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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농업 > 생태농업
· ISBN : 9788975276590
· 쪽수 : 307쪽
· 출판일 : 2013-10-3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1부 농업살림
공업발전만으로 선진국이 될 수 없다
모든 농산물을 시장에 팔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친환경농업과 유기농업은 다르다
유기농업은 관계만들기다
일본에서는 길(道)에 역(驛)을 만든다
로컬푸드는 끌끌하다
도시에서 농업을 살린다
2부 농장살림
농장도 디자인해야 한다
지저분한 것이 좋다
버려야 산다
농장은 진화한다
집은 우주를 담아야 한다
에너지는 돈이다
빗물도 돈이다
버리는 물은 없다
1지구는 창의력의 실험대다
퇴비는 애완동물이다
토양도 옷을 입는다
농장계획도 진화한다
생물이 재난도 막는다
3부 농촌살림
마을을 만든다?
화천의 두 마을
마을에도 사무장이 있다
마을도 공부한다
색카드 마을민주주의
마을은 언제나 ‘~ing’
마을은 없다
마치(町)는 마을이 아니다
홍동면, 산내면 그리고 진안과 완주
내부를 들여다보자
사회적으로 농사짓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최근에 순환농업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순환농업은 적절한 축산과 경종(경작을 통해 생산물을 생산하는 것)을 복합해서 농장, 마을, 지역 단위에서 영양물질의 공급과 유출을 줄여 생산비를 낮추는 농업이다. 순환농업도 유기농업의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인데, 이 경우 단순히 ‘유기물질을 주로 쓰는 농업’으로 유기농업을 정의한다면 그 틀 밖에 순환농업이 존재하게 된다. 유기농업의 정의를 보다 확대할 필요가 생긴다. 유기란 단어를 일상에서는 ‘유기적(有機的)’이라는 말로 많이 쓴다. 어느 회사의 영업부서가 유기적이라고 이야기했다면 이것은 칭찬이다. 그 부서가 일을 잘한다는 뜻이다. ‘유기적’이라는 말은 ‘하나의 생명체와 같다’는 뜻이다. 다섯 명이 일하지만 서로가 자신의 역할을 잘 맡아서 처리할 뿐만 아니라 상호 소통과 협력이 잘 돼서 마치 일곱, 여덟 명이 일하는 효과를 낼 때 쓰는 말이다. 이것이 생명의 본질이다. 생명체에서는 1+1=2가 아니라 1+1=2+알파가 된다. 개구리를 해부했다가 각 장기를 붙인다고 다시 개구리가 되지 않는다. 생명체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알파가 있다. 그것이 생명체의 신비이기도 하다._1부 농업살림 ‘유기농업은 관계만들기다’에서
일반농산물에 비해 유기농산물이 더 좋거나 더 안전한 농산물일 수 있다. 하지만 지역의 일반농산물과 외국의 유기농산물을 비교하면 어떤 농산물이 더 좋은 것일까? 선택하기 애매해진다. 사실 거리가 짧아지면 식량의 안전성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학교 급식으로 돼지고기볶음과 상추가 메뉴로 나왔다고 가정하자. 가장 안전한 상추는 무엇일까? 학생들이 학교텃밭에서 생산한 상추가 첫 번째다. 두 번째는 학부모가 키운 상추, 세 번째는 졸업생이 키운 상추가 될 것이다. 로컬푸드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식품의 안전성을 높인다. 경제적인 형편이 허락한다면 유기농업에 관한 규정이 까다롭고 확실한 호주산 혹은 유럽산의 유기농산물을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에서 수입하는 농산물의 경우 먼 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석유가격의 상승에 따라 계속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아직 완전한 유기농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가까운 곳에 있는 농민이 유기농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 농민으로부터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안전한 식량을 확보하는 소비자가 몇 배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_1부 농업살림 ‘일본에서는 길에 역을 만든다’에서
농장은 크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실제로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규모의 경제가 모든 시스템에 무조건 적용되지는 않는다. 규모의 경제가 잘 실현되지 않는 분야가 농업분야다. 농업은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처럼 규모가 늘어난다고 같은 품질의 농산물이 쉽게 생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남 보성에서 유기농으로 쌀을 생산하던 한 농부는 아침에 일어나 논에 나가면 벼들이 사랑스러워 논둑을 걸어 다니면서 박수를 치며 인사를 했다. ‘애들아 잘 잤니!’ 그런데 수확할 때 보니 논둑 근처의 벼들이 더 잘 자란 것을 확인하고는 그 다음 해부터는 논에 들어가 지그재그로 돌아다니며 같은 인사를 하는 미친 농부가 되었다. 태풍이 오면 빗발을 무릅쓰고 논에 나가 꽹과리를 치며 ‘애들아 힘내!’라고 외칠 정도로 단단히 미친 농부였다. 하지만 그가 생산한 쌀은 매년 쌀 품평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는 농사는 생명을 키우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농사는 생명을 다루는 일이니 만큼 자신의 정성을 쏟을 수 있는 수준에서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_2부 농장살림 ‘농장은 진화한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