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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70908434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11-03-11
책 소개
목차
서문
작가의 말
1. 벌써 2년
2. 우리 엄마, 풀빵엄마
3. 주말 가족
4. 진주의 기도
5. 우울한 크리스마스
6. 빈칸 아빠
7. 깜짝 선물
8. 마지막 풀빵
9. 재롱 잔치
10. 집으로
11. 이별
12. 답장
이야기를 마치며
추천의 말
리뷰
책속에서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은 엄마가 1년 중 가장 좋아하던 때였다. 찬바람이 불고 날이 추워야 장사가 잘됐기 때문이다. 엄마는 거리에서 풀빵을 만들어 팔았다. 새하얀 김과 함께 달콤한 냄새가 폴폴 새어 나오던 엄마의 포장마차. 그 풍경을 떠올리니 어느새 입 안 가득 침이 고였다. 엄마의 풀빵은 국화꽃 모양으로, 묽은 밀가루 반죽을 빵틀에 붓고 그 위에 단팥을 얹은 후 다시 밀가루 반죽을 끼얹어서 만들어 냈다. 빵틀에서 갓 꺼낸 풀빵은 겉은 바삭하고, 한 입 베어 물면 따뜻하고 달콤한 속이 그렇게 맛날 수가 없었다. 엄마의 풀빵은 인기가 꽤 좋아서, 자주 들르는 단골손님도 많았다. (……중략……)
엄마의 포장마차에 갈 때면 진주는 풀빵을 몇 개씩이나 먹곤 했다. 그러나 늘 맛있어서 먹은 것만은 아니었다. 엄마는 언제나 풀빵이 다 팔려야 장사를 끝냈다. 아침에 준비해 온 반죽을 그날 다 만들어 팔지 못하면 버려야 했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손님이 많아 이른 저녁에 장사를 마치기도 했지만 어떤 날은 밤 10시가 되도록 팔지 못했다. 그런 날이면 엄마도, 진주도, 인우도 모두 밤늦게까지 포장마차를 지켜야 했다.
‘내가 몇 개라도 더 먹으면 장사가 더 빨리 끝나지 않을까.’
진주는 한없이 초조한 마음에 풀빵을 몇 개씩 집어먹곤 했다.
― 2장. <우리 엄마, 풀빵엄마> 중에서
"근데, 너희 크리스마스가 왜 일 년 중 가장 추운 12월에 있는지 알아?"
"왜요?"
"추우니까. 12월이 제일 춥고 제일 쓸쓸하니까. 생각해 봐. 크리스마스가 있으니까 아무리 추워도 12월이 기다려지고, 기대되고 그렇잖아?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면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 같고."
"맞아. 엄마, 나 선물 사 줄 거지요?"
"그럼. 그러니까 인우, 누나 너무 힘들게 하지 말고, 속상한 일 있어도 아무데서나 큰 소리 내서 울지도 말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하고 잘 놀다가 금요일에 만나는 거야, 알았지? 힘들어도 참으면 좋은 날이 오는 거야."
"크리스마스처럼?"
"그래, 그런 게 희망이야."
엄마 얘기에 인우 목소리가 들뜨고, 가만히 듣고 있던 진주의 마음도 따뜻해졌다. 월요일마다 생이별이 벌써 2년째. 늘 씩씩하게 인우에게 어린이집에 가자고 했지만 진주도 어린이집이 가까워지고 엄마와 헤어질 순간이 다가오면 마음이 약해지곤 했다. 엄마의 말에 힘이 났다. 진주는 엄마만 있으면, 힘들어도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진주에게는 엄마가 크리스마스고 희망이었다.
― 4장. <진주의 기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