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80694297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0-10-3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가을 아침 / 광흥사 마당 / 꿈길 따라가면 / 금대암 / 길이 없을 때까지 / 꽃놀이 달놀이 봄놀이 / 날이 가면 / 눈 피고 꽃 내리던 그날 / 늙은 여류 / 다시 시월에 / 다시는 / 말하자면 / 산다는 일은 / 저녁 기도 / 조용하면 들리는 것 / 계량컵
제2부
갇혀서, 봄 / 19세기식 데이트 / 꿈, 이별 연습 / 계요등 / 꿈 깨라 / 우리 옆집 / 보고 싶고 그립고 / 동행 / 들꽃 / 다시 만나다 / 아시나요, 당신? / 옛 사람 / 꽤 괜찮은 일 / 청사포 / 진달래꽃 / 떠나가던 날
제3부
경상도 아부지 / 나비야 나비야 / 미처 못 배운 것 / 반성문 / 손님 / 살맛 / 아가들이란 / 아빠, 시원하고 있습니다 / 깨고락지 만세 / 초보 / 비밀 하나 / 법 / 성묘 / 병원 / 더불어 산다 / 보다 더 다운
제4부
가당찮은 꿈 / 갱년기 / 깨어 있으라고 / 다 그런 거 아닌가요? / 박주가리 / 봄눈 / 아가시, 아카시아 / 어떤 날 / 안부 / 우수 경칩 / 잊지 못할 날 / 출입 금지 / 잡라담화면배 / 그리 말하시니, 저는 / 차례차례 / 팔자에 없는 일
제5부
BUS STOP / e편한세상 / 개 발에도 땀 날 때 있거든 / 공원묘지 / 그녀가 춤을 춘다 / 낯선 밤 / 신 아라비안 나이트 / 어찌 아셨는지요? / 자화상 / 어느 하루 / 제가 선녀였을까요? / 하수구에 버려진 엽서 한 장 / 그러신가요, 당신도 / 나도 모르는 일 / 사서 하는 걱정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무 데도 못 간다
입을 안 막고는
돌아다니는 것도 안 된다
사람도 삶길 것 같은
한낮 땡양지에 서서
비행기 가는 하늘을
넋 놓고 보다가
하염없이
버스 노선표를 본다
어디든 가야 되는데
그래야 살 것 같은데
미치겠다
―「잡라담화면배」
삼월에 펑펑 눈 내려
피어나던 동백꽃 봉오리째 얼고
어설프게 덤벼들던 나도
같이 얼던
남쪽 절집, 미황사
언 몸을
탁배기 한잔 짠지 한 젓갈로 녹이던
그날이
꽃보다 더 진하게 남아서
살면서
거길 언제 또 가보나
생각만 참 아득하다가
어찌어찌 연이 닿아 다시 간 삼월
그 술
다시 마셔 보니
그때 맛이 아니다
맛난 짐치가 없어선가, 눈이 안 내려선가
몇 잔을 거푸 마셔도 싱겁다
딱 고만큼만 그리워하다 말 걸
하면 안 되는 일도 있는 것을
참 일찍도 알았다
―「눈 피고 꽃 내리던 그날」
스트레칭 로라가 있는
늙은이들이나 오는 공터에
어느 아버지가 텐트를 쳤다
마누라는 입이 닷 발이나 나와
돌아앉았고
겨우 걷는 둘째는
텐트에서 나무 벤치까지
먹을 것을 나르느라 바쁜데
그것도 눈이라고
제 엄마 한번 보고
아빠 한번 보고
여섯 살 장남이 소리친다
아빠, 시원하고 있습니다
―「아빠, 시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