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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7952557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6-10-10
책 소개
목차
▷ 2016년 가을호로 들어가면서
1- 유자효
부끄러움/ 꼭/ 유언/ 낙타/ 울음
- 허형만
녹을 닦으며/ 별들이 노숙자처럼/ 씨앗/ 저, 그늘/ 둥근유홍초
2- 김선옥
그런 자다/ 가을은/ 겨울 소묘/ 봄이 오는 소리/ 여름 한나절/
- 노 희
사죄/ 봄날/ 사람을 훔치다/ 세월이 가면/ 물이 되고 싶어서/ 인연
- 송연우
지금 생각하면/ 천둥치는 날 시/ 물수선화를 향하여/ 거룩함에 대한 묵상/ 바람개비꽃
- 이충재
도시의 까마귀/ 굿바이 안녕/ 어른의 고백/ 상채기/ 잠자는 시
- 이화인
풀꽃 한 송이/ 해바라기/ 개구쟁이 휘파람새/ 망부석/ 내소사 꽃살문/ 부끄러움
- 전미소
줄을 서시오 줄을!/ 바로 그날!/ 명동통닭과 아버지/ 사우디 바람과 춤바람/ 공소시효 만료 전날 밤
- 최장호
보속/ 추억의 그림자/ 섬김의 미학/ 동산의 추억/ 바이칼호
3- 김기준
가식/ 내가 시를 쓰는 이유/ 나의 천사 나의 아가야/ 전파망원경
- 김동성
고마운 삶/ 알밤/ 주왕산/ 붕어빵/ 별이 된 고래
- 김순영
어섯눈 뜨다/ 시 한 줄/ 가다가 막히면/ 가르쳐 주지 않아도/ 주춧돌을 놓다
- 박성진
새는 밤마다 서서 운다/ 여린 손/ 일탈/ 수수밭/ 민달팽이
- 신영균
환경 유산/ 간헐천/ 너를 끝으로/ 정답이 없다/ 머리를 깎으며/ 하하하
- 염정금
텃밭을 일구며/ 헐, 낯 붉어지는 오후다/ 너럭바위에 슬리퍼 갇히다/ 초록의 아이들/ 시see를 보다
- 조온현
실상사 범종/ 시인/ 매듭 가게에서/ 생인손/ 탈상
4- 김의진
길목/ 상처/ 추억/ 순수/ 어머니
- 김태엽
둥지/ 방뇨/ 연탄/ 휴가/ 천상병의 새를 그리며
- 문호우
맷돌콩비지 지 씨/ 부고/ 낡은 빗소리/ 미안하다/ 둔기
- 용태숙
윤동주의 봄을 걷다/ 선인장/ 낮달맞이꽃/ 라일락/ 용흥궁
- 이송령
비나이다/ 포대기/ 야윈 세월/ 똑딱/ 낯/ 비
- 이한센
짬뽕/ 단비/ 사랑 1/ 사랑 2/ 하늘 너머/ 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열씨미 생활전선에서 분투노력하는 님들께
- 임하초
고향론/ 아들아/ 기다릴게/ 머물 곳/ 오늘도/ 거기서
- 해 원
어느 비정규직의 비애/ 부끄러움이란 놈은/ 거리에서/ 화분/ 물가에 꽃망울들을 보다
- report
‘서울시인협회’에서 독자 여러분께
저자소개
책속에서
역사는 죄를 먹고 자란다/ 이 벽력같은 죄의 기습을 어찌할까/ 천 년 전의 말세는 아직도 오지 않고/ 증오를 앓는다/ 용서할 방법이 없다/ 부끄럽다/ 몰라야 할 일을 아는 지식이/ 홀로 마음 졸이는 양심이/ 몸 가눌 수 없을 만큼 부끄럽다
- 유자효, 부끄러움 中
별들은 가난하다. 한데서 겨울밤을 지새우는 별들을 위해 오늘도 교황성하는 기도하신다. 가난한 자에게 자비를! 남대문시장에서 한국은행 본점으로 건너가는 지하도 기둥과 기둥 사이 가난한 별들이 이 시대 살 떨리는 영하의 겨울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노숙자처럼 누워 있다. 고개를 돌린 채 총총걸음으로 그곳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지린내를 앙당물고 얼어붙어 있는 계단 위에서, 휘청, 미끄러지려다 말고, 씨팔,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그 뒤로 나는 닷새 동안 수염을 깎지 않았다. 노숙자처럼 누워 있던 별들에게 빛의 갑옷 한 벌 덮어주지 못한 나에게 자비를!
- 허형만, 별들이 노숙자처럼 中
나는 하늘과 바다와 산을 사랑한다/ 풀잎 아우르는 흙도 사랑한다/ 빗방울과 산기슭 흐르는 시냇물 또한/ 내 사랑의 일부다/ 그러나 그러나/ 강은 죽어 썩어가고/ 숲은 메말라 목타 우는데/ 지키지 못해 미안해하는/ 나는 어쩔 수 없는 가련한/ 그런 자다
- 김선옥, 그런 자다 中
장발장은 배가 고파 빵을 훔쳤지만/ 자베르 경감처럼 집요하고 끈질긴 외로움/ 그의 압력에 시달려온 나는 사람을 훔쳤다/ 빵을 훔치다 걸린 장발장은 징계의 감옥으로 들어가/ 날마다 사죄의 면죄부를 발행하고 있지만/ 사람을 훔친 나는 스스로 마음의 법에 갇혀/ 가져도 가져도 채워지지 않는 무형 같은 그리움에/ 오늘도 눈물의 밤을 삼키고 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고/ 인생의 비밀을 속속들이 풀어낼 수 없듯/ 눈물 젖은 밤을 삼켜보지 않고/ 어찌 생명으로 가는 참사랑의 등정이/ 가능하겠느냐며 위고로부터 보내온 편지 한 통이/ 피골이 상접한 나의 심령에 쓰디쓴/ 보약처럼 이 밤에 전달되었다
- 노희, 사람을 훔치다 中
풀꽃 한 송이 피우는 일이/ 실로 거대한 일이다/ 가냘픈 머리로 언 흙 뚫고 나와/ 태풍 앞에서 무릎 몇 번 꿇고/ 몇 번쯤은 폭우에 버텨야 한다/ 수많은 날을 땡볕 아래/ 하릴없이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 이화인, 풀꽃 한 송이 中
매듭을 만들며 살던 사람과/ 풀려고 일생을 소모한 사람이/ 세상을 같이 살아간다/ 하루 일을 마무리 하며/ 마음에 담고 있는 감정을 풀면서/ 누구를 억눌러 화나게/ 한 일 없었는가/ 나 누구의 마음 매듭에/ 더 큰 매듭을 짓게 하였는지/ 같은 매듭이라도/ 세상엔 매듭지어야 할 일과/ 풀어야 할 일이 있단다
- 조온현, 매듭 가게에서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