 문에 영논항이 실현된 문장이다. (2가, 3가)의 ‘자기’와 ‘제’는 ‘철수’, ‘새’와 각각 결속되어 서로 지시적 동일성을 유지하게 된다. (2나, 3나)의 영논항의 성격을 대명사로 가정한다면 이 역시 ‘철수’, ‘사람’을 선행사로 삼아 지시적 명료성을 확보할 수 있다. 대명사와 영논항이 같은 방법에 의해 그 지시성을 확인할 수 있음에도 전자에 대해서는 결속이론을 후자에 대해서는 ‘통제이론’을 적용하는 것은 재고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변별은 Chomsky(1981) 이래 대명사 위치의 영논항을 PRO나 pro로 규정하고, PRO는 지배되지 않는 위치에만 나타날 수 있다는 정리를 전제함으로써 빚어진 결과라고 본다.


2. 영논항의 유형과 실재
2.1. 논항구조와 영논항 인식
영논항은 그 명칭에서 ‘부재’(不在)와 ‘논항’의 두 개념이 포착된다. 영논항은 논항 위치의 부재 성분으로서 서술어의 논항구조와 대조를 통해 그 존재를 인식할 수 있다. 서술어는 기본적으로 그것이 구성하게 되는 문의 형식과 의미 내용의 정보 등으로 구성되는 논항구조(argument structure)와 자질 명세(feature specification)를 갖는다. 그 결과 서술어를 보면 그것이 구성하게 되는 문장의 얼개가 비교적 명료하게 그려진다. 이 논항 명세와 세부 조건을 충족하는 성분들이 어순에 맞게 통합된 구성은 문법적인 문장 구성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비문이 된다.

(4) 가. 진주는 학생이다.
나. 진주는 한용운의 시를 읽는다.
다. *방해했구나, 계속 해라.
라. *어서 열어!(잠겨 있는 방문 앞에서)

(4가,나)의 문장은 그 서술어인 ‘-이다’와 ‘읽는다’가 명시하는 어휘내항의 하위범주화 정보를 충족시키고 있지만 (4다,라)는 어휘내항의 하위범주화 정보와 실제 문장 구성이 일치하지 않고 문구성소 일부가 결여된 상태다((5)참조).

(5) 어휘내항의 하위범주화 정보
가. ‘학생이다’ : [COMPS <NP[nom]>]
나. ‘읽는다’ : [COMPS <NP[acc], NP[nom]>]
다. ‘방해하다’ : [COMPS <NP[acc], NP[nom]>]‘계속하다’ : [COMPS <NP[acc], NP[nom]>]
라. ‘열다’ : [COMPS <NP[acc], NP[nom]>]

(5)와 같은 어휘내항에 명시된 성분을 논항(argument)이라 하는데 수의논항이 아닌 필수논항은 반드시 구체적인 어휘로 실현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진주는 읽는다.’는 식의 비문이 도출될 수 있다. 필자는 모든 문장은 반드시 핵어(head) 곧 서술어가 갖는 논항이 완전하게 실현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시하고 있는 Sag & Wasow(1999)의 논항 실현의 원리(argument realization principle)와 항가 원리(valence principle)가 한국어의 통사현상을 분석하고 기술하는 데도 유효할 것으로 판단한다.

(6) 논항 실현의 원리논항구조가 명세하는 어휘범주가 ?????라고 가정하면, ??는 명시어(specifier) 자질인 SPR에, ??는 보충어(complement) 자질인 COMPS의 자질값에 각각 해당한다.

(7) 항가 원리규칙이 별도로 언급하지 않는 한, 모범주(mother)와 핵자범주(head daughter)의 SPR과 COMPS 자질값은 동일하다.

논항구조 상의 논항은 반드시 어휘범주인 명시어와 보충어로 실현되어야 하고(논항 실현의 원리), 핵자질(head feature)을 구성하는 논항정보는 하위에서부터 모범주로 투사된다(항가 원리)는 원리이다. 이와 함께 주어가 논항구조 속의 존재인가에 대해서도 분명한 언급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5)의 하위범주화 정보에 나타난 바(‘NP[nom]’)와 같이 주어의 논항성을 인정하기로 한다.

(8) 주어 논항의 원리문장의 모든 서술어는 항가 자질의 기본값으로 주어 논항을 갖는다.

