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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파란 파란 (제19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36457471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26-04-10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36457471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26-04-10
책 소개
제19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지구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긴 미래, 심해 도시 중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청운시에 사는 모파는 고교 심해수영 선수다. 모파의 기록은 언제부터인가 주춤했고, 혼자서만 뒤처진 채 앞서 나가는 동료들을 바라보게 된 지 오래다. 레인에 뛰어드는 게 딱히 즐겁지 않지만, 아무런 길도 나 있지 않은 레인 밖은 더 두렵다.
★제19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나는 파도를 맞이할 준비가 됐다.”
꿈 앞에 흔들리는 당신을 위한 이야기
『완득이』 『위저드 베이커리』로 위상을 높인 창비청소년문학상이 『페인트』 『유원』 『율의 시선』 『스파클』에 이어 청소년문학의 흐름을 이끌어 갈 제19회 수상작을 선보인다. “푸릇푸릇한 청소년소설의 기백이 살아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된, 신예 유지현의 장편소설 『파란 파란』(창비청소년문학 147)이다.
『파란 파란』은 열아홉 살 모파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구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긴 미래, 심해 도시 중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청운시에 사는 모파는 고교 심해수영 선수다. 모파의 기록은 언제부터인가 주춤했고, 혼자서만 뒤처진 채 앞서 나가는 동료들을 바라보게 된 지 오래다. 레인에 뛰어드는 게 딱히 즐겁지 않지만, 아무런 길도 나 있지 않은 레인 밖은 더 두렵다. “온 세상이 무조건 나를 받아 주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는 시기”인 열아홉, 조급한 마음이 자꾸만 찾아드는 청소년기의 불안감을 매만지는 이 작품은 ‘나’를 마주하고, 사랑하는 법에 관한 소설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상상력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낸 작가 유지현은 청소년들이 놓인 치열한 경쟁과 생존이라는 과제를 직시하며, 현재적인 질문을 던진다. 처음 겪기에 더 크게 요동치는 청소년기의 감정들을 따뜻하게 응시하는 작가의 다정함이 미덥다. 나만의 고유한 삶의 무게를 견디며, 심해를 헤매고 있을 모두에게 권하고픈 작품이다.
믿었던 꿈으로부터 내던져진 열아홉,
예상 밖의 경로로 나아갈 수 있을까?
거센 물살을 이겨 내기 위해, 밀려나지 않기 위해 온몸에 팽팽하게 힘을 주고 헤엄치는 ‘심해수영’ 선수 모파의 모습을 비추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생생하게 묘사되는 ‘심해수영’ 경기 장면은 독자를 수중의 관객석으로 데려다 놓으며, 가까이에서 선수들을 바라보는 듯한 짜릿함을 선사한다. 작가가 상상력으로 빚어낸 ‘심해수영’은 소용돌이로 이루어진 원형의 레인을 한 바퀴 도는 종목이다. 거칠게 휘몰아치는 역방향의 물살에 맞서며 원을 그려야 하는 이 종목은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이 마주하고 있는 기이한 경쟁의 현실과도 닮았다. 가파른 기울기를 따라 맹목적으로 상승하고, 틈새를 비집고 나아가야만 하는 생존 게임.
모파는 어른이 되어서도 ‘심해수영’ 선수를 할 거라고, 꿈이 있으니 남들처럼 방황하지 않아도 된다고 굳게 믿어 왔지만 스무 살을 앞둔 지금, 현실은 모파의 바람과 다르게 흘러간다.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것으로도 모자라 급기야는 물살에 휩쓸려 레인에서 튕겨 나오는, 초보자에게나 일어날 법한 사고로 부상을 당하고 만 것이다. 중요한 경기가 코앞인데, 이대로 영영 레인에서 쫓겨나면 어쩌지? 난데없이 허우적거리는 신세가 된 모파는 반갑지 않은 상황에 괴로워한다.
온 세상이 무조건 나를 받아 주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는 시기였다, 열아홉은. 그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언가를 냉큼 그만두기 어려운 나이라는 거였다. 그게 어릴 때부터 하던 일이라면 더더욱.
