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세계에서 왜 잘나가는가?

프롤로그 마케팅을 중시하는 한국 기업 vs 제품력을 중시하는 일본 기업
승부를 가른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전략적 차이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 한일의 기업경영
민관이 따로 없는 한국의 해외시장 개척
한국의 과감한 FTA 전략
한·EU FTA 발효의 영향 I 순풍에 올라탄 한국 자동차업체 I 단안을 못 내리는 일본 통상정책의 현주소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가교역을 맡은 한국
한국과 일본에 쏠린 세계의 관심 I 한국 재벌들의 G20 마케팅 I 차세대 성장산업 경쟁 중인 한국의 재벌들
동북아시아의 에너지와 한류 마케팅
부쩍 관심을 끄는 동북아시아경제권 I 동북아시아 네트워크 활용 사례:일본 돗토리 현 I 한차원 진화한 한류 마케팅

제1장 삼성그룹
삼성그룹의 개요와 특징
오너의 과감한 리더십 아래 끊임없이 변화하는 삼성
선택과집중에따른과감한투자패턴
메모리에 치중된 반도체 사업의 고민 I 선택과 집중의 또 다른 사례 : 포스코
ICT 비즈니스의 전략과 아킬레스건
한국의 막대한 ICT 투자전략 I 사업모델 재설정이 시급한 삼성전자 I 한국 ICT 산업의 3대 구조적 불균형
디자인 경영으로 승리한 한국 기업
일본을 배우자는 한국, 한국을 배우자는 일본
한국의 FTA 전략이 불러온 일본 기업의 변화 I 여전히 해법이 안 보이는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
I 한국 기업, 세계에서 왜 잘나가는가?

제2장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의 개요와 특징
현대차 마케팅의 핵심은 철저한 현지화
현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실행
현대차의 중국 시장 최고점유율 도전
일본인보다 많아진 한국 내 중국관광객 I 현대차의 중국 시장 성공요인 I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중국전략
현대차의 러시아 시장 공략
러시아 시장을 파고드는 한국의 힘 I 새로운 실크로드 구상 I 한중일을 경쟁시키려는 러시아
정부

제3장 SK그룹
SK그룹의 개요와 특징
중남미 시장을 선점한 SK그룹
FTA로 인한 일본차의 경쟁력 저하 I 한국과 중남미의 경제협력 증진 I 중남미에서 전개된 리튬 확보 전쟁 I 한국 기업의 본격적인 중남미 진출
확대일로인 중동 진출
중동 시장의 열쇠, 터키 I 한일 간의 치열한 터키 원전 수주 경쟁 I 더욱 빨라진 한국 기업의 터키 진출

제4장 LG그룹
LG그룹의 개요와 특징
LG, 숙명의 라이벌 삼성과의 제휴도 불사
한국에 배우겠다고 선언한 오바마 미 대통령 I 경쟁기업 간의 제휴 모색은 시대의 반영
베트남 시장 석권에 나선 LG와 삼성
한국의 베트남 시장 독주에 제동을 거는 일본 I 한·베트남의 불행한 과거 극복 I 베트남 시장에서 남진하는 LG, 북진하는 삼성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태양전지 점유율 경쟁
태양전지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한 한국 I 태양전지 세계 1위를 노리는 한화그룹
만만치 않은 태양전지 사업의 과제

제5장 재벌이 성장할수록 짙어지는 한국경제의 그늘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업지배구조의 불투명성
재벌의 경영승계 사례:삼성그룹 이재용 I 한국은 재벌 3세대 승계작업 중
재벌의 고용효과 감소와 노사분규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 I 노사문제를 진정시킨 타타그룹
여전히 취약한 글로벌 경영 시스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한국 기업의 엘리트들 I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서의 자질을 시험받는 한
국 기업들
심각한 부품소재 수입 의존도
오바마 대통령도 참석한 LG화학 미국 현지공장 기공식

제6장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
한국의 뛰어난 지정학적 위치
르노가 살려낸 삼성자동차
한국의 해외 코리안 네트워크 활용
코리안 네트워크를 활용한 광고사례 I 한국 기업의 놀라운 애프터서비스 전략
물오른 한일 기업 제휴
브라질에 함께 간 포스코와 신일본제철
동일본 대지진 사태의 교훈
동일본 지진이 불러온 부품공급 사슬의 문제점 I 적극적으로 일본 지원에 나선 아시아 국가들
I 한국을 괴롭히는 세 가지 문제점 I 조달창구 다변화가 해법 I 에너지 정책의 변화 절감