이 원리들에 따르면 (4가,나)는 정문으로, (4다,라)는 비문으로 판정된다. 그러나 이론상의 결과와는 다르게 (4다,라)는 한국어 화자들의 국어생활에서 자주 그리고 정상적으로 사용되고 받아들여지는 표현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영논항의 존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2.2. 통사적 실체로서의 영논항
영논항의 실현을 논의할 때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는 영논항의 존재를 인정할 만한 심리적 근거를 한국어 화자가 갖고 있느냐는 점이다. 곧 영논항 인식을 추상적 수준이 아닌 구체적인 근거를 통해 문법이론으로 구성할 수 있느냐 여부이다.

(9) 가.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잘들 놀고 있어. 싸우지들 말구.

(9)에서는 (가,나) 모두 주어가 어휘범주로 실현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9가)의 예에서는 ‘주어-서술어’의 일치현상(agreement)이 관찰된다.

(10)

S





??NP[nom]
VP






V
[[SUBCAT<??,…>,
CXT┃BACKGR┃HONORED<??>,…]]



… 시 …



(10)의 수형도에서처럼 주어 존대 어미 ‘-시-’를 주어 일치소로 처리하고 서술어의 핵자질의 하나로 가정한다면 이 자질은 핵자질의 원리(head feature principle ; HFP)에 따라 모범주에 투사되어 부재 주어구와 일치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9가)의 예에 일치 정보를 부기하면 (11)과 같다.

(11) 가. … [NP e[+hon]]i 가시[+hon]i는 … [NP e[+hon]]i 가시[+hon]i-옵소서 …

(9나)에는 주어가 복수일 때 나타나는 접미사 ‘-들’이 사용되었다. ‘-들’은 주어의 복수 정보([+plu])를 표시하고 또 공기하는 점에서 ‘-들’이 주어 명사구의 수(number) 자질을 반영한 주어 일치소임을 인정할 만한 여지가 있다. (9나)의 ‘-들’의 존재는 표면에 나타나지 않은 복수 주어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으로 이해하기에 충분하다.

(12) [NP e[+plu]]i … 잘들[+plu]i 놀고 있어 …

부재 성분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존대와 수의 일치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문법 성분의 부재를 영논항에 의한 대치(substitution) 혹은 영논항으로의 실현(realization)으로 해석하는 적극적인 주장도 펼 수 있다. 이는 곧 한국어 영논항이 다른 어휘범주와 마찬가지로 통사적 실체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인정하게 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이러한 현상은 내포절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13) [철수i가 선생님j께 [ej 건강하시라고] 말했다.]

(13)의 내포절 동사 역시 존대 일치소 정보를 갖고 있다. 따라서 내포절의 주어 위치는 당연히 일치소의 영향권 내에 있다고 말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포절의 주어 위치에 영논항 주어나 대명사 주어의 존재를 가정해야 한다. 이런 예들에 근거하여 한국어 영논항은 분명한 언어적 실체라고 보아도 좋겠다. 또 이러한 판단은 한국어 화자가 갖고 있는 부재 성분의 존재에 대한 심리적 실재성이 통사적으로 구현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좋은 근거가 될 수 있다.

2.3. 영논항의 실현으로서의 생략, 삭제와 PRO/pro
2.3.1. 생략과 삭제
한국어학계에서는 위에 제시한 여러 예들을 생략과 삭제라는 범주에서 다루어 왔다. 생략은 심층구조적인 개념구조나 표층구조의 선행문장, 물음과 같은 기준 문장에 있었거나 또는 있어야 하는 성분에 대하여 그 개념은 알려져 있지만 그것의 꼴을 어휘화하지 않는 것이고(김일웅 1987:354), 삭제 혹은 비우기는 동사 또는 동사를 포함하는 부분을 삭제하는 것으로, 삭제되는 대상이 반드시 구성소가 아니더라도 가능한 현상이다. 생략이 단문이나 접속문 등 문의 종류와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데 비해 삭제는 대등접속문에서 주로 일어난다는 특징이 있다(조민정1996:357~9).
영논항은 생략이나 삭제와 다름없다. 문법적 지위나 기능에 초점을 둔다면 영논항이라 하겠지만, 실현 방식을 기준으로 본다면 이는 생략이나 삭제로 처리될 수도 있다.
문장 성분의 생략은 반드시 회복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생략된 성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고, 그 생략된 위치가 어디인지 명백하게 알 수 있는 경우만 생략으로 본다.

