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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중남미여행 > 중남미여행 에세이
· ISBN : 9788984056381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10-09-1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여행의 시작
북아메리카
1일째 헬로! 아메리카_미국 캘리포니아
4일째 도시 밖으로_미국 캘리포니아
6일째 사막에서 만끽하는 뜨거운 자유_미국 캘리포니아
10일째 지질학자 폴_미국 애리조나
12일째 Historic Route 66_미국 애리조나
14일째 그랜드캐니언에서 만난 자전거 여행자들_미국 애리조나
17일째 모뉴먼트밸리의 진실_미국 유타
25일째 외로운 네이튼_미국 뉴멕시코
38일째 오클라호마의 추녀_미국 오클라호마
50일째 텍사스 라이딩_미국 텍사스
97일째 미친 개미와 태풍 돌리_미국 텍사스
중앙아메리카
99일째 드디어 멕시코로_멕시코 타마울리파스
101일째 행복한 산골 마을 코요테_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
109일째 멕시코 코카콜라_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
111일째 펑크 아홉 번의 교훈_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
112일째 소방서에서의 하룻밤_멕시코 베라크루스
117일째 멕시코 불량 경찰_멕시코 베라크루스
124일째 가난하지만 넉넉한 사람들_멕시코 치아파스
141일째 위험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과테말라_과테말라 과테말라시티
144일째 서민의 눈물, 치킨 버스_과테말라 과테말라시티
145일째 자유로운 여행자, 슈시_과테말라 사카테페케스
146일째 관광지에서 명상을_과테말라 사카테페케스
172일째 스페인어 천국_과테말라 사카테페케스
176일째 꽃길을 달리다_엘살바도르 아우아차판
188일째 엘살바도르에서 느낀 한국의 정_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
190일째 사탕수수의 교훈_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
192일째 온두라스에서의 하룻밤_온두라스 촐루테카
193일째 중앙아메리카의 축구 열기_온두라스 촐루테카
195일째 똥개에게 물린 날_니카라과 치난데가
196일째 길 메우는 아이_니카라과 레온
224일째 생각하지 않는 연습_니카라과 마나과
229일째 풍요로운 해변의 나라_코스타리카 푼타레나스
232일째 국경 마을 아이들_코스타리카 푼타레나스
238일째 파나마에서 지루한 라이딩_파나마 파나마시티
251일째 슬픈 지상의 낙원, 산블라스_파나마 산블라스
253일째 호스텔 아저씨의 당황스러운 친절_파나마 산블라스
264일째 화물선 타고 콜롬비아로_파나마 푸에르또올발디아
남아메리카
291일째 I LOVE MEDELLIN_콜롬비아 안티오키아
296일째 마이꼴, 그리고 바랑키야 축제_콜롬비아 아틀란티코
330일째 흑인 꼬마 소매치기_에콰도르 피친차
343일째 지구의 중앙, 키토_에콰도르 피친차
344일째 아메리카의 영혼, 과야사민_에콰도르 피친차
364일째 해발 4,000미터에서 구르다_에콰도르 퉁구라와
375일째 태양의 나라, 페루로_페루 툼베스
380일째 밤하늘 가득한 사막의 별을 보며_페루 피우라
383일째 바람둥이 쎄씨_페루 람바예케
386일째 페루의 티코_페루 라리베르타드
388일째 와스카란 가는 길_페루 앙카시
390일째 와스카란 국립 공원_페루 앙카시
455일째 세계의 배꼽, 땅의 한가운데_페루 쿠스코
461일째 쿠스코에서의 생활_페루 쿠스코
463일째 고난의 연속, 그리운 한국_페루 쿠스코
471일째 잉카 문명의 절정, 마추픽추를 가다_페루 쿠스코
481일째 세상에서 가장 높은 수도, 라파스_볼리비아 라파스
484일째 야신타와 함께 차칼타야 봉우리로_볼리비아 라파스
492일째 도전! 와이나포토시_볼리비아 라파스
496일째 순수한 백의 세계, 우유니 사막_볼리비아 포토시
497일째 사막에서 아이와 군인 들이 살아가는 법_볼리비아 포토시
507일째 잔잔한 라세레나에서의 짧은 휴식_칠레 코킴보
529일째 일본 호스텔에서의 나의 화장법_칠레 발파라이소
531일째 휴양 도시 비냐델마르_칠레 발파라이소
552일째 상쾌한 비를 맞으며 느꼈던 환희_칠레 로스라고스
557일째 아메리카의 끝을 향해_칠레 아이센
559일째 갈라진 림_칠레 아이센
562일째 가도 가도 아무것도 없는 사막_아르헨티나 네우켄
570일째 지상 최고의 낙원, 라구나데시에르토_아르헨티나 네우켄
604일째 토레스델파이네 트레킹_아르헨티나 네우켄
612일째 연말, 버스에서_아르헨티나 미시오네스
620일째 상파울루의 충격적인 현실_브라질 상파울루
629일째 열정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_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에필로그_630일째 한국으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한국에서는 밥을 먹고 잠자는 것에 대해 고민했던 적이 없다. 어떻게든 밥을 먹을 수 있고 잠을 잘 수 있다. 대신 어릴 적부터 경쟁하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다.
