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산

제1부 꿈 많고 잠 얕은 밤
아기
시인의 길
팽이
해방
나는
소형사고
잠
태풍 뒤
이 뭣고
술
그승에서 그런 것
얼굴
속셈학원 앞에서
산문(山門)을 서성이며
반복법 연(鳶)
꿈 많고 잠 얕은 밤
다시 못 볼 얼굴들
기다림이 기다리는
산천무심(山川無心)
아파트
건강법
나비의 꿈

제2부 야산(野山)
코스모스를 보며
안방
가을에
민들레
자연
계절의 징검다리
미량(微凉)
산
무심치 않은 무심
탁구
모과차를 들며
오붓한 오후 한때
장마철에
시냇물
야산(野山)

제3부 손수 운전
유월에
돈으로 논지하면
알고 보니
철마는 달리고 싶다
눈뜨고 뻐끔히
금붕어
물리
쬐끄만 사랑
라면을 끓이며
손수 운전
오리
가여운 지성(至誠)을 밝혀

제4부 인왕(仁旺)으로 서서
임진강 가에서
추석에
거미 소고(小考)
불모(不毛)의 거리에서
어느 해 가을 그리고 달밤
치사한 비
양로원에서
남대문(南大門)
인왕(仁旺)으로 서서
함박눈을 보며
받아 놓은 은총
아침 버섯
두루마기를 입고
우산
구름처럼
와사를 앓으며
춘향 소묘(素描)
잠을 놓치고
무대(舞臺)에 올라
점(點) 하나 여기 찍고
호수로 누워
무한향사(無限鄕思)

해설 지사(志士)로서의 시인(詩人), 그 의미론과 형태론?채희윤
정하경 연보
참고문헌

초가 마을 울타리 밑 봄눈도 조금 남고
개울가 버들개지 보얗게 부푸는 날
물동이 이고 가던 길섶 거기서나 보던 꽃
숨막히는 먼지 매연 무표정한 아파트 숲
웃음도 눈물도 없고 매말라 이웃도 없는
여기를 어디로 알고 따라와서 그러니. (「민들레」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