(14) 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e] 국가를 보위하며 [e]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e]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e] 선서합니다.
나.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나는 국가를 보위하며 나는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나는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나는 선서합니다.
(15) 가. 제주도는 내가 가본 섬 중에서 가장 멋진 곳이다.
나. 제주도는 [[내가 *섬에 가본] 섬] 중에서 가장 멋진 곳이다.

예문 (14가,나)는 반복되는 주어가 음성형으로 실현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주어의 생략 혹은 주어 삭제로 다루기도 하는 이 예는 접속문과 내포절 주어의 삭제가 필수적으로 일어난다. (14가)의 경우에는 생략된 성분이 복원되더라도 문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15)의 경우에는 영논항이 복원되면 오히려 비문이 된다. Quirk et al.(1985)는 회복 가능한 생략과 회복 불가능한 생략으로 나누기도 하였는데, 김정남(1998:203)에서는 음운론에서 어떤 음운이 연결 제약에 따라 삭제되는 것으로 설명하는 것에 빗대어 통사론에서도 어떤 성분이 통사적 연결 제약에 의해 삭제될 수 있다고 봐서 이를 생략과 삭제로 구별하였다. 문법에서는 특정 성분이 반드시 배제되어야 할 경우를 가리켜 삭제라 하고 수의적인 배제는 생략이라 한다. 삭제는 의무적으로 이루어지고 복원을 전제하지 않지만 생략은 수의적이며 복원을 전제로 한다. 삭제가 통사론적 동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 한다면 생략은 화용론적 동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생략 혹은 삭제로 다루어 온 통사현상도 영논항 실현의 한 양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16) 가. 조선인은 자주민임을 세계만방에 선포한다.
나. 조선인i은 [PROi 자주민임]을 세계만방에 선포한다.

(16가)는 변형문법가들이 (16나)와 같은 PRO 영논항을 소개하기 위해 제시하는 전형적인 문장 형식이다. 이러한 구조의 문형을 몇 가지 더 살펴보자.

(17) 가. 나i는 [PROi 유럽을 여행하]고 싶다.
나. 나i는 처음으로 [PROi 미팅을 해] 보았다.
다. 할머니i께서 [PROi 지팡이를 짚]고 다니신다.(유승섭 1997)

(16가)나 (17가)는 내포문인데 내포절의 주어는 PRO로서 모문의 주어에 의해 통제되는 것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이 예들은 모문과 성분절의 공통 성분이 삭제되어 두 문장이 한 문장이 된 것으로 생략이 아닌 삭제로 다루어져야 마땅하다. (17나,다)는 보조동사가 나타난 보문구성인데 이 역시 모문과 보문의 이중구조로 분석된다는 점에서 동일 명사구를 삭제하는 것이며, 관계문 구성 (18) 역시 같은 설명이 가능하다.

(18) 가. [[NP e]i 생일에 [NP e]j 사주겠다는] 인형j을 아이는 오늘 사오라고 한다.
나. [이순신 장군이 [NP e]i 쓴 ] 난중일기i를 너는 읽어 보았니?
다. 나는 [[NP e]i 어제 집에서 [NP e]j 읽던] 책j을 학교에 가지고 갔다.
라. [[NP e]i 며칠 전에 [NP e]j 사 온] 컴퓨터j가 벌써 고장이 났다.

지금까지 동일 명사구 삭제로 이해해 온 (18)의 관계문 역시 다른 성분절과 마찬가지로 주어 삭제를 주어의 영논항 실현으로 이해하기에 충분하다.

2.3.2. PRO/pro 설정의 반성
우리는 생략이나 삭제가 영논항의 한 현상으로 다루어질 수 있다면, 영논항을 PRO나 pro의 현상에만 국한시키고 생략과 삭제는 별개의 통사 기법으로 구분하여 다룰 필요는 없을 것이다. 생략, 삭제, PRO/pro 등은 모두 영논항의 실현으로 단일하게 통합 기술할 수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한 가지 문제가 있다.