이대로 가다가 알 수 없는 해류에 휩쓸려서 영영 사라져 버려도 괜찮지 않나. 나는 물살에 몸을 맡긴 채 잠시 눈을 감았다. 빛이 완전히 차단되어 어두운 눈꺼풀 안쪽만을 바라보고 있으니 내가 어디를 향해 가는 건지 모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19-20면)
어디에든지 의존하기 시작하면
스스로 버텨 낼 힘을 잃고 만다
벼랑 끝에서 혼돈과 싸우다 보면 자꾸만 어딘가에 의지하고 싶어진다. 약물이든, 조작이든, 혹은 그보다 더한 무엇이든. 이도 저도 못 한 채 가라앉는 기분을 느끼던 모파의 손에 우연히도 ‘진화 촉진제’가 들어온다. 심해에서 태어나는 아이가 수중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임신부들이 주로 복용하는 ‘진화 촉진제’는 원료가 귀하고 조제가 까다로워서 처방전 없이는 얻을 수 없는 약물이다. 직접 처방받지도 않은 약을 먹었다가 뭔가 잘못될 수도 있고, 도핑으로 적발되면 대회 출전조차 막히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절박한 상황에 놓인 모파는 자꾸만 약봉지를 만지작거리게 된다.
파우치 안에 있는 약들은 어디 가서 구하려야 구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딱 하나만 먹어 볼까.
그런 생각을 하니 손끝이 절로 차가워졌다. (114면)
그런 와중에 일종의 SNS인 스레드에서 누군가가 모파를 지속적으로 헐뜯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는 모파의 사진을 찍어 올리며 괴롭힘의 수위를 높여 간다. 수상할 정도로 모파의 일거수일투족을 잘 아는 스토커의 모습에 가까운 이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모파와 친구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스토커의 정체가 밝혀지게 되는 순간, 모파는 문득 깨닫는다. 정작 자신을 가장 괴롭게 만든 존재는 따로 있었다는 것을. “나의 무능을 쉽게 비난하고, 나의 크고 작은 수치를 낱낱이 파헤치고, 내가 뒤처질 때마다 끔찍한 말로 날 몰아붙이고 함부로 대하던”(149면) 모파 자신의 모습을.
나는 내가 점점 실력이 부족한 선수가 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겁을 먹었다. 과감하게 온몸을 앞으로 쏘아 보내지 못하고 그저 허덕이기 바빴다. 나를 돌아보는 게 아니라, 옆 레인에 있는 다른 사람만을 신경 쓰고 있었다. (218면)
나만의 고유한 시간과 경험,
나의 삶은 나에게 전혀 뻔하지 않다
지구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기면서 인류는 둘로 나뉘었다. 높은 산이었던 땅에 터를 잡은 고산종과 바닷속 생활에 적응해 나간 심해종. 폐 호흡보다 아가미 호흡이 자연스럽고, 지느러미와 비늘을 가진 아기들이 흔하게 태어나는 바닷속 세상은 거대한 재난이 휩쓸고 지나간 폐허 이후의 세계이기도 하다. 그러나 작가 유지현은 이 세계를 결코 비관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수백 수천만의 발광 플랑크톤이 모여 만들어 낸 바닷속 은하수처럼 아름다운 일상의 풍경을 선사한다.
『파란 파란』은 어떤 세계에 있든, 어떤 시대를 살든 청소년들에게 놓인 과제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주목한다. 아주 낯선 무대로 독자들을 데려가지만, 사실은 깊은 바다를 거울 삼아 자신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한다. 작가 유지현은 첫 장편소설 『파란 파란』을 통해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에게 요구되는 ‘성공’과 ‘생존’의 과제, 불안과 좌절, 외부의 힘에 의지해서라도 승리를 쟁취하려는 기이하고 맹목적인 현실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현실의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낯선 상상력으로 힘 있게 건설한 세계를 펼쳐 내면서도 청소년문학이 직시해야 할 현재적인 질문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푸릇푸릇한 청소년소설의 기백이 살아 있는 작품”이라는 찬사에 값한다.
저 옛날에도 고등학생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했구나. 자기가 뭘 잘하는지, 뭘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해서 막막했구나. 내가 한 번도 살아 본 적 없는 세계가 어쩐지 친숙하게 느껴졌다.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인물들로 인해서. (105면)
수많은 사람이 으레 겪는 일들을 풀어놓는 게 남에게는 흔해 보일지 몰라도, 나의 삶은 나에게 전혀 뻔하지 않다. 그건 나만의 고유한 시간이고 경험이다. (105면)
“나는 파도를 맞이할 준비가 됐다.”
꿈 앞에 흔들리는 당신을 위한 이야기
『완득이』 『위저드 베이커리』로 위상을 높인 창비청소년문학상이 『페인트』 『유원』 『율의 시선』 『스파클』에 이어 청소년문학의 흐름을 이끌어 갈 제19회 수상작을 선보인다. “푸릇푸릇한 청소년소설의 기백이 살아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된, 신예 유지현의 장편소설 『파란 파란』(창비청소년문학 147)이다.
