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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83948601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9-04-10
책 소개
목차
1. 전학생 - 진진
2. 루아의 그림자 _ 한태민
3. 뱀 주사위 게임 - 강현
4. 국가 대표 - 서준우
5. 똑같은 머리핀 - 한루아
6. 막대 사탕 - 이시연
7. 마녀를 만나다 - 한루아
8. 의뢰인 - 진진
9. 마녀
리뷰
책속에서
“마녀가 소원을 들어드립니다? 전학생, 너 이거 어디서 났어?”
“응? 그냥 학교 앞에서….”
진진은 낯선 교실에 울리는 자기 목소리가 참 낯설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어리숙하고 순진한 목소리. 오랜만에 한국말을 해서인가? 익숙하지 않았다.
누군가 전단지를 빼앗아가 큰 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마녀가 당신의 소원을 이루어드립니다. 마녀의 집으로 오는 법은 골목으로 쭉 가서 세 번째 골목에서… 일곱 번째 골목으로….”
그때 한 여자아이가 나타나 전단지 뭉치를 낚아챘다. 열두 살 같이 보이지 않는 아이. 당당한 모습이 성숙해서 예쁘다기보다는 아름답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모습이다. (그림 1-1)
“이건 우리 루식스에서 접수한다! 알았지?”
“한루아, 그런 게 어디 있어?”
아이들이 항의했지만, 루아라는 그 애는 코웃음만 쳤다. 꽤나 건방진 태도였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은 곧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꼬리를 내렸다. 그저 루아가 내용을 공개해 주길 기다렸다. 꼭 말 잘 듣는 강아지들처럼.
방 한가운데는 커다란 등받이 달린 의자가 있었고 거기 누군가 앉아 있었다. 태민은 그게 마녀라는 걸 어쩐지 이미 알고 있었다. 어두운 옷을 입고 모자로 얼굴을 가렸
지만 보는 순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어둠은 마녀를 보호하는 듯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꼭 몸에서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는 것같이 보이기도 했다.
“나는 시간을 되돌리는 일은 할 수 없습니다.”
마녀는 뭔가 날카로운 것으로 목구멍을 벅벅 긁는 것 같은 소리를 냈다. 몇 년 동안 말을 안 한 것처럼 마르고 잠긴 소리 같기도 했다. 어쨌거나 마녀는 태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태민은 잔뜩 잠긴 목소리로 다시 소원을 빌었다. 루아에게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되돌릴 수 없다면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이 필요했다.
“소원을 이루어 드립니다. 하지만 그 값은 치러야 합니다.”
마녀가 아까보다 더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