(19) 가. 집은 철수가 간다.(이윤표 1997:97)
나. 주님이시여, 나를 굽어 살피소서.(임홍빈 1985:344)
다. 나는 음악이 좋다.(임홍빈 1985:357)

예 (19)에는 담화 상에서 확인 가능한 담화 구성소가 생략되거나 삭제된 흔적을 찾기 어렵고, 동일 문맥 내에서 어떤 부재 성분을 찾아 그 복원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6, 7, 8)의 세 원리에 비추어 본다면 (19)는 (20)의 구조로 분석하여야 문 구성의 이해가 완전해진다. (20)의 분석이 타당하다면 우리는 이 예문들에 대해서도 영논항의 존재를 상정할 수 있다.

(20) 가. [[TOP집은] 철수가 간다.]
나. [NP e] 주님이시여, [NP e]나를 굽어 살피소서.
다. [TOP나는] [NP 음악이] 좋다.

주어 영논항의 설명을 위해서는 술어의 논항구조 정보를 통해 그 부재(不在)가 발견되어야 한다. 임홍빈(1985)에서 제시한 ‘주어 전제 조건’과 변형문법의 확대투사원리(extended projection principle : EPP) 역시 앞서 제시한 핵어문법의 세 원리(6,7,8)와 같은 성격의 부재 성분 발견 절차에 해당된다.
(19가)는 좀더 깊은 고찰을 요구한다. 이윤표(1997)에 제시된 이 문장은 ‘철수가 집에 간다.’와 같은 표현이 기저형일 텐데, 부사어 ‘집에’가 주제의 위치로 이동함으로써 ‘집은’과 같은 주제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문장에는 부사어가 삽입될 수 있을 통사적 공간이 미리 마련되어 있어야 하므로 한국어의 문장 구조가 ‘(영)주제 + 주어 + 서술어’의 구조로 가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한국어에 주제 영논항을 기본형으로 설정하는 문제를 비판적으로 본다. 주어나 주제가 영논항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문장에서 영논항 주어나 주제가 음성형으로 실현되지 않고 탈락한다는 의미이다. 이때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주어나 주제가 영논항으로 실현되어도 좋을 만큼의 주어나 주제의 통사적 정보나 담화적 정보가 문장 내 다른 성분에 의해 언제나 확인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21) 가. [e] 철수가 집에 간다.
나. 집은 철수가 간다.

예문 (21가)에서 비어 있는 주제 위치에는 채워질 성분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그 어떤 문장 성분도 이 영논항을 뒷받침할 정보를 지니고 있지 않다. 단지 자리만 만들어 둔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한국어의 기본 문형을 ‘[TOP e] + NP + VP’ 형식으로 세우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영논항은 반드시 통제자가 존재해야 한다는 일반 원칙에 따른다면 이 영논항 주제는 그 통제자를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문법 기능을 갖는 범주가 아니라 ‘주제 위치’라는 빈 공간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 위치는 성분의 이동 목표점(주제화의 목표점)으로서 ‘위치 변항(place holder)’의 개념으로 사용될 뿐이므로 이런 의미의 영논항이란 생각할 수 없다. 영논항은 음성형으로 실현되지 않았을 뿐이지 문법적 직능은 어휘범주와 동일한 것이므로 영논항은 위치항이 아닌 실질적 문법 범주로서의 정보를 지니거나 다른 성분에 의해 그 정보의 확인이 가능해야만 한다. 따라서 영논항은 비음성형의 어휘범주이지 결코 위치 변항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19나)의 경우에, 임홍빈(1985:343)에서는 상황 영논항의 설정을 제안하고 ‘주님이시여’는 본래 서술어인데 계사문에서 서술어가 주어를 흡수하여 주어의 내용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19다)도 ‘나는’이 주제이지만 그 주제성이 미약하여 ‘나에게 음악은 좋다.’라는 문장으로 변형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주어 흡수라고도 표현되는 이러한 현상을 임홍빈(1985)의 주장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석연찮은 문제가 있다. 우선 그의 설명대로 서술어의 존재가 주어의 존재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조건이라고 한다면 당초 제시된 모든 문장은 주어를 갖는다는 주어 전제 조건과도 상충되는 면이 있고, 동시에 서술어에 흡수될 수 있을 정도의 주어라면 그 주어는 서술어의 논항 목록에서 배제되어야 한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주제의 존재도 불안정하고 주어도 비논항 성분이라면 한국어의 논항구조는 ‘서술어’만 문장 구성의 고정 성분이 되는 셈이어서 문제점이 있다.
이상에서 소략하게 언급하였듯이 주어나 주제 영논항의 고정적 설정이 문법적 타당성을 확보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PRO와 pro의 속성에만 집중한다면 우리는 모문 주어와 내포절 주어의 속성을 달리 규정해야 하는 모순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아래 예들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이 잘 드러나고 있다.

