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자연과학계열 > 과학일반
· ISBN : 9788968171697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4-08-30
책 소개
목차
서문 V
1. 머리말
2. 피타고라스와 음악
2.1 피타고라스 음계 26
2.2 음악적 세계관: 우주의 신비 35
2.3 아리스토크세노스의 반동 42
3. 보에티우스 그레고리오 성가
3.1 중세의 음악 51
3.2 보에티우스의 세 가지 음악 58
3.3 그레고리오 성가: 영성에 미치는 음악의 효과 61
4. 공감과 영혼의 소리
4.1 르네상스 신비주의의 융성 67
4.2 공감의 네트워크: 파라켈수스와 반 헬몬트 80
4.3 수비학과 자연마술 87
5. 소리과학의 출현과 무지카 문다나
5.1 과학혁명과 근대 과학의 출현 94
5.2 무지카 문다나: 천구의 음악 98
5.3 케플러의 천상의 음악 103
5.4 소리과학의 출현 112
5.5 뉴턴의 신비적 자연관 133
6. 음악과 음향학: 소뵈르와 라모
6.1 계몽시대의 합리성 141
6.2 소뵈르의 ‘음향학’ 148
6.3 라모의 화성 이론 153
7. 클라드니 무늬와 낭만주의
7.1 낭만주의와 과학에 대한 반동 182
7.2 낭만주의 음악과 자유로운 정신 185
7.3 클라드니 무늬와 자연의 통일성 187
8. 생기력과 헬름홀츠의 음악 음향학
8.1 생명과 영혼의 힘 201
8.2 환원주의 생리학과 헬름홀츠 205
8.3 헬름홀츠의 음악에 대한 과학적 설명 211
9. 실체주의 음향 이론과 영혼의 소리
9.1 미국의 영적 각성 운동 240
9.2 실체주의 음향 이론 245
9.3 음악과 영혼의 치유 260
10. 맺음말: 과학과 음악의 현재
참고문헌 279
찾아보기 289
저자소개
책속에서
01 머리말
그림 1- 페르메르, 신사 옆에서 버지널을 연주하는 숙녀
17세기 네덜란드의 화가 페르메르Johannes Vermeer(1632~1675)의 <신사 옆에서 버지널을 치는 숙녀A lady at a virginals with a gentleman>는 1662년부터 1665년 사이에 그려진 그림이다. 오일로 캔버스에 그린 이 그림은 가로가 73.3센티미터, 세로가 64.5센티미터에 달한다. 이 그림은 1762년에 조지 3세Geoge III가 사들여 영국의 로열 컬렉션Royal Collection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렇지만 서명을 잘못 판독하여 19세기 중엽까지 다른 화가의 작품으로 오인되었다.
이 그림은 17세기 사람들의 음악에 대한 생각을 함축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다. 그림의 중앙에는 정숙하게 차려입은 여인이 서서 그림의 중앙에 놓인 버지널virginal을 치고 있는 뒷모습이 보인다. 버지널은 하프시코드와 유사한 건반악기로 당시에 널리 보급되었다. 그녀의 오른쪽에는 머리카락이 긴 남자가 여인을 쳐다보고 있다. 중앙의 위쪽 벽에는 거울이 비스듬한 각도로 걸려 있어서 여인의 얼굴이 보이는데 약간 신사의 방향으로 고개가 돌려져 있다. 그리고 그림의 전면에 있는 테이블과 화가가 사용하고 있는 이젤의 다리가 반사되고 있다. 이 이젤의 다리를 통해서 화가가 등장인물들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을 이 거울은 드러내 준다. 그림의 전면에 비스듬하게 놓여 있는 베이스 비올bass viol은 의미심장한 듯 감상자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버지널의 뚜껑에는 새겨 넣은 글자가 보인다. 문구는 일부가 연주자에 의해 가려져 있지만 ‘MUSICA LETITIAE CO[ME]S MEDICINA DOLOR[IS]’로 판독하면 “음악은 쾌락의 동반자요, 슬픔의 묘약이다.”라는 의미이다. 이 구절은 이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암시한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두 악기는 쾌락을 공유하는 두 영혼의 잠재적인 조화를 의미한다. 