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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72972013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6-02-27
책 소개
청소년이 사랑하는 소설가들이 들려주는 거짓말에 대한 진심
동녘 청소년문학 시리즈의 첫 국내문학 소설집 《나의 첫 번째 거짓말》이 출간되었다. 《네임스티커》로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황보나 작가를 필두로 현대문학*미래엔 청소년 문학상, 사회평론 어린이·청소년 스토리 대상을 수상한 하유지 작가, 《엑스트라》 《시구문》 등으로 동시대적인 주제 의식을 보여 주고 있는 지혜진 작가,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고 다채로운 작품으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는 이선주 작가,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선정 작가까지 지금 청소년들이 주목하는 청소년 소설가 5인이 ‘첫 번째 거짓말’을 주제로 하는 앤솔러지 작업에 참여했다.
거짓말을 열어 웅크린 우리를 보여 주는 다섯 편의 이야기
거짓말이라는 건 언제부터 시작되는 걸까. 《나의 첫 번째 거짓말》은 거짓말이 시작되는 그 내밀한 순간을 담아낸다. 거짓말은 단순히 허위 사실을 말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불안과 두려움, 질투와 욕망 같은 복잡한 감정이 만들어 낸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오랫동안 청소년 소설을 써 온 5인의 소설가가 각자의 시선으로 ‘첫 거짓말’을 하게 되는 순간을 그리며, 독자에게 진실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거짓말 안에 숨은 다양한 층위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친구를 동경하지만 동시에 끌어내리고 싶은 마음, 친구와 가까워지고 싶어 지어 낸 사소한 설정, 두려운 마음에 꼭꼭 숨긴 진실, 괜찮지 않으면서도 괜찮다고 말해 버리는 순간, 거짓으로 시작한 마음이 진심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다섯 편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상황에 놓인 이들이 처음으로 마음을 숨기게 되는 순간을 비추며, 거짓말하는 것이 단순한 속임이 아니라 가까워지고 싶어서, 잃고 싶지 않아서, 자신을 지키려고 선택한 서툰 방식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진실을 찾아 헤매지만
사실 진실은 거짓 안에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나의 첫 번째 거짓말》 속 인물들은 어느 하나 완벽하지 않다. 누군가는 도망치기 위해, 누군가는 붙잡기 위해, 또 누군가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그 말들은 결국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관계를 원하는지를 드러내는 또 다른 방식이기도 하다. 이 앤솔러지는 거짓말을 멈추라고 말하는 대신 우리가 처음으로 거짓말을 했던 순간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그때의 망설임과 두려움, 그리고 끝내 말하지 못했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우리는 진실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지만 진실은 거짓 안에 몸을 꼭꼭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나비리본〉 ― 정연은 우연히 인기 가수 와이브이의 열애 장면을 촬영한 일을 계기로 학교에서 뜻밖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반 친구 해리는 엄마가 바람을 피는 것 같다며 정연에게 미행을 의뢰한다. 가벼운 호기심에서 시작된 일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정연은 그 과정에서 자신의 상처와 해리에 대한 묘한 질투,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마주하게 된다. 결국 정연은 사실과 다른 말을 선택하고, 그 순간의 선택은 두 사람의 관계에 깊은 상흔을 남긴다. 이후 정연에게 ‘나비리본’은 단순한 머리끈이 아니라, 말하지 못한 마음과 되돌릴 수 없는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으로 남는다.
〈나는 있어 고양이〉 ― 아영은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은 마음에 사소한 거짓말을 반복해 왔다. 친구 무리에 섞이기 위해 했던 거짓말이 들통나 관계가 끊어진 뒤, 다시 혼자가 된다. 그러던 중 고양이를 좋아하는 연두와 가까워지고 싶어 키우지도 않는 고양이 완두가 있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거짓말은 점점 커져 걷잡을 수 없게 되고, 아영은 진실을 말해야 하는 순간을 맞닥뜨린다.
〈이 버블을 터트려 줘〉 ― 아진은 폭력적인 아버지와 무력한 어머니, 진심 없는 위로를 건네는 어른들에게 상처를 받고 마음을 닫은 채 일본에서 한국으로 떠나온다. 반복된 상처 속에서 누구와도 관계를 맺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전학 온 학교에서 자신과 닮은 모습의 가현을 만나며 처음으로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을 느낀다. 그러나 서로의 상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오해가 쌓이고 둘의 관계는 어긋나는데…….
