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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사회/역사/철학 > 전쟁/평화 이야기
· ISBN : 9788980403639
· 쪽수 : 156쪽
책 소개
목차
추천사
똑똑똑, 평화 있어요?
인물 소개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평화가 늘 나와 함께할 수는 없을까? 가끔씩 평화가 사는 곳이 어디인지, 내가 깨어 있는 어느 날 평화를 찾아갈 수는 없는지 생각해 보곤 한다.
마침내 잠이 들었을 때, ‘똑똑똑’ 하고 방문을 두드리는 커다란 소리가 나를 깨웠다. 시계를 보았다. 새벽 한 시! 나는 겉옷을 대강 걸치고, 앙주가 물어뜯어 오른쪽 뒤꿈치가 떨어져 나간 양털 덧신을 신고는 방문을 향했다. 앙주는 우리 집 개에게 내가 지어 준 이름이다. 앙주는 불어로 ‘천사’라는 뜻이다. 물론, 앙주가 내 덧신 뒤꿈치를 물어뜯던 날은 천사가 아니었지만.
“어서 문을 열어요.”
문 저편에서 들리는 한 남자의 목소리가 내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나는 최대한 낮고 굵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실제보다 내 키가 좀 더 커 보이기를 기대하며…….
“누구세요?”
“나는 루서라고 해요.”
진심이 담긴 목소리였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움이라고요?”
“네, 평화가 풀려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천사 평화 말인가요?”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맞아요. 당신이 평화의 친구가 아닌가요?”
“네, 그럴걸요.”
“좋아요.”
안심한 목소리였다.
“무슨 일이 생겼나요?”
“평화가 붙잡혔어요. 부술 수도 없는 유리 감옥에 갇혀 나오지 못해요.”
“오, 이럴 수가.”
나는 믿을 수 없었다.
“네, 그래요. 평화의 양 날개가 벌써 축 처지기 시작했어요. 평화는 당신을 필요로 해요. 너무 늦기 전에 말이에요.”
루서가 하는 말에 믿음이 갔다. 부모님이 낯선 사람에게는 절대 문을 열어 주지 말라고 하셨지만, 루서는 전혀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문을 아주 조금만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 거기에는 덩치가 크고 잘생긴 갈색 곰 한 마리가 서 있었다. 그 곰은 검정색 정장에 잘 다림질한 하얀 셔츠를 입고 가느다란 검은색 넥타이를 반듯하게 매고 있었다. 그리고 앞발에 든 손수건으로 계속 이마를 가볍게 두들겼다.
“서둘러야 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루서가 열린 문틈으로 앞발을 내밀어 내게 악수를 청했다.
털북숭이 앞발이 얼마나 보드라운지,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 온 팔을 껴안고 싶었지만, 나는 말을 잃은 채 그저 말똥말똥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때까지 곰이랑 대화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요, 이미 해 봤잖아요.”
아니, 이런! 내 마음을 읽고 있었다. 순간 내가 세 살 때 로지 고모한테서 받았던 테디 베어와 루서가 똑같이 닮았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때 나는 그 테디 베어와 늘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어디로 가야 하는데요?”
나는 엉겁결에 불쑥 묻고 말았다.
“세 가지 열쇠를 찾으러 갑니다.”
“세 가지 열쇠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