남자의 얼굴에 나타나는 알 수 없는 표정은 여인이 연주하는 곡에서 여인의 마음을 읽어내려고 하는 것 같다. 사랑이 주제라는 것은 오른쪽의 벽에 걸린(일부만 보이는) 반 바부렌Dirk van Baburen(1592/93~1624)의 그림이 ‘로마의 자선Caritas Romana’을 표현한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그림은 한때 페르메르의 장모가 소유했던 것인데 감옥에 갇힌 시몬Cimon이 그의 딸 페로Pero의 젖을 받아먹는, 당시에 널리 그림의 소재가 된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이 그림은 ‘효’를 내용으로 삼고 있지만 절묘하게 성애를 표현한 것으로도 읽혔다.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강화해주는 것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도자기 병이다. 이 병은 페르메르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인데 보통 그런 병에는 포도주가 담겨 있어 사랑의 묘약으로 쓰이며 남자가 여자를 유혹할 때 사용한다. 실제로 사랑과 음악의 연상은 17세기 화가들이 자주 사용한 주제였다.
이 그림에서 이러한 다양한 소재들을 통해 화가는 남녀 간의 마음이 버지널과 베이스 비올 사이처럼 울림에서 울림으로 전달되며 그를 통해 즐거움이 극대화되고 슬픔이 사라지는 체험을 하게 된다는 것을 표현한다. 사랑이 전달되는 방식이나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방식이 마찬가지라는 설명이 17세기에 사색적인 과학적 저술에 자주 등장하는 것을 통해 이 그림은 당시 음악이 사람의 마음에 미치는 과정에 대한 당대의 인식을 잘 표현해 준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수사이자 수학자, 과학자인 메르센Marin Mersenne(1588~1648)은 음악이 생명의 영을 자극하고 그것이 신경 속의 동물의 영을 자극함으로써 인간의 심령에 반응을 일으킨다고 설명하였다. 사랑의 감정 또한 영혼에서 영혼으로 전달되면서 이러한 미묘한 신체적 변화를 유발한다. 그러므로 17세기에 음악에 대한 자연 철학자들의 관심은 인간의 심리에 대한 이해와 맞물려 영혼과 신체와 진동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을 쏟아 놓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논의는 이 책에서 탐구하고자 하는 주제의 시발점을 제공한다.
이 책은 서양의 역사에서 과학과 음악 간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다룬다. 17세기에 과학은 경험적 자료를 바탕으로 합리적 추론의 과정을 통해 자연에 대한 지식을 얻는 탐구 활동으로 정립되었다. 당시에 음악은 수학적 질서에 의해 자연을 이해하는 사색적 활동으로 여겨졌고 모든 자연 현상을 아우르는 수학적 질서에 대한 피타고라스적 믿음을 과학자들에게 심어줌으로써 과학의 성립에 일정 부분 기여하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연에 대한 신비적 질서에 대한 선험적 믿음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과학과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있었다. 영혼에 미치는 음악의 신비한 영향력에 대한 믿음으로 말미암아 데카르트적 정신-물질 이원론에 입각한 인식론과 갈등을 빚음으로써 음악의 길은 과학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과학과 음악이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면서 19세기까지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였는가를 탐구함으로써 근대정신을 구명하고자 한다.
