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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아동 문학론 > 평론
· ISBN : 9788979734928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8-10-2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제1부
신화와 전설 그리고 설화
우리나라의 신화와 설화, 민담
아시아의 신화
배척된 이야기 북유럽의 핀란드 신화
중유럽의 헝가리 신화
남유럽의 그리스 신화
안데르센과 그림 동화
영미 동화
제2부
뮬란
하울의 움직이는 성
겨울왕국
인어공주
라푼젤
다크 나이트
백설공주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말레피센트
레드 라이딩 후드
헨젤과 그레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코코
돈키호테
부록
소설로 태어난 부산의 유물과 전설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신화는 무엇인가. 신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모두 신화인가. 세상사의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살아온 지구상에는 수많은 신들과 살아온 흔적이 남아있다. 그 모습들이 신화가 되는 데에는 신이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등장하는지가 중요하다. 신이 등장한다고 해서 모두 신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신화 연구가 조지프 캠벨은 시애틀 추장의 글을 읽어주며 인간의 삶과 자연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그는 이전에도 시애틀 추장의 글을 모아서 발표한 적이 있다.
“워싱턴에 있는 대통령은 우리에게 편지를 보내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뜻을 전합니다. 하지만 하늘을 어떻게 사고팝니까? …(중략)… 흐르는 강물은 그저 물이 아니라 우리 조상의 피올시다. 우리는 땅이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에 속한다는 것을 압니다. 우리가 핏줄에 얽혀 있듯이 세상 만물도 그렇게 얽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의 생각들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삶이란 컴퓨터나 자동차와 같은 기계문명의 혜택만으로는 결코 넉넉하지 못하다는 사실에 대해 깨닫게 된다.
그는 평생 동안 민담과 인류학에 나오는 해골에게 생명을 불어넣은 사람이다. 그는 세계의 신화가 지닌 주제에서 공통되는 요소를 찾아내는 일을 해왔다. 그의 말처럼 살아 있음의 ‘경험’을 찾고자 한 것이다.
신화의 세계를 더듬어 가다보면 지구촌 각 지역 민족의 전설과 민담이 하나의 뿌리로 연결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깨닫게 된다.
신화와 전설과 민담 혹은 설화의 세계란 인간과 자연이 생명력 넘치는 거대한 유기체로 화합하는 공간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인간의 믿음에 관련된 문학에서 인류 공통의 영적인 원리를 찾아내게 해준다.
이를테면 <스타워즈> 같은 서부극에서 우리가 초원 인디언, 나바호족의 모래 그림을 관통하는 원형의 이미지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그것들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고대의 이야기를 차용해 만든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신화란 단순히 신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수용자들에 의해 신성시되는 이야기를 뜻한다. 신이라는 개념 자체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초자연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그 힘을 성스럽게 생각하는 숭배자가 없고 그 신이 다스릴 영토가 없다면 악마나 도깨비 같은 잡귀에 불과할 뿐이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그리스 신화 같은 고대의 신화들은 이미 신화일 수 없다. 구비문학으로서, 단지 한때 신화였던 이야기일 뿐이다.
전설이나 민담이라는 개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정의될 수 있다. 전설은 실재했던 이야기나 실제 인물을 통해 어느 정도의 증거물이 남아 있는 이야기를 뜻한다. 민담은 신화도 전설도 아닌 것, 즉 이야기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모두 꾸며낸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구비 전승된 설화 문학의 갈래들인 신화와 전설과 민담을 구분케 해주는 힘은 이야기 자체의 본성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수용자들에게 주어져 있다. 어떤 신화도 영원한 것일 수는 없다.
설화는 본질적으로 오락성을 띤다. 신화나 전설은 사회적 맥락이 큰 데 반하여 설화는 사회적 맥락이 작고 그 범주가 좁혀진다고 볼 수도 있다. 설화는 공간이 현실적이든 비현실적이든 보통의 현실에서는 흔하지 않은 것이다. 조금 모자란 인간이나 동물이 자기의 능력은 생각하지 않고 무턱대고 어떤 문제에 나서서 마침내 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처지가 급상승되는 것을 만끽하는 내용이다. 또한 낙관적 세계 인식에 입각한 자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갈래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원시 시대·고대국가 시대에 신화가 서사시로서 널리 향유되었다면, 그 바탕이 된 신화적 질서 또는 주술적 질서가 의심되기 시작하면서 신화는 위축되고 전설이나 민담이 널리 생산되고 향유되기에 이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설화와 민담은 전설과 상보적(相補的) 관계를 유지하면서 당대인의 소박한 현실적 소망을 간접적으로나마 만족시켜주었다.
동물 우화는 완전한 동물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다. 이때 각각의 동물들은 어느 정도 그 종의 전형적 속성을 띠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은 인간 사회에서 특정 인간형이 갖는 속성이나 태도를 암시한다. 그리하여 인간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개별 인간들의 행동 방식, 인간관계 등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비판하며 암시적으로나마 어떤 교훈을 제시한다.
그런 점에서 동물 우화는 동물이 등장하는 민담 중에서 윤리적 성격이 가장 강하다. 설정된 공간이 현실적이든 비현실적이든 여기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보통의 현실에서는 흔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한 사건의 결과도 상식적 수준 이상으로 행복한 것이다.
- '신화와 전설 그리고 설화'
신화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