(22) 가. 창수i가 [*그i가 영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김용석 1994의 예)
나. 창수i가 [PROi 영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22)에서 명시적 대명사 ‘그’와 비명시적 대명사 PRO는 지시성에서 차이가 분명하다. (22가)에서 ‘그’는 ‘창수’로 해석될 수 없는데, (22나)에서는 ‘창수’로 해석되어야 한다. 따라서 영대명사는 [-anaphor, +pronominal]의 pro가 아니라 [+anaphor, +pronominal]인 PRO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와 다른 결론을 남원식(1994:396~8)에서 도출하고 있다.

(23) 가. 철수는 영희에게 [[e] 미국에 갈 것을 ] 약속했다.
나. 철수는 영희에게 [[e] 미국에 갈 것을 ] 설득했다.

(23나)에서 [e]는 반드시 ‘영희’여야 하고, (24가)에서 [e]는 철수일 수 있다. 이때 ‘영희에게’를 후치사구로 본다면 [e]를 성분통어하지 못하므로 만약 [e]가 PRO라면 Chomsky(1981)의 가정에서 결속조건 A를 위반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때의 [e]는 pro이어야 한다. 즉 PRO라면 대용어는 결속되어야 한다는 체계를 만족시키지 못하므로 [e]는 pro이어야 한다고 보아 PRO 공리는 포기하고 영논항의 속성은 pro라는 결론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이 주장을 따라 영대명사인 주어를 pro로 가정해 본다고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pro는 그 속성상 반드시 지시적 선행사를 가져야 하지만, 한국어에서는 영주어가 임의적 지시(arbitrary reference)를 갖는 (24)와 같은 예가 허다하므로 이 가정의 성립에 많은 반례가 되는 셈이다.

(24) 가. [PRO 부모에게 효도하고, PRO 이웃을 사랑하라].
나. 내 주치의는 [PRO 혈압과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고] 처방했다.

이와 같은 한국어의 속성은 양동휘(1985), 이홍배(1987), 김양순(1988), 남원식(1994), 이윤표(1997), 유승섭(1995, 1997) 등에서 다각도로 다루어졌다. 양동휘(1985)에 따르면 한국어는 어떠한 절에도 AGR이 없다고 전제하므로 주어 자리는 항상 지배되지 않는 자리가 된다. 따라서 주어 자리에 오는 영논항 대명사류는 PRO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왜냐하면 지배자 역할을 하는 AGR이 없어서 지배범주가 성립하지 못하며, 그 결과 결속이론이 적용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견해는 양동휘(1984)에서 pro도 지배되지 않는 위치에 나타날 수 있다고 가정함으로써 영어의 PRO를 지배되지 않는 위치에 나타나는 일종의 pro로 본 의견을 수정한 것이다. 이후 이홍배(1987)에서 한국어에 pro와 PRO가 모두 존재한다고 본 의견이나 김양순(1988)에서 한국어 공대명사는 오직 pro만 존재한다고 본 논의 등을 통해 PRO와 pro 논쟁이 활발하였다.
PRO와 pro를 둘러 싼 결론 없는 그간의 논쟁은 역설적이게도 영논항 주어가 PRO인가 pro인가는 무용의 논쟁이라고 볼 수도 있을 개연성을 높여준다. 왜냐하면 영논항 주어의 존재는 분명하게 인식되는데 그것의 속성이 PRO인가 pro인가의 문제는 이론내적인 문제일 뿐이고, 영논항 주어의 속성을 밝히는 것은 전혀 다른 방법과 시각에서 접근하여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대안이 될 만한 새로운 접근법은 무엇일까? 여기에 대해서 이 글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면모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핵어문법(HPSG)과 같은 비변형적 단층위 이론 체계의 제약기반문법에서 모색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4. 영논항의 유형
(25) 가. [e] 눈을 들어 [e] 하늘을 보라.
나. [e] 커피 두 잔 [e].
다. 일기예보 상에는 서울에도 [e], 강원도에도 비가 오는 것으로 나와 있다.
라. [[e] 일 하던] 사람들이 고개를 돌리며 사장의 말을 [e] 거들고 일어났다.
마. 진주는 [[e] 국어학을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25)의 예들은 영논항이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대비시켜 보여준다. (25가)는 그동안 생략의 예로 다루어 오던 것으로 담화영역에서 화자와 청자의 의식 영역이 담화 정보를 공유하고 있을 때, 서술어의 행위 주체를 명시하지 않더라도 발화 이해에 전혀 문제가 없으므로 문장의 주어가 외현적으로 실현되지 않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문장을 발화하고 이해하는 대화 참여자는 주어 생략을 인식하고 있고, 구체적 상황이 주어지면 생략된 주어를 복원시킬 수 있다.
(25나) 역시 문장 구성 성분의 일부가 생략된 형태이다. 특이한 것은 다른 예에서는 논항 성분이 실현되지 않았음에 비해 이 문장은 논항 정보를 담고 있는 서술어 자체가 어휘범주로 실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경우에도 담화 상황 속에서 그 서술어의 복원과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략될 수 있다. 서술어의 부재는 (25다)에서도 발견된다. 그러나 (25다)는 담화 상황에서 두 문장의 연쇄 구조에서 중복되는 서술어를 삭제한 예이다. 그러므로 선행절의 삭제된 서술어는 후행절의 서술어와 동일한 형태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렇다면 (25가,나,다)는 부재 성분과 그 위치가 각기 다르고 부재 성분의 의미정보를 복원해 내는 영역 역시 다르지만 이 문장을 발화하고 이해하는 데 있어 화자와 청자는 ①특정 성분의 부재를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고 ②적절한 위치에 적절한 범주와 형태로 부재 성분을 복원시킬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25라,마)의 문장에서 부재 성분을 찾거나 그 성분을 복원시키기란 결코 쉽지 않다. 서술어의 논항구조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논항 실현의 원리, 항가원리, 주어 논항의 원리 등에 비추어 판단한 연후에야 이들 문장의 부재 성분을 찾아낼 수 있다. 우선 (25라,마)는 이들 원리를 도입하면 (26가,나)와 같이 분석된다.