『파란 파란』은 열아홉 살 모파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구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긴 미래, 심해 도시 중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청운시에 사는 모파는 고교 심해수영 선수다. 모파의 기록은 언제부터인가 주춤했고, 혼자서만 뒤처진 채 앞서 나가는 동료들을 바라보게 된 지 오래다. 레인에 뛰어드는 게 딱히 즐겁지 않지만, 아무런 길도 나 있지 않은 레인 밖은 더 두렵다. “온 세상이 무조건 나를 받아 주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는 시기”인 열아홉, 조급한 마음이 자꾸만 찾아드는 청소년기의 불안감을 매만지는 이 작품은 ‘나’를 마주하고, 사랑하는 법에 관한 소설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상상력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낸 작가 유지현은 청소년들이 놓인 치열한 경쟁과 생존이라는 과제를 직시하며, 현재적인 질문을 던진다. 처음 겪기에 더 크게 요동치는 청소년기의 감정들을 따뜻하게 응시하는 작가의 다정함이 미덥다. 나만의 고유한 삶의 무게를 견디며, 심해를 헤매고 있을 모두에게 권하고픈 작품이다.
믿었던 꿈으로부터 내던져진 열아홉,
예상 밖의 경로로 나아갈 수 있을까?
거센 물살을 이겨 내기 위해, 밀려나지 않기 위해 온몸에 팽팽하게 힘을 주고 헤엄치는 ‘심해수영’ 선수 모파의 모습을 비추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생생하게 묘사되는 ‘심해수영’ 경기 장면은 독자를 수중의 관객석으로 데려다 놓으며, 가까이에서 선수들을 바라보는 듯한 짜릿함을 선사한다. 작가가 상상력으로 빚어낸 ‘심해수영’은 소용돌이로 이루어진 원형의 레인을 한 바퀴 도는 종목이다. 거칠게 휘몰아치는 역방향의 물살에 맞서며 원을 그려야 하는 이 종목은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이 마주하고 있는 기이한 경쟁의 현실과도 닮았다. 가파른 기울기를 따라 맹목적으로 상승하고, 틈새를 비집고 나아가야만 하는 생존 게임.
모파는 어른이 되어서도 ‘심해수영’ 선수를 할 거라고, 꿈이 있으니 남들처럼 방황하지 않아도 된다고 굳게 믿어 왔지만 스무 살을 앞둔 지금, 현실은 모파의 바람과 다르게 흘러간다.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것으로도 모자라 급기야는 물살에 휩쓸려 레인에서 튕겨 나오는, 초보자에게나 일어날 법한 사고로 부상을 당하고 만 것이다. 중요한 경기가 코앞인데, 이대로 영영 레인에서 쫓겨나면 어쩌지? 난데없이 허우적거리는 신세가 된 모파는 반갑지 않은 상황에 괴로워한다.
온 세상이 무조건 나를 받아 주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는 시기였다, 열아홉은. 그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언가를 냉큼 그만두기 어려운 나이라는 거였다. 그게 어릴 때부터 하던 일이라면 더더욱.
이대로 가다가 알 수 없는 해류에 휩쓸려서 영영 사라져 버려도 괜찮지 않나. 나는 물살에 몸을 맡긴 채 잠시 눈을 감았다. 빛이 완전히 차단되어 어두운 눈꺼풀 안쪽만을 바라보고 있으니 내가 어디를 향해 가는 건지 모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19-20면)
어디에든지 의존하기 시작하면
스스로 버텨 낼 힘을 잃고 만다
벼랑 끝에서 혼돈과 싸우다 보면 자꾸만 어딘가에 의지하고 싶어진다. 약물이든, 조작이든, 혹은 그보다 더한 무엇이든. 이도 저도 못 한 채 가라앉는 기분을 느끼던 모파의 손에 우연히도 ‘진화 촉진제’가 들어온다. 심해에서 태어나는 아이가 수중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임신부들이 주로 복용하는 ‘진화 촉진제’는 원료가 귀하고 조제가 까다로워서 처방전 없이는 얻을 수 없는 약물이다. 직접 처방받지도 않은 약을 먹었다가 뭔가 잘못될 수도 있고, 도핑으로 적발되면 대회 출전조차 막히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절박한 상황에 놓인 모파는 자꾸만 약봉지를 만지작거리게 된다.
파우치 안에 있는 약들은 어디 가서 구하려야 구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딱 하나만 먹어 볼까.