이 연구는 유럽 전역과 미국을 아우르는 지역에서 고대부터 19세기까지 과학과 음악의 관계가 어떻게 변천했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음악에서 제시되어 온 수학적 세계관이 근대 과학의 출현에 일정 부분 기여하였으면서도 과학과 음악은 정신(영혼)에 대하여 대립하였다. 데카르트Rene Descartes(1596~1650)는 정신과 물질을 양분하여 이원론에 입각한 근대적 인식론을 구축하였다. 이로써 주체와 객체는 분리되고 인간의 몸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유에서 객체로 전락하였다. 자연에 내재하는 정신은 부정되고 자연은 죽어 있는 물질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분석의 대상이 되었고 이로써 과학은 놀라운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17세기에는 합리성이 지배력을 확장하고 그러한 합리성은 모든 것을 분석의 대상으로 간주하였다. 그렇지만 데카르트가 타도하고자 하였던 일원론적 자연관, 즉 정신이 깃든 자연에 대한 관념은 이미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널리 지식인들의 사고를 사로잡았으며 마술은 자연을 이해하는 첨병으로 이해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음악은 자연에 내재한 신비와 조화를 밝혀내는 사색적 활동으로서 일찍부터 관심을 끌었다. 6세기에 보에티우스Anicius Manlius Severinus Boethius(475?~526?)가 제시한 세 영역의 음악, 즉 무지카 문다나musica mundana, 무지카 후마나musica humana, 무지카 인스트루멘탈리스musica intrumentalis는 각각 자연 세계, 인간 자신, 그리고 악기의 음악을 가리켰다. 여기에서 음악은 자연의 신비를 이해하는 열쇠로 이해되었고 그에 대한 기원은 피타고라스로부터 시작되었다. 16세기에 헤르메스주의와 신플라톤주의가 부활하면서 이른바 신비주의가 크게 융성하였고 피타고라스의 자연관도 새롭게 주목을 받으면서 자연을 이해하는 도구로서 음악이 다시금 관심을 끌게 되었다.
데카르트의 합리주의적 사고방식이 지식인 사이에서 지지 세력을 확장해 나가는 17세기에도 음악의 신비에 대한 믿음은 지속되었다. 근대 과학의 창시자 중 하나였던 케플러에게 음악은 우주의 신비를 풀어내는 열쇠와 같았다. 메르센이 현의 진동법칙을 실험에 의하여 수립하였을 때 그 수학적 단순성은 음악가였던 아버지에게 음악의 신비에 크게 영향을 받은 갈릴레오Galileo Galilei(1564~1642)에게 지지받았고 갈릴레오가 화음의 비밀을 밝혀내려는 나름의 시도를 하게 만들었다. 또한, 17세기는 경건한 세기라고 부를 정도로 종교적 진지함이 널리 영향을 미치던 시기였기에 음악이 만들어지고 연주되는 것은 종교적인 목적이 강하였다. 그러므로 영적 고양을 위한 음악의 효과에 대한 광범위한 믿음이 있었던 반면에 그에 반하는 주장을 제기하는 이들에 의하여 음악을 교회에서 몰아내려는 시도도 있었다.
18세기 들어서서 계몽사조가 널리 지지를 받으면서 뉴턴Isaac Newton (1642~1727)은 합리성의 신봉자로 추앙을 받았다. 그렇지만 막상 뉴턴은 연금술에 심취한 신비주의자였고 그의 신비주의 사상은 중력의 원격 작용이나 7개의 무지개색과 7음계 이론에 녹아 있었다. 라모Jean-Philippe Rameau(1683~1764)는 음악에서 협화음에 토대를 둔 3화음 이론을 수립하고 화음들의 특정한 배열에 의한 음악의 종결 방식을 이론화함으로써 명성을 떨쳤다. 동시에 그의 시도는 신비주의적인 공허한 사색으로 간주되어 계몽 철학자들에게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모는 기저저음basse fondamentale에서 파생되는 배음렬에 근거한 화음 이론을 전개함으로써 과학적인 토대 위에 화음 이론을 구축하고자 노력하였다. 종교적으로 음악을 사용하는 일이 지속되었던 것은 음악이 영성을 일깨우는 데 효과가 있다는 음악과 정신의 상호작용에 대한 지속되는 믿음에 근거하였다. 결국, 18세기를 거치면서 세속 음악이 확장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러한 음악이 영성에 미치는 효과보다는 음악이 즐거움을 주는 효과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음을 드러낸다. 또한 소뵈르Joseph Sauveur(1653~1716)는 18세기를 시작하면서 음악을 과학적 토대 위에 세우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음악을 신비주의적인 영혼의 소리가 아니라 객관적인 탐구의 대상으로 세우려고 노력하였다. 이로써 음악을 과학의 범위에 귀속시키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음악 과학이 출현하였고 그것은 ‘음향학’이라고 불렸다.