(26) 가. [[[NP e]i 일 하던][사람들i이 고개를 돌리며][사장의 말을 [NP e]i 거들고 일어났다.]]
나. [진주i는[[NP e]i 국어학을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26)에서는 각각 관계화 보문과 인용 보문의 구조로서 성분절에는 모문의 주어 혹은 주제와 동일한 명사구가 실현되지 않았다. (25가,나,다)의 부재 성분은 담화 상황이나 문장 연쇄에서 동일한 성분의 반복으로 인한 잉여성이나 표현의 지루함을 덜기 위한 ‘회피기제’의 결과라고 한다면, (25라,마)는 특정한 문장의 틀을 만들기 위한 통사적 목적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성격상의 차이가 있다. 특히 전자의 세 문장은 부재 성분을 복원시켜도 전혀 무리한 면이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반면 후자의 두 문장은 통사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부재 성분의 복원은 용납되지 않는다.
부재 성분의 존재를 상정하는 것은 문장 구성의 원리나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지만, 표면형으로 발화될 때에는 이 성분들이 반드시 제거되어야만 통사적으로 문법적 표현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26)의 주어는 통사적 문 도출 과정에서 이론적 필요에 의해 그 존재가 가정되는 것일 뿐 결코 표면형에 외현적 성분으로 복원될 수 없는 범주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문법적 성격을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 부류로 영논항을 구별할 수 있다. 담화상황이나 언어적 문맥에서 그 존재를 확인하고 복원시킬 수 있는 영논항과 통사구조의 분석과 이해를 위한 이론적 목적에서 그 존재를 가정해야 하는 영논항의 차이를 확인하게 된다. 전자를 화용적 영논항이라 한다면 후자는 통사적 영논항이라 할 수 있겠고, 전자가 실체적 영논항 또는 실재적 영논항인데 대하여 후자는 추상적 영논항 혹은 이론적 영논항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27) 영논항 실현과 발견 과정
가. 한국어 성분의 생략과 삭제는 영논항 실현의 한 유형이다.
나. 한국어 영논항의 존재는 논항 실현의 원리, 항가 원리, 그리고 주어 논항의 원리 등에 의해 이론적으로 확인된다.
다. ‘주제([TOP e])-주어-서술어’의 한국어 문 구조에서 주제는 위치 변항일 뿐 영논항으로 볼 수 없다.
라. 영논항은 상황적 영논항과 통사적 영논항으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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