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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90946421
· 쪽수 : 420쪽
· 출판일 : 2025-11-1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_ 효(효)에서 충(충)을 꽃피운 모의장군 최대성
초암산 정기 / 돌잔치 / 을묘왜변 / 서당공부 / 대장부의 산 / 우계정 입실
충효당 / 아내 진원 박씨의 죽음 / 활쏘기대회 / 무과급제 / 훈련원 사직
열선루 회동 / 전라좌수영 지원 / 유비무환 1 / 유비무환 2 / 본영 거북선
거북선 화포 시범사격 / 왜군 침략 / 이순신의 장계 / 전선(戰船) 점고
출전 제문 / 경상도 출전 / 폭풍전야 / 옥포해전 / 부모 생각 / 2차 출전
특별휴가 / 사곡마을 가는 길 / 부모 봉양 / 3차 출전 / 연전연승 / 효(孝)와 충(忠)
5차 출전 / 싸움을 피하는 왜적 / 모의장군 / 어명이오!
보성, 흥양의병군 합동전투 / 거차포전투 / 안치혈투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1차전에서 판옥선만으로도 승리했은께 2차전에서는 대장 나으리 말씸대로 애껴둔 거북선으로 적덜 사기를 완전히 꺾어부러야겄지라. 하하하.”
1차 출전의 승전으로 자신감을 얻은 장수들이 정운의 큰소리에 모두 따라서 크게 웃었다. 화기애애한 장수 회의였다. 웃지 않은 장수는 옥포해전 중 거제도 산으로 도망치는 왜적을 추격하다가 조총의 탄환에 부상당한 최대성뿐이었다. 이순신이 눈치를 채고 장수 회의가 끝난 뒤 최대성만 동헌방에 남게 했다.
“한후장은 근심거리가 있는겨?”
“대장 나으리, 지가 고로코름 보이신게라우?”
“우덜이 웃고 있는디 한후장만 입을 다물고만 있드라니께. 거제에서 적을 쫓다가 부상당해서 그려? 적을 가볍게 여기구 용맹이 넘치는 것두 위태로울 수 있는겨. 내가 볼 때는 한후장은 참모가 맞아. 다음 출전 때는 참모를 맡길겨.”
“사실은 노환 중인 부모님을 걱정허고 있습니다요.”
“고충이 있으믄 털어놔야 허는겨. 나두 아산에 겨시는 어머님 소식이 궁금혀. 낼이라두 나장을 보낼겨.”
“지는 전시라 움직일 수 읎, 성 밖 양민에게 부탁해보겠습니다요.”
“그려. 얼릉 찾아봐.”
동헌을 나온 최대성은 도롱이를 걸치고 서문 밖으로 나갔다. 이순신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부모를 생각하고 있다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부모 생각>
조선수군이 퍼붓는 한나절 이상의 화포 공격이었다. 왜선들은 한꺼번에 불타면서 불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조선수군들은 왜선을 버리고 바다로 뛰어드는 왜수군을 보는 족족 활과 갈고리로 사살했다. 한산도 바다는 왜수군들의 핏물로 번졌다.
“쩌어기 적선 밑에 숨어 있다. 죽여라!”
“층각에 왜놈 수괴가 있다!”
특히 중위장 순천부사 권준은 제 몸을 잊고 돌진하여 왜의 층각대선 1척을 쳐부수어 왜장을 비롯하여 왜수군 열 명의 머리를 베고 우리나라 남자 1명을 산 채로 구했다. 중부장 광양현감 어영담도 돌진하여 왜의 층각대선 1척을 쳐부수고 부상당한 왜장을 대장선으로 데리고 갔는데 말이 통하지 않고 화살을 맞은 것이 중상이므로 즉시 목을 베었으며 12명의 왜수군 머리를 베고 우리나라 남자 1명을 구했다.
뿐만 아니라 우부장 사도첨사 김완은 왜대선 1척을 쳐부수어 4명의 왜수군 머리를 베었고, 또 두 척을 쫓아가서 깨뜨리고 불태웠다. 전부장 방답첨사 이순신 역시 왜대선 1척을 쳐부수어 4명의 왜수군 머리를 베었다. 또, 좌귀선 돌격장 이기남은 왜대선 1척을 쳐부수어 7명의 왜수군 머리를 베었고, 좌별도장 윤사공과 가안책은 층각선 2척을 바다 가운데서 사로잡아 6명의 왜수군 머리를 베었다.
