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피와 비밀 이름

페피는 물 속으로 들어가 울퉁불퉁한 악어 등에 올라탔어요. 악어는 물속에서 나와 무덤 골짜기로 갔지요. 그리고 페피를 등에 태운 채 계단을 내려가 무덤 안으로 들어갔어요. 페피 아버지는 너무 놀란 나머지 붓을 떨어뜨리고 말았어요.

"당신 아들은 멍청할 만큼 용감하더군. 하지만 내 이름은 잘 맞혔지. 빨리 일을 끝내시오, 난 이곳에 오래 머물 수가 없소." 악어가 말했어요.

페피 아버지는 자기 옆에 있는 끔찍한 악어를 보면서 날카로운 이빨이 무수히 박힌 무서운 세베크 신의 머리를 그렸어요. 덕분에 완성된 그림에서는 신다운 위엄이 느껴졌어요. 얼룩 고양이가 또 들어와 구경을 했어요. 그래서 야자나무 뒤에서 세베크 신을 바라보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도 함께 그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