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82228049
· 쪽수 : 600쪽
· 출판일 : 2025-09-01
책 소개
시대와 문명을 초월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
인간과 세계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 ‘인간의 가치 탐색’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시대와 문명을 초월해 인류가 수천 년 동안 던져온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다. 그러나 그 답을 찾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았다.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문명 전개의 지구적 문맥 편찬위원회가 펴낸 『인간의 가치 탐색』은 이 오래된 질문에 대한 새로운 길잡이를 제시한다.
문명을 만들고 자기 자신을 만들어가는 인간
역사의 오류를 수정하며 세계를 변화시켜가는 인간
‘후마니타스(HUMANITAS)’
이 책은 인간을 단순히 태어나고 죽는 생명체로 보지 않는다. 대신 인간은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탐구자, 끊임없이 자신과 삶을 만들어가는 발명자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문제 앞에서 단순히 해답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해답을 발명하고, 때로는 과감히 혁신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의 가치 탐색』은 인간 이해를 위한 ‘세 가지 열쇠’를 제시한다.
첫째, ‘인간은 자기 자신을 발명하는 존재’다. 인간은 성장과 변모를 통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새롭게 만들어간다. 인간은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탐구자이자 자기 발명자다.
둘째, ‘인간은 해답을 발명하는 존재’다. 인간은 문제 앞에서 기존의 답을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해법을 창안한다. 공자, 예수, 칸트가 남긴 말 역시 “타인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는 공통 문제에 대한 서로 다른 시대의 해답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언어를 단순히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떤 질문과 문제에 대한 응답이었는지를 파악하고, “그 해답이 지금도 유효한가?”라는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셋째, ‘인간은 자기 삶을 만들고 발명하는 존재’다. 모든 생명체가 태어나 살다가 죽지만, 인간은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자기 삶에 책임을 지는 점에서 특별하다. 볼테르의 묘비명, 이오덕의 소박한 무덤, 사마천의 “태산보다 무겁고 새털보다 가벼운 죽음”은 모두 “어떻게 살았는가”라는 질문의 답이었다. 이렇듯 인간은 삶에 의미와 목적을 부여하며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다.
요컨대 『인간의 가치 탐색』은 인간을 “자기 삶과 해답의 발명자”로 바라보며, 인간이 문명을 전개해오는 과정에서 추구하고 탐색해온 가치들을 추적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인간형 ‘후마니타스(humanitas)’는 문명을 만들고 문명에 참여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만들어가는 인간, 문명을 성찰하고 문명의 잘못된 궤도를 수정함으로써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보려는 인간을 말한다. 그는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응답할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해온 자다. 문명의 아침이 열린 이후 지금까지 인간이 전개해온 그 모색의 긴 과정이 ‘가치 추구와 탐색의 여정’이다. 『인간의 가치 탐색』을 통해 독자는 오랜 서사의 중요한 순간과 장면들을 만나고, 인간의 사랑과 욕망과 행동의 동기들을, 그의 꿈과 희망의 목표 지점을 이해할 단서들을 발견할 수 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판단과 선택, 사랑과 우정, 욕망과 행복, 개인과 공동체, 나와 타자, 공감과 관용 등 인간 삶의 본질적 주제를 다룬다. 각 장에는 동서양의 고전에서 발췌한 텍스트가 실려 있으며, 이는 단순한 과거의 문헌이 아니라 오늘을 향한 생생한 메시지로 제시된다. 저자는 고전 읽기를 “대화”로 규정하며, 고전이 독자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상상력을 자극해 삶을 다시 발명하도록 이끈다고 강조한다. 공자나 예수, 칸트의 말이 오늘날에도 힘을 갖는 이유는, 그것이 시대를 넘어 오늘 우리의 질문에 응답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기후 위기, 사회 불평등, 민주주의의 위기, 공동체의 붕괴와 같은 근본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스스로 해답을 만들어내는 힘이다. 『인간의 가치 탐색』은 바로 그 힘, 즉 질문하고 성찰하며 새로운 해답을 발견하고, 발명해가는 인간의 능력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나는 이 지상에 왜 없지 않고 있는가? 나는 왜 사는가? 내 삶의 의미와 목적은 무엇이며 누가 주는 것인가? 나는 왜 이것은 좋아하고 저것은 싫어하는가? 나는 왜 친구들을 사랑하고 또 증오하는가? 나를 좌절시키는 것은 무엇이며 그 좌절을 이겨낼 힘을 어디서 얻을 수 있는가? 나는 도대체 누구이며 나를 나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나’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디서 어떻게 형성되는가?” (<책머리에> 중에서)
