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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72972013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6-02-27
책 소개
목차
황보나_나비리본
하유지_나는 있어 고양이
지혜진_이 버블을 터트려 줘
이선주_피노키오는 코가 길어지지 않는다
김선정_위선의 효능
리뷰
책속에서
학기 초에 해리가 지나치게 깡똥한 앞머리를 하고 교실에 들어온 적이 있다. 셀프로 앞머리를 자르다가 실패한 것 같았다. 아이들이 수군거리며 짓궂은 말들을 늘어놓자 해리가 딱딱하지만 친절한 말투로 말했다.
“나도 내 앞머리 이상한 거 알거든? 오늘 점심 전까지만 놀려.”
해리는 지금 제일 속상한 건 바로 자기 자신이고 앞머리는 어떻게든 자라지 않겠냐며, 오후부터는 놀리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부탁이야.”
정중하고도 조리 있는 해리의 부탁에 아이들은 순순히 알겠다고 답했고 앞머리에 대해 더 이상 입을 대지 않았다. 나는 해리의 그런 단단함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그 후로 줄곧 해리가 나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했고, 어느 순간 나는 내가 해리와 비슷해지고 싶은 욕망을 품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해리의 경지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지만 해리를 내려오게 할 수 있는 여지는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였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랬던 것은.
〈나비리본〉
“완두 어떻게 생겼어? 삼색이? 치즈? 아 왠지 삼색이일 거 같은데! 너희 집에 놀러 가도 돼? 완두 보고 싶어. 눈이 연두색이지, 그치?”
연두는 완두 얘기가 나오자 말수가 폭증하더니, 우리 집까지 찾아오겠다고 나섰다. 연두와 친해지고 싶던 차에 매우 반가웠지만, 문제는 우리 집에 완두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다. 완두 얘기는 작정하고 꾸며 낸 것이다.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고양이가 없는 연두에게 고양이가 있다는 거짓말을 해서라도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으니까.
〈나는 있어 고양이〉
“저기…… 가현아. 있잖아.”
가현은 나를 보지 않았다.
“괜찮아. 힘들면 울어도 돼. 나 네 마음 뭔지 알아.”
돕고 싶었다. 불안한 마음을 알아주고 싶었다.
“우리 곧 어른 될 거잖아. 조금만 참으면 벗어날 수 있어.”
하지만 역시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저 발끝만 보고 있었다. 그러니 나도 비밀을 말해야 했다.
“우리 집도 똑같아. 아빠 피해서 일본에서 도망쳤고, 여기로 전학 온 거야.”
내 비밀을 가현에게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같다는 건 슬프지만, 그래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가현아. 괜찮아. 우리 괜찮을 거야. 너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가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도 모르게 가현의 손을 잡았다.
〈버블을 터트려 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