그런 생각을 하니 손끝이 절로 차가워졌다. (114면)
그런 와중에 일종의 SNS인 스레드에서 누군가가 모파를 지속적으로 헐뜯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는 모파의 사진을 찍어 올리며 괴롭힘의 수위를 높여 간다. 수상할 정도로 모파의 일거수일투족을 잘 아는 스토커의 모습에 가까운 이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모파와 친구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스토커의 정체가 밝혀지게 되는 순간, 모파는 문득 깨닫는다. 정작 자신을 가장 괴롭게 만든 존재는 따로 있었다는 것을. “나의 무능을 쉽게 비난하고, 나의 크고 작은 수치를 낱낱이 파헤치고, 내가 뒤처질 때마다 끔찍한 말로 날 몰아붙이고 함부로 대하던”(149면) 모파 자신의 모습을.
나는 내가 점점 실력이 부족한 선수가 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겁을 먹었다. 과감하게 온몸을 앞으로 쏘아 보내지 못하고 그저 허덕이기 바빴다. 나를 돌아보는 게 아니라, 옆 레인에 있는 다른 사람만을 신경 쓰고 있었다. (218면)
나만의 고유한 시간과 경험,
나의 삶은 나에게 전혀 뻔하지 않다
지구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기면서 인류는 둘로 나뉘었다. 높은 산이었던 땅에 터를 잡은 고산종과 바닷속 생활에 적응해 나간 심해종. 폐 호흡보다 아가미 호흡이 자연스럽고, 지느러미와 비늘을 가진 아기들이 흔하게 태어나는 바닷속 세상은 거대한 재난이 휩쓸고 지나간 폐허 이후의 세계이기도 하다. 그러나 작가 유지현은 이 세계를 결코 비관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수백 수천만의 발광 플랑크톤이 모여 만들어 낸 바닷속 은하수처럼 아름다운 일상의 풍경을 선사한다.
『파란 파란』은 어떤 세계에 있든, 어떤 시대를 살든 청소년들에게 놓인 과제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주목한다. 아주 낯선 무대로 독자들을 데려가지만, 사실은 깊은 바다를 거울 삼아 자신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한다. 작가 유지현은 첫 장편소설 『파란 파란』을 통해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에게 요구되는 ‘성공’과 ‘생존’의 과제, 불안과 좌절, 외부의 힘에 의지해서라도 승리를 쟁취하려는 기이하고 맹목적인 현실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현실의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낯선 상상력으로 힘 있게 건설한 세계를 펼쳐 내면서도 청소년문학이 직시해야 할 현재적인 질문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푸릇푸릇한 청소년소설의 기백이 살아 있는 작품”이라는 찬사에 값한다.
저 옛날에도 고등학생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했구나. 자기가 뭘 잘하는지, 뭘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해서 막막했구나. 내가 한 번도 살아 본 적 없는 세계가 어쩐지 친숙하게 느껴졌다.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인물들로 인해서. (105면)
수많은 사람이 으레 겪는 일들을 풀어놓는 게 남에게는 흔해 보일지 몰라도, 나의 삶은 나에게 전혀 뻔하지 않다. 그건 나만의 고유한 시간이고 경험이다. (105면)
목차
내 인생은 하향 곡선
심해종과 고산종
잠시 머무르는 곳
진실 찾기
의심의 씨앗
빠른 해결책
레인 밖 소용돌이
진짜 친구
고산에서 심해까지
우리가 잃어버린 것
해파리의 마음
푸른 물살을 거슬러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런 레인의 눈이 오늘은 크게 일렁였다. 언제든지 나를 끌어갈 준비가 된 것처럼. 나는 꼭대기에 도달해 보지도 못하고 레인의 눈이 당기는 힘에 흔들렸다. 무엇이든 보여 줄 것 같던 레인의 눈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고, 나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물살에 휩쓸렸다. 그리고 레인에서 튕겨 나오고 말았다.
이대로 가다가 알 수 없는 해류에 휩쓸려서 영영 사라져 버려도 괜찮지 않나. 나는 물살에 몸을 맡긴 채 잠시 눈을 감았다. 빛이 완전히 차단되어 어두운 눈꺼풀 안쪽만을 바라보고 있으니 내가 어디를 향해 가는 건지 모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시원한 물이 온몸을 감싸며 나를 떠받쳐 주었다. 그 감각이 새삼스러워 나는 손으로 물을 조금 휘저어 보았다. 잡히지도 않고 나누어지지도 않는 것이 그곳에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나에게 당연한 것들이 세상 어디선가는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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