『인간의 가치 탐색』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이런 근본적 물음에 독자가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돕는다. 인간은 질문하는 순간 탐구자가 되고, 성찰하는 순간 자기 삶의 발명자가 된다. 인간을 이해하는 과정은 곧 끊임없이 질문하고 성찰하며 자기 삶을 빚어가는 과정과 같다. 이 책은 그 길을 비추는 성실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 4
CHAPTER 1 호모 에로티쿠스―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1. 내 인생의 세 가지 열정 • 버트런드 러셀 … 20
2. 에로스의 기원과 성질 • 플라톤 … 22
3. 필리아(philia): 우애에 대하여 • 아리스토텔레스 … 34
4. 인(仁)이란 무엇인가 • 배병삼 … 40
5. 공감하는 유전자 • 요아힘 바우어 … 52
6. 에로스와 문명 • 지그문트 프로이트 … 58
7.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 66
8. 남녀의 짝짓기 전략 • 전중환 … 76
9. 세 가지 사랑 이야기 • 오비디우스 … 84
10. 지독한 우정 • 공선옥 … 102
한 조선 여인의 편지 … 50
그때 • 허수경 … 83
CHAPTER 2 소유와 행복의 역설―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1.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 헤로도토스 … 116
2.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 • 로버트 스키델스키/에드워드 스키델스키 … 124
3. 부르주아 사회에서 화폐의 힘 • 카를 마르크스 … 136
4. 현대 문화에서의 돈 • 게오르크 짐멜 … 140
5.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 행복이란 무엇인가 • 아리스토텔레스 … 150
6. 행복이라는 이름의 형벌 • 파스칼 브뤼크네르 … 164
7. 이기적 인간을 위한 변명 • 양주 … 170
8. 행복한 자아를 팝니다 • 에바 일루즈/에드가르 카바나스 … 180
9. 우리는 소비를 통해 무엇을 얻는가 • 장 보드리야르 … 194
10. 보석 • 기 드 모파상 … 208
유용(有用)과 무용(無用)의 사이에서 • 장자 … 158
수바 비구니와 난봉꾼 • 『쿳다까 니까야』의 「테리가타」 … 204
기다리는 사람 • 최지인 … 163
이력서 쓰기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 203
CHAPTER 3 자유를 향한 몸짓―우리는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는가
1.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 • 넬슨 만델라 … 216
2. 개인의 탄생 • 로베르 르그로 … 226
3. 자연적 자유에서 정치적 자유로 • 존 로크/장자크 루소/토머스 홉스 … 232
4. 자유론 • 존 스튜어트 밀 … 240
5. 소요유(逍遙遊) • 장자 … 246
6. 군중심리 • 귀스타브 르 봉 … 252
7. 두 가지 자유 • 이사야 벌린 … 264
8. 자본주의와 자유 • 밀턴 프리드먼 … 272
9. 신자유주의와 자유의 위기 • 한병철 … 282
10. 지속 불가능한 자유주의 • 패트릭 드닌 … 290
11. 나는 편의점에 간다 • 김애란 … 300
문화 산업을 통한 대중의 획일화 • 아도르노/호르크하이머 … 258
슬픔이 없는 십오 초 • 심보선 … 299
CHAPTER 4 불환빈 환불균 (不患貧 患不均)―고르지 못한 세상, 어떻게 대응할까
1. 천도(天道)는 있는가 • 사마천 … 314
2. 정언명령 • 이마누엘 칸트 … 322
3. 공리의 원칙에 대하여 • 제러미 벤담 … 330
4. 도덕은 동감에서 나온다: 도덕감정론 • 애덤 스미스 … 334
5. 인간이 인간인 이유: 맹자의 정의론 • 배병삼 … 344
6. 차별 없는 사랑, 겸애 • 묵적 … 358
7. 악의 평범성: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한나 아렌트 … 366
8.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로랑 베그 … 372
9. 수치 • 프리모 레비 … 380
10. 전태일 평전: 바보회의 사상 • 조영래 … 390
11. 안티고네 • 소포클레스 … 400
12. 불평등의 대가: 분열된 사회는 위험하다 • 조지프 스티글리츠 … 422
13. 변명 • 이병주 … 432
기게스의 반지 • 플라톤 … 318
나는 걷는다 • 이문재 … 329
어떤 관료 • 김남주 … 343
CHAPTER 5 환대의 식탁―타인은 내게 누구인가
1. 누가 이웃인가 • 루가의 복음서 … 450
2. 우리는 왜 이웃을 사랑하기 어려운가 • 지그문트 프로이트 … 452