19세기에 들어와 낭만주의가 발흥하여 과학의 분석적 방법과 합리성에 반기를 들고 통합적 자연에 대한 믿음을 널리 퍼뜨리고 인간의 자유로운 영혼을 자연에 투영하고자 하였을 때 인간의 정신은 다시금 자연과 합일되어 주체와 객체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낭만주의는 과학에 대한 반동을 강하게 표출하였고 이는 과학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로 나타났다. 괴테와 같은 예술적 지식인이 뉴턴의 광학 이론에 반기를 들고 색 감각에 대한 주관적 효과를 강조하며 새로운 과학을 구축하고자 하였을 때 자연은 자유로운 영혼이 투영된 살아 있는 대상이었다. 생리학에서도 생명체는 분석적인 과학이 밝혀낼 수 없는 신비한 생기력이 지배하는 세계라는 인식이 널리 지지를 받으면서 환원주의적 생리학과 충돌하였다. 18세기 말에 클라드니의 무늬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이는 널리 퍼진 낭만주의적 태도에 추동되었다. 금속판의 변두리를 바이올린 활로 켜면 금속판 위에 뿌린 모래가 특징적인 도형을 나타냈는데 그 특이한 모양이 대중적인 관심을 끌었다. 낭만주의자들에게는 이러한 특수한 현상이 자연에 내재하는 통일성과 자유로운 정신의 표현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그렇지만 과학계는 강하게 음악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구를 표출하였고 그것에 상당 부분 성공하였다. 19세기에는 음향학이 소리의 과학으로서 음악적 현상을 해명하기 위한 용도로 널리 연구되고 물리학의 한 분야로 정착되었다. 헬름홀츠는 인간의 영혼이 음악을 아름답게 느끼는 것까지 과학적으로 해명하기 위하여 물리적 방법을 동원하였고 소리의 지각 과정마저 공명 현상을 통하여 물리적으로 설명하기를 꾀하였다. 공명은 일찍이 17세기부터 자연과 인간이 공감하는 방식의 하나로써 주목받았던 현상이었는데 그것마저도 환원주의자였던 헬름홀츠에 의해 물리적 과정으로 해명되었고 정신의 독립성은 위협받았다. 그리하여 음악 속에 내재하는 수학적 질서와 그것에 의한 영혼의 감화에 대한 믿음은 더욱 희석되고 평균율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피타고라스에서 비롯된 작은 비에 의한 음의 조화 개념은 설득력을 잃는 것으로 보였다.
한편 19세기 후반, 미국에서는 실체론적 소리 이론이 제기되면서 영혼뿐 아니라 소리에 독립적인 실체를 부여하려는 광범위한 노력이 나타났다. 합리주의적이고 분석적인 음향 이론에 대한 반동으로 나타난 실체론적 소리 이론은 진지한 과학자들에게는 사이비 과학으로 치부되었으나 신비적 영적 체험이 널리 영향력을 행사하던 상황에서 강력하게 지지받았다.
이렇게 16세기부터 19세기로 진행하면서 정신에 감화를 주는 음악의 능력을 통해 정신의 신비적 실체를 보존하려는 태도는 점차 위축되고, 음악을 정신과 분리되어 물리적 진동으로서 존재하는 소리로 보려는 생각이 점차 확장되었다. 특히 실험적 방법이 널리 확장되고 권위를 확보하게 됨에 따라 영적인 체험이나 신비적인 영의 작용에 대한 불신이 널리 확산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제 20세기 이후 과학에서 정신은 그 독립적인 존재 근거마저 부인되기에 이른 것처럼 보이지만 음악의 치료 효과와 영성과 인간의 정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믿음은 계속되고, 영혼의 실체를 체험적으로 주장하는 종교 진영의 반동은 음악의 신비한 효력에 대한 믿음을 지속으로 지원하며 늘 역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기세이다.