〈피노키오는 코가 길어지지 않는다〉 ― 이 작품의 주인공은 ‘첫 번째 거짓말’을 주제로 한 원고를 의뢰받은 소설가다.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과정에서 그는 여덟 살 아이가 마음을 숨긴 채 “괜찮아” “아니야”라고 말하는 순간들을 반복해서 마주하게 된다. 아이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면서, 주인공은 자신이 어린 시절 처음 거짓말을 했던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거짓말이 시작되는 마음의 순간을 되짚는다.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전형적인 규율을 이리저리 뒤집어보며 무엇이 진실인지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위선의 효능〉 ― 경주는 싫으면 싫다고 말해야 속이 편한 성격으로, 마음에 없는 말로 관계를 유지하는 일을 견디지 못한다. 그 결과 친구 없이 지내 왔지만, 새 학년이 시작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때 친절하고 예의 바른 태도로 주변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는 만수를 만나게 된다. 만수는 위선의 효능이라는 일종의 스킬을 이용해 좋은 평판을 얻고 있었다. 경주는 만수의 태도와 행동을 위선이라 여기며 불편해하지만, 동시에 그 방식이 오해를 줄이고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모습을 목격한다. 수연과 가까워지고 싶었던 경주는 만수가 알려 준 ‘위선의 효능’을 실천해 보기로 하는데…….
목차
황보나_나비리본
하유지_나는 있어 고양이
지혜진_이 버블을 터트려 줘
이선주_피노키오는 코가 길어지지 않는다
김선정_위선의 효능
책속에서
학기 초에 해리가 지나치게 깡똥한 앞머리를 하고 교실에 들어온 적이 있다. 셀프로 앞머리를 자르다가 실패한 것 같았다. 아이들이 수군거리며 짓궂은 말들을 늘어놓자 해리가 딱딱하지만 친절한 말투로 말했다.
“나도 내 앞머리 이상한 거 알거든? 오늘 점심 전까지만 놀려.”
해리는 지금 제일 속상한 건 바로 자기 자신이고 앞머리는 어떻게든 자라지 않겠냐며, 오후부터는 놀리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부탁이야.”
정중하고도 조리 있는 해리의 부탁에 아이들은 순순히 알겠다고 답했고 앞머리에 대해 더 이상 입을 대지 않았다. 나는 해리의 그런 단단함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그 후로 줄곧 해리가 나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했고, 어느 순간 나는 내가 해리와 비슷해지고 싶은 욕망을 품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해리의 경지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지만 해리를 내려오게 할 수 있는 여지는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였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랬던 것은.
〈나비리본〉
“완두 어떻게 생겼어? 삼색이? 치즈? 아 왠지 삼색이일 거 같은데! 너희 집에 놀러 가도 돼? 완두 보고 싶어. 눈이 연두색이지, 그치?”
연두는 완두 얘기가 나오자 말수가 폭증하더니, 우리 집까지 찾아오겠다고 나섰다. 연두와 친해지고 싶던 차에 매우 반가웠지만, 문제는 우리 집에 완두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다. 완두 얘기는 작정하고 꾸며 낸 것이다.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고양이가 없는 연두에게 고양이가 있다는 거짓말을 해서라도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으니까.
〈나는 있어 고양이〉
“저기…… 가현아. 있잖아.”
가현은 나를 보지 않았다.
“괜찮아. 힘들면 울어도 돼. 나 네 마음 뭔지 알아.”
돕고 싶었다. 불안한 마음을 알아주고 싶었다.
“우리 곧 어른 될 거잖아. 조금만 참으면 벗어날 수 있어.”
하지만 역시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저 발끝만 보고 있었다. 그러니 나도 비밀을 말해야 했다.
“우리 집도 똑같아. 아빠 피해서 일본에서 도망쳤고, 여기로 전학 온 거야.”
내 비밀을 가현에게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같다는 건 슬프지만, 그래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가현아. 괜찮아. 우리 괜찮을 거야. 너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가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도 모르게 가현의 손을 잡았다.
〈버블을 터트려 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