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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83947192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2-09-25
책 소개
목차
그림엽서 판매원
초록빛 하늘로 난 물길
하늘 가득 커다란 그림
사거리에 묻은 보물
옛날에 하늘을 받치던 나무
지구가 끌어당긴 남자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두 사람
호세 씨가 찾는 사람
별이 투명하게 비치는 커다란 몸
에밀리오의 출발
후기 또는 티오의 인사
리뷰
책속에서
핍 씨는 나를 언덕 중턱에서 바다를 향해 서게 하더니 조금 위쪽에 서서 셔터를 눌렀다. 다 끝나고 카메라를 정리한 그가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이 사진도 그림엽서로 만들어줄게. 그 엽서를 받는 사람은 반드시 널 만나러 올 거야. 이건 1년 한정이 아닌 무기한으로 해두자. 네가 나중에 어른이 돼서 정말로 좋은 사람이 생기거든 그때 써. 언젠가 도움이 될 날이 올 거야.”
너무 먼 훗날의 일로 느껴졌지만, 나는 이 특별한 호의에 무척 고맙다고 말했다.
남자는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고, 하늘을 향해 불꽃을 쳐들었다. 가늘고 파란 불이 선처럼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그 앞에서 빨갛고 둥근 불구슬이 타기 시작했다. 남자는 손을 움직여서 그 빨간 불로 하늘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손의 움직임에 따라 하늘에 빨간 물고기 그림이 나타나더니 노란색이 되었다가 녹색이 되었다가 사라졌다. 그다음은 새였다. 이 섬에 사는 토토파이라고 불리는 새가 높은 하늘에 떠올랐다. 다음에는 돼지. 모두가 손뼉을 쳤다. 다음은 섬의 큰 달팽이, 그다음은 야자나무, 마지막으로 남자는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다. 내 얼굴이었다. 모두가 나를 보며 킥킥거렸다. 남자도 싱글벙글하면서 뽐내듯이 나를 힐끗 봤다. 나는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졌다.
“이 섬이 왜 이렇게 좋아진 걸까?”
톰 씨가 자신에게 묻는 것처럼 중얼거렸다.
“그런 곳이 있어. 난생처음 왔지만 계속 그곳에 오기 위해 살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땅. 드디어 한 인간으로서 자신과 만나는 땅. 톰한텐 여기가 그런 곳이야. 남쪽 바다, 그 넓은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조용하고 밝은 섬. 아름다운 바다와 야자나무와 느긋한 사람들. 그리고 그 섬의 친절한 남자아이.”
“도모코 씨는요?”
“난 톰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대환영이야. 이 섬에 머무는 이유라기엔 좀 불순한가?”
그렇게 말하고 도모코 씨는 방긋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