이러한 논의를 전개하기 위하여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구성을 가진다. 2장의 논의는 고대 피타고라스 학파의 믿음에서 시작된다. 피타고라스의 일현금 연구로부터 음악을 통해 자연을 이해하려는 생각과 인간이 어떤 음에 대하여 쾌감을 느끼는 것에 대한 설명에 이르기까지 피타고라스의 통합적이고 신비적인 우주관을 소개한다. 다음에는 이렇게 수학적으로 음악에 접근하는 방식에 반기를 들고 실행되는 음악 자체를 경험적 방식으로 이해하려고 하였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인 아리스토크세노스의 이론을 살펴본다.
3장은 중세 음악을 다룬다. 피타고라스의 전통을 부활시키고 수학적이고 사색적인 학문 분야로서 음악을 정립하였던 보에티우스의 활동과 교회 음악이 채용되고 영성을 일깨우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과정을 통하여 종교와 음악의 특별한 관계를 영혼과 관련지어 살펴본다. 4장은 르네상스 시대로 넘어가서 르네상스 신비주의의 융성을 통하여 과학이 어떻게 태동하고 정신과 물질의 긴밀한 상호작용에 대한 확장된 믿음이 어떻게 음악을 우주에 구현시키려고 하는 노력을 낳았는지 살핀다. 5장은 17세기 과학 혁명기에 들어오면서 소리를 경험과 수학에 근거하여 과학적으로 정립하려고 하는 노력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다루고 우주의 질서를 수학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믿음이 음악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논의되었는지 살핀다. 천구의 음악의 구체적인 사례로 케플러의 천문 이론을 살피고 뉴턴의 신비주의적 관점이 어떻게 음악과 과학의 관계를 설정했는지 살핀다. 6장은 18세기에 음악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려는 목적에서 탄생한 소뵈르의 ‘음향학’에 대한 논의와 과학의 힘을 입어 이성의 빛을 사회에 비추려 한 계몽시대의 합리성이 라모의 근대적인 화성 이론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살핀다.
7장은 19세기로 접어들면서 낭만주의적 사조가 음악과 과학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논의한다. 지나친 합리성에 따라 과학이 인간의 정신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인식에 따라 관념론적이고 낭만적인 자연관과 인간관을 펼쳤던 이들의 생각을 살펴보고 클라드니의 음향학 연구가 어떻게 그렇게 대중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는지를 살펴본다. 8장은 이와는 다분히 반대되는 조류로서 과학으로 음악을 이해하려고 했던 헬름홀츠의 노력을 살펴본다. 헬름홀츠 자신이 음악 음향학을 과학적으로 깊이 있게 탐구하여 인간의 영혼이 느낀다고 믿어졌던 음악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세계에 있음을 보이고자 했다. 9장에서는 이렇게 음향학이 음악과 분리된 별도의 과학으로서 정립되어 가는 것에 대한 반동으로 미국에서 등장한 실체주의 음악 이론을 살핀다. 영혼의 실체마저 의심을 받던 위기에 봉착하여 기독교인을 중심으로 영혼의 소리를 되찾고자 하는 노력이 어떻게 전개되었고 호응을 얻었는지 살펴본다.
10장에서는 앞서의 논의들을 정리하면서 20세기에 들어와 음악, 과학, 영혼의 문제가 어떠한 방식으로 현대인의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인식에 반영되는지 논의한다. 이로써 음악과 과학이 왜 본질적으로 긴장 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었는지 밝히고 음악과 과학이 인간의 이해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논의하면서 책을 마무리 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