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을 기억하나요

1 신촌을 기억하나요
꿈의 집합
기다리는, 끝
옛집
바람산
신촌을 기억하나요·1
신촌을 기억하나요·2
신촌을 기억하나요·3
마트료시카의 잠꼬대
담일
안녕 이레나
성재수간도
새벽 세 시, 안개가 흐르고
사랑인가 사랑이 아닌가
눈동자가 비칠 만큼

2 그림자의 그림자
그늘을 들이마시다
혼잣말을 주무르는
카지노
무대는 타오르고 있었다
3분만 더
어느 비가를 보았다
뒤집힘을 포착한다
꽃이 핀 아몬드나무
벙어리 조각가
그림자의 그림자
몸, 도끼를 휘두른다
거울 속의 거울
세탁이 안에서 잠들고
농현

3 우리 가운데 오시어
마중물
지문은 어디에나 있다
누에바 칸시온
벽이 하얗다면
도마뱀붙이
우리 가운데 오시어
길 위의 길, 물 위의 물
사방라드
우주선 안에서
배꼽을 인터뷰하다
속살을 아는가
전선주 베러 가자
쇄빙선을 찾아라
개기일식

4 비는 물 위를 걷는다
설피밭
배롱나무에게 가는 길
비자나무는 벼락을 품고
비는 물 위를 걷는다
황칠나무와 굴거리나무 사이
네 안에 내가 있다
낙우송
봄, 봄
겨울늪
눌러 눌러
직사각형을 그리는 즐거움
다른 모든 물방울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물방울
백비탕, 지금은
다시 고구마를 먹는다

5 열 손톱이 가면을 쓴다
연한 커피를 마시며
홀로 시들어간다
반성이 죽다
폭탄을 삶다
퇴근길
봐라, 북극성이 뒤를 쫓는다
7월 7일
일부러 먼길로
우산
더 할 말은 없다
굳은살은 얼지 않는다
아침을 갈아 마신다
열 손톱이 가면을 쓴다
내 말이 휩쓸려가고 있을 때

해설·감춤의 미학으로 표현한 일상 / 이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