3. 만물은 서로 돕는다: 상호부조론 • 표트르 크로포트킨 … 464
4. 재난 속에 피어난 공동체 • 레베카 솔닛 … 470
5. 협력의 진화 • 리처드 도킨스 … 480
6. 공동체를 지탱하는 사회자본 • 로버트 퍼트넘 … 490
7. 대동서(大同書) • 캉유웨이 … 498
8. 대도시와 정신적 삶 • 게오르크 짐멜 … 510
9. 우정의 조건 • 김현경 … 520
10. 에밀리에게 바치는 한 송이 장이 • 윌리엄 포크너 … 534
얼굴 • 에마뉘엘 레비나스 … 460
공동체에 대한 헌신 • 페리클레스 … 486
영원한 평화를 위한 세 번째 확정 조항 • 이마누엘 칸트 … 530
있다 • 진은영 … 459
방문객 • 정현종 … 529
업힌 • 안희연 … 533
CHAPTER 6 호모 프로스펙투스―더 나은 삶을 향한 꿈
1. 인공 지능의 타자로서의 인간 •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 546
2. 상호의존의 정치학: 돌봄민주국가 • 김희강 … 554
3. 모두를 위한 평등 • 김지혜 … 560
4. 지구의 파괴를 더 이상 성장이라 불러서는 안 된다 • 마야 괴펠 … 570
5. 인기 있는 디지털 자아 • 라우라 비스뵈크 … 580
6.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 588
저자소개
책속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삶을 사는 것인가? 이웃은 내게 누구이며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세상의 타자들과 내가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어떻게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내 식탁에 어떤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은가?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가? 정의와 연대할 수 있는가? 고르지 못한 세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어찌할 것인가? 정의가 실종하고 정의롭지 못한 일들이 내 인생을 덮칠 때 나는 어떻게 대응하는가? 명령과 복종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때 어찌할 것인가? 미칠 것인가, 도망칠 것인가, 저항할 것인가? 불의한 것에 굴복할 것인가? 국가는 내게 무엇이며 애국심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은 사랑과 배반, 성공과 실패, 영광과 수치의 모든 순간에,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판단을 행사해야 하는 모든 순간에 우리가 만나게 될, 그리고 만날 수밖에 없는 질문들이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질문이며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본질적 질문이다. 이 책은 그 본질적 질문들을 만나고 그 질문의 도전에 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기획되었다. (책머리에)
“열네 살 때 나는 자살을 생각했다. 인생이 너무 따분하고 지루했기 때문이다. 그 따분한 인생을 앞으로 수십 년은 더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견딜 수 없었다.” 버트런드 러셀이 『자서전』 (1967~1969)에 써넣은 한 대목이다. 자살을 생각했던 아이는 자라서 한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 옥스퍼드대학교 교수,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을 이끈 인권 운동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되었고 98세까지 살았다. 그가 말년에 돌아본 그의 일생은 열네 살 때 그를 따분하게 했던 그런 인생이 아니었다. 그의 삶을 이끈 뜨거운 열정과 그가 평생을 바쳐 추구한 가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의 글은 그가 자서전에 쓴 프롤로그다. (<내 인생의 세 가지 열정>)
사랑이란 무엇인가? 무엇이기에 사람들은 그것 때문에 기뻐하고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는가?
우리를 환희와 비탄, 천국과 지옥 사이를 오가게 하는 것이 ‘사랑(에로스)’이라면 이는 도대체 사랑의 어떤 성질 때문인가? 에로스에 대해 최초의 철학적 탐구를 시도한 사람은 플라톤이다. 그의 대화록 『향연 (Symposium)』은 사랑/욕망이라는 문제를 다룬 강력한 텍스트이며 대학이 계승하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사랑과 욕망에 관한 후대의 저작들 가운데 『향연』의 통찰에 빚지지 않은 경우는 없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이 저술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향연』은 어느 날 여섯 명의 아테네 지식인들이 모여 ‘에로스’에 관해 발언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두 편의 발제문이 수록되었다. 하나는 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에로스론이고 다른 하나는 소크라테스의 에로스론이다. (<에로스의 기원과 성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