미국의 사막을 자전거로 여행할 땐, 하루에 세 번 배가 고파질 때마다 끼니를 걱정하고, 하루에 한 번 해가 질 때마다 잘 곳을 찾아다녀야 했다. 하지만 경쟁도 스트레스도 없었다. 언제나 배가 고프고 잠자리 걱정이 끊이지 않았지만, 더불어 자유도 느끼기 시작했다.
석원이네와 함께 근처 산타아나 화산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사탕수수가 가득한 시골길에 잠시 차를 세우고 산책을 했다. 밭에서 일을 하던 아저씨가 먹고 남을 만큼 넉넉히 사탕수수를 잘라주셨다.
사탕수수를 한입 베어 먹으니 너무나 부드러운 설탕물이 배어 나왔다. 이때 석원이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뱀은 물을 먹어 독을 만들고, 사탕수수는 물을 먹어 설탕을 만드는구나.”
내가 들려주는 여행 이야기도 누군가에게 설탕이 되었으면 한다.
융가이 마을부터 와스카란 국립 공원까지는 25킬로미터의 비포장 오르막길로 이어져 있다. 융가이 마을까지는 버스를 타면서 쉬었으니 이제부터는 자전거를 끌고 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나를 보고 택시를 타라거나 자전거로는 힘들다고 조언해주는 사람이 많았다.
올라가도, 올라가도 끝이 없을 것만 같은 25킬로미터의 비포장 오르막길을, 50킬로그램에 육박하는 자전거를 끌고 가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지만, 그런 고통을 상쇄시켜줄 만큼 길가 풍경들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도로 곳곳에서는 국립 공원에 쌓인 만년설이 녹은 물이 흘러내리고, 이따금 마주치는 조그만 집들에서는 알 굵은 옥수수를 말린다. 풀을 뜯는 양들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순진한 양’이라는 표현이 왜 생겨났는지 짐작이 간다. 물론 어디를 가나 빠지지 않는 충직한 견공들은 나를 따라오며 짖어댄다.
이렇게 한참을 올라가는데, 언덕 위에서 인디언 아저씨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식수가 모자라기 시작해서 길가에 흐르는 물을 먹어도 괜찮은지 물어보니 아저씨는 식수를 줄 테니 같이 자기 집으로 가자고 했다.
아저씨 집에서는 해발 6,800미터의 만년설이 녹은 물이 수도관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었다. 슈퍼마켓에서 사 먹는 생수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맛있었다. 이렇게 물을 허겁지겁 마시는 내 모습을 보고 아저씨는 식사까지 차려주셨다. 맑은 공기, 완벽한 물, 주변의 모든 것이 초록색. 인간은 대자연 속에 있을 때 넉넉해지는 것일까.
웃음에 넉넉한 마음이 묻어나던 아저씨가 물어본다.
“버스가 10솔밖에 안 하는데 왜 자전거를 끌고 여기까지 올라왔어?”
할 말이 없었다.
“돈이 없어서요.”
그때는 이렇게 얼버무렸는데, 아마 편하게 버스를 탔더라면 아저씨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많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