좌부장 낙안군수 신호는 왜대선 1척을 사로잡아 7명의 왜수군 머리를 베었고, 좌척후장 녹도만호 정운은 층각대선 2척을 화포로 당파하여 3명의 왜수군 머리를 베고 우리나라 사람 2명을 산 채로 구출했다.
우척후장 여도권관 김인영은 왜대선 1척을 쳐부수어 3명의 왜수군 머리를 베었고, 유군장 발포만호 황정록은 층각선 1척을 쳐부수어 2명의 왜수군 머리를 베었다.
우별도장 송응민은 2명의 왜수군 머리를 베었고. 흥양통장 최천보는 3명의 왜수군 머리를 베었고, 참퇴장 이응화는 1명의 왜수군 머리를 베었다. 우귀선 돌격장 박이량도 1명의 왜수군 머리를 베었고, 장수 손윤문은 왜소선 2척에 화포를 쏘고 산 위까지 왜수군을 추격했으며, 장수 최도전은 우리나라 소년 3명을 구했다.
나머지 왜대선 20척, 중선 17척, 소선 5척은 좌우도의 여러 장수들이 합심하여 불살라 수장시켰는데, 화살을 맞고 물에 빠져 죽은 왜수군의 숫자는 헤아릴 수 없었다. 그리고 왜선을 버리고 도망친 왜수군은 4백여 명이나 되었다.
이로써 한산해전은 조선수군 연합군의 완벽한 승리였다. 다만 이전의 전술과 달리 한산도 바다 가운데로 유인하여 접전한 전투였으므로 조선수군의 사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사상자 없는 이전의 싸움과는 확실히 달랐다.
<연전연승>
최대성은 본영에서 아버지 최한손의 부음을 듣자마자 이순신에게 보고했다. 그런 뒤 군마를 타고 사곡마을에 달려왔을 때는 벌써 집안 머슴들이 선산에서 산역(山役)을 하고 있었다. 유택 자리는 최한손이 생전에 풍수를 불러 정해둔 자리였고, 최대성도 두리동 형제와 함께 가본 곳이었다.
나라가 사변 중이므로 장례는 삼일장이었다. 내일이면 상여가 집에서 나가는 날이었다. 최대성 집은 본채, 안채, 별채, 충효당 등등 할 것 없이 친인척 조문객들로 북적거렸다.
가을 하늘은 보성만처럼 푸르렀고, 오후의 햇살은 대숲 깊숙이 스며들었다. 최대성은 사랑방으로 들어가 갑옷을 벗고 갑술이 가지고 온 상복으로 갈아입었다. 조문객들이 부담스러워할까 봐 빨리 갑옷을 벗었다. 노환을 오랫동안 앓다가 숨을 거둔 때문인지 두리동 형제는 생각보다 담담했다.
“동상, 너무 상심마소. 날씨가 도와준 덕분에 산역이 순탄허네.”
“아버님께서는 사계 중에 가실을 젤로 좋아허셨는디 하늘이 도운 거 같그만.”
인명재천인 데다 이미 예고된 별세였으므로 최대성도 두리동 형제 못지않게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다만 임종을 보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뼛속 깊이 비통해지는 회한은 없었다.
“아버님은 본채에 겨시제?”
“본채 큰방에 겨시그만.”
최대성은 본채 큰방으로 갔다. 10폭 병풍 뒤에 최한손은 깊은 잠에 빠진 듯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두리동이 와서 병풍을 한쪽으로 밀쳤다. 최대성은 엎드려 큰절을 두 번 했다. 그런 뒤 아버지 최한손에게 가까이 가서 무릎을 꿇었다. 최대성이 아버지 최한손의 손을 잡았다. 손은 가벼웠고 얼음처럼 차가웠다. 전해오는 차가운 기운이 최대성의 감정을 북받치게 했다. 최대성은 목구멍을 넘어오는 감정을 꾹 눌렀다.
잠시 후 최대성이 혼잣말을 했다.
‘아버님, 대성이가 왔어라우.’
‘가실 때 뵙지 못해서 죄송해라우.’
최대성은 최한손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효(孝)와 충(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