에필로그 아시아 글로벌 인재 육성이 미래 성장의 열쇠
숙명처럼 리스크를 짊어진 한국의 기업인들
주인이 있는 회사와 없는 회사의 차이
한국 기업의 긍정적인 측면, 부정적인 측면
아시아 글로벌 인재를 키워야 하는 까닭

리더십 면에서 한국 기업은 ‘오너 경영자의 하향식 스피드 경영과 위험 감수’라는 특징을 보인다. 반면 일본 기업은 ‘샐러리맨 경영자의 뛰어난 균형 감각과 위험 회피력’이 특징적이다.

인사전략 면에서 한국 기업은 ‘강인한 군대 경험과 치열한 학력·취직 경쟁을 거친 사원들에 대한 엘리트 교육과 철저한 성과주의 때문에업무 달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 ‘50대 초반에 이르면 실질적으로 정년이 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줄어 경쟁력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비해 일본 기업은 ‘뛰어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조직능력이뛰어나다’, ‘경영책임이 개인이 아닌 소속 부서에 있으므로 문제가 생길 경우 조직이 책임져야 한다. 따라서 팀워크가 강하다’, ‘정년이 연장되는 경향이 있어 애사심이 투철하다’고 할 수 있다.

양국의 기업들은 저마다 강점이 있으므로 어느 쪽이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시장의 특성, 시대의 니즈, 타이밍으로 말미암은 일시적 우열 혹은 승패로 나타날 따름이다. 필자가 보기에 이를 상징하는 것이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의 김연아와 일본의 아사다마오 간 피겨 스케이트 경쟁이었다. 김연아는 일찍부터 악셀 점프로는 경쟁력이 약하다고 판단, 일본에서 ‘모노즈쿠리(장인 정신에 입각한 최고의 제품 만들기-옮긴이)’라고 일컫는 신기술 개발 전략을 접었다. 그리고 캐나다로 가서 올림픽 심사위원의 선호도와 심사 형태를 면밀히 연구하며 연습했다. 연출력과 호소력, 바로 ‘마케팅’을 중시한 전략을 전개한 것이다. 반면 아사다 마오는 마지막까지 악셀 점프에 매달렸다. 즉, ‘모노즈쿠리’를 추구한 것이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는 선의의 경쟁자로서 세계 피겨 스케이트의 연기력과 기술력을 크게 향상시켰으며, 국경에 상관없이 세계적인 감동과 흥분,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하지만 우승을 향한 전략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두 사람의 승패를 갈랐다.

디자인 경영으로 승리한 한국 기업

한국 기업의 신흥국 시장 개척의 강점은 ‘디자인 경영’에서도 드러난다. 한중일의 기업 강점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일본 기업은 기술, 중국 기업은 원가, 한국 기업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기업의 강점을 디자인이라고 하면 선뜻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한국 제품이 디자인과 관련해 그다지 각광받지 못한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흥국 시장에서는 한국 제품이 잘 팔린다.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 제품의 색상은 일본처럼 세련된 게 아니라 현란하거나 화려하다. 그런데 신흥국 시장에서는 붉은색의 대형 냉장고가 잘팔린다. 기능도 다기능·고기능이 아니라 지극히 단순한 기능으로 특화되어 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디자인이야말로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표현하며, 기업의 우위성을 좌우한다”는 신념에 바탕해 디자인 경영을 중시한다. 디자인 거점은 서울,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런던, 밀라노, 상하이, 도쿄에 있으며, 600명의 디자이너가 일하고 있다.
LG그룹은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하여 이탈리아와 미국 등 5개국의 디자인연구소와 제휴하고, 세계 각국에서 200명이 넘는 마케팅 매니저가 수집한 현지의 니즈를 철저히 연구해 디자인에 반영한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부회장이 2006년 환율 악화 등으로 적자에 빠진 기아차를 ‘디자인 중시 경영’으로 흑자로 전환시켰다. 이를 인정받아 그는 2009년 8월 현대차그룹 부회장에 취임했다. 또한 기아차의 성공경험을 토대로 현대차에서도 디자인 경영을 강화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우수한 디자이너를 끌어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