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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84311046
· 쪽수 : 303쪽
· 출판일 : 2003-08-1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플레이 볼
1. 그랬거나 말거나 1982년의 베이스볼
나는 소년이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믿거나 말거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말해다오 말해다오, 연안부두 떠나는 배야
회개하라, 프로의 날이 멀지 않았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그랬거나 말거나, 1983년의 베이스볼
1984년의 부메랑과 그해의 노히트 노런
무릎과 무릎 사이, 바이바이 슈퍼스타
2. 그랬거나 말거나 1988년의 베이스볼
나도야 간다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가을잎 찬 바람에 흩어져 날리면
하늘과 땅 사이에 꽃비가 내리더니
비 맞은 태양도 목마른 저 달도
젊음의 고난은 희망을 안겨주리니
빠빠빠 빠빠빠 빠빠빠빠빠빠
3. 그랬거나 말거나 1998년의 베이스볼
데드볼
투 스트라이크 스리 볼
일어나. 야구. 캐치볼. 하늘
투 스트라이트 포 볼
스텝 바이 스텝. 한 걸음씩 인생은 달라진다
뷰티풀 선데이, 시간은 흘러넘치는 것이다
경축. 삼미 슈퍼스타즈 팬클럽 창단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삼미 슈퍼스타즈 VS 프로 올스타즈
에필로그, 플레이 볼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저녁을 먹기도 전에, 나는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교복을 입어보아야 했다. 사실 교복보다는 삼미의 로고가 새겨진 야구잠바가 입고 싶었지만, 가입비 5000원을 생각하며 나는 아버지의 기분을 한껏 맞춰가고 있었다. 흰 양말에 학생화를 신고 쓰리세븐 가방을 손에 들고 나니, 역시 더할 나위 없이 기뻐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얼굴이 눈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나는 한술 더 떠, 난데없이 교모챙을 손에 붙이며 "경례"라고 큰 소리를 질렀다. 아버지의 기쁨이 거의 2000원 선을 넘어섰다고 생각한 나는, 숨쉴 틈을 주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리고 "어디 가니, 이제 밥 먹어야지"라는 아버지의 말씀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방문을 열며 또박또박 얘기했다. "영어가 너무 재미있어요." 그 순간 나는 아버지의 기쁨이 곧바로 4500원 선을 돌파하며 상한가를 치는 장관을 볼 수 있었고, 이제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민병철 생활영어'만 보면 된다는 계산을 그 순간 끝내고 있었다. 좀 비굴한 감이 있긴 하지만, 인생의 대부분을 그렇게 크다는 머리에 의존하며 살아가던 시절이었다.
- 본문 47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