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숲의 비밀

VR 플랫폼에 접속한 다미가 유령 가상현실게임에 휘말려 친구들과 미션을 수행하며 도깨비 숲과 바이러스 호랑이를 맞서는 모험을 그린다. 사이버 공간이 어린이에게 불러오는 욕망과 위험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아름다운 공존
게임 속 모험으로 찐친이 된 아이들의 이야기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멋진 세상, 바로 사이버 공간이다. 컴퓨터,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으로 구성된 가상공간을 의미하는데,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는 곳이다. 오늘날 인공지능기술과 사이버 공간은 어린이들의 생활에도 깊숙이 스며들어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맞춤형 학습 콘텐츠 제공, 코딩교육, 창의 활동, 인공지능 기반 게임,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체험 등이 그것이다.
이중 게임 플랫폼은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상상력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어린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친구들과 소통하는 것에 익숙하므로 게임은 또래 집단과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좋은 장소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이 게임 플랫폼에서 성취하고자 하는 욕망은 무엇일까?
다미는 교통사고로 오랜 기간 학교에 가지 못했고 지금도 그 후유증으로 다리가 불편하다. 그래서인지 아이들과 별로 가까워지고 싶지 않다. 인공지능 도우미 로봇 나나는 그런 다미를 늘 곁에서 체크하며 잔소리한다.
어느 날, 다니는 독서 과제를 하려고 학교 가상현실 플랫폼 ‘스터디 룸’에 접속했다가 유하의 아바타 카운트를 만난다. 다미는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면서 가슴이 콩닥거린다.
다미는 ‘호랑이와 곶감’ 표지를 클릭하고 안으로 뛰어들었다. 숲에 호랑이가 있어서 따라가자, 유하가 나타나 가만있으라면서 앞장선다.
또다시 청동 도깨비 문양이 새겨진 문이 나타났다. 나나가 프로그램에 없는 거라고 했지만, 다미는 호기심이 일어 안으로 들어간다. 다미가 넓은 방으로 내려와 있을 때, 나나와 접속이 끊기고 스마트 워치도 작동이 안 된다. 그때 하정훈의 아바타 미스터 블랙이, 윤서의 아바타 반짝요정이 입장한다. 컴퓨터 천재인 유하가 모두에게 ‘이상한 가상현실게임 정체를 밝히려고 왔으면 여기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그러잖아도 요즘 유령 가상현실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떠돌았다. 사이버 공간에서 떠돌아다니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아이들을 초대한다는 정체 모를 게임이다. 경험한 아이가 몇 명 있는데, 뭘 했는지 물어보면 횡설수설했다.
몇 명의 아이가 더 입장했지만, 미션이 시작되면 끝날 때까지 나갈 수 없다고 하자 포기하고 사라진다. 이제 다미, 유하, 정훈, 윤서만 남았다.
첫 번째 미션인 집사 찾기를 무사히 통과한 네 아이에게 두 번째 미션이 주어진다. 도깨비 숲의 비밀을 밝히고 팥죽 할머니를 찾아오라는 것이다. 좀비같이 되어 버린 도깨비 숲을 종횡무진 헤매는 네 명의 아바타! 새 아이템을 먹고 몸을 불리는 바이러스 호랑이 추격 작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도깨비 얼굴이 새겨진 황금색 카드를 받아 들고 세상으로 나온 다미는 도깨비에게 홀린 듯 즐겁기만 하다. 그리고 도깨비 숲에서 아주 오래 있었던 것 같은데, 시간은 그대로이다. 1시간 뒤 학교 연못 앞 벤치에서 만나자는 유하 문자가 도착하자, 다미의 심장 박동이 증가한다. 나나 모니터에 복잡한 숫자가 지나가며 삐삐거린다. 나나는 다미가 걸음이 서툴러서 밖에 나가기 부끄러워하는 걸 알고 있어서, 유하를 만나러 나가는 게 알고리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택시에서 내려 연못가로 가니, 유하가 반긴다. 다미는 보행 보조 웨어러블 로봇의 도움으로 비틀거리지 않고 걸어갈 수 있다. 그때 윤서와 정훈이가 교문을 들어선다.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조화롭다. 사이버 공간 덕분에 다미는 신나는 모험을 즐기고 친구들과 더 가까워졌다. 가상 세계가 단순한 도피처가 아닌, 사회적 교류의 장이 된 것이다. 나아가 신체적 장애도 인공지능 시술 덕분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다미는 참된 자신과도 만날 수 있었다.
사이버 공간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혁명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제점도 도사리고 있다. 알고리즘 편향으로 인한 차별과 불평등의 심화, 개인정보 침해, 무기 개발로 인한 안보 위협 등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미래의 주인인 어린이들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가치와 윤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사이버 공간 및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