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춤사위

권두시 詩에 빠지다

제1부
겨
눈동자
바람이 다녀가셨다
山자字 모양 돌
대보름달
어머니의 바다
생멸치 젓갈
방앗간과 새와
밀랍을 먹이다
유품
낡은 기억을 줍다
봄은 사랑이다

제2부
황혼
사는 힘
혈압약
갯돌
생의 끝머리에 서서
치과에 가다
눈 내리는 날
고추장을 담그며
성모상
영세
내 천국엔 색깔이 없다
숯덩이

제3부
빈 벤치
옹달샘
수산다리에 서서
머언 먼 그 옛날
치자나무와 스승
창원시 도계동 입구 삼거리 적송
시외버스
오월에 서서
부석사에서
단계리 산 7번지 우곡사牛谷寺
지리산 서암정사
불꺼진 방 유리창에
어느 날 창동 거리에
새똥에서
오순절 평화의 마을

제4부
맨발의 춤사위
호수의 노래
밑줄을 긋는다
능수매화
매화를 마주보며
친구들아
주남저수지 물버들
물억새
생수
수련
부추꽃과 백로
허수아비

제5부
손빨래하는 여자
내 어둠에 머물 때
대비를 드는 이유
나무의 설교
봄을 타다
수數의 슬픔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버블슈터 게임을 해요
지렁이가 운다
잡초
폭식
거수 한 그루 아래

제6부
배풍등(排風藤)
게발선인장
사철나무 울타리 안엔
어우러지다
성에꽃
새에게
나무 그늘
그 향기에 건다
수박축제
오월, 꽃비
오목눈이, 하루를 돌린다
아름다운 여자

발문 자연관조와 휴머니즘의 시학 이월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