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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85821568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09-07-07
책 소개
목차
1권 포효하는 발해
흑수말갈 토벌전
갈등
약광의 후예
포정약사
대일하와 장문휴
불타는 등주
마도산 전투
격랑
2권 남남북녀
왜국에서 온 손님
탄항관문
신라를 구한 발해
천생연분
시련의 계절
신라도의 여인
엇갈리는 운명
저승에서의 해후
양상군자
3권 대륙에 핀 꽃
치청번진
천리역정
남아일언중천금
떨어진 별
고구려인의 꿈
제의 건국
암투
사필귀정
4권 영웅의 시대
낙양거사
무령군
소용돌이
망명
신라방
청해진
숙적
종말
5권 안민가
조신설화
형제
처용가
외사랑
악연
동백꽃
서북에서 부는 바람
만추
저자소개
책속에서
숭례전으로 들어선다. 자색 비단을 휘감은 대신들이 수풀처럼 서 있다. 그들의 머리에는 금백의 복두가 날개를 펼친 새처럼 앉아 있다. 발걸음을 옮긴다. 인기척을 느낀 새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쳐다본다. 그들에게서 경계심과 두려움을 엿볼 수 있다. 여차하면 가지를 박차고 날아오를 태세다. 장보고는 대신들의 불안한 시선을 즐기며 당당하게 걸어 나간다. - 4권 중에서
동백나무가 피를 흘리고 있다. 땅바닥에 떨어진 피는 흙 속으로 스미지 않는다. 바람이 휘몰아치자 굵은 핏방울은 꽃송이로 변해 땅바닥을 뒹군다. 그걸 보고 있노라니 현기증이 인다. 강렬한 붉은색이 몸속의 피를 부른다. 금방이라도 몸 안의 피가 솟구쳐 오를 듯하다. 죽음의 공포가 엄습한다. 숲에서 벗어나기 위해 달린다. 아무리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나아갈수록 동백꽃은 더욱 붉고 무성하다. 세상이 온통 붉은색으로 가득하다. 혈관이 당기면서 숨이 막힌다. 붉은 기운이 몸 안으로 스며든다. 차츰 한 떨기 동백꽃으로 변해간다. - 5권 중에서
염평은 주저 없이 칼을 들어 자신의 목을 찌른다. 그의 몸이 힘없이 무너진다. 당나라 군사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달아난다. 설몽은 염평의 시신을 착잡하게 바라본다. 발해의 군선들이 깃발을 날리며 수문으로 들어선다. 성 가운데 높이 솟은 누각들 위로 불길이 너울거리고 있다. - 1권 중에서
“자신 있으십니까? 앞으로는 옆에서 시중들어 줄 사람도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스스로 모든 걸 해결해야 했다. 늘 궁인들의 시중을 받으며 불편 없이 살아온 그녀에게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저는 이제 발해의 공주가 아니에요. 금성에 도착할 때까지는 행수의 종자이니 마음껏 부려 주세요.”
정현은 자신 있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인다. 낙천적인 성격이라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을 듯했다.
“신라로 가는 길은 제법 험합니다. 단단히 각오하십시오.” - 2권 중에서
그는 장검을 빼 들고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한다. 하늘을 수놓은 별들이 숨을 죽이고 그의 춤사위를 지켜본다. 추임새와 함께 장검이 허공을 가른다. 칼날에 맺혔던 별빛을 사방으로 흩날리며 애도의 뜻을 표한다. 정적에 휩싸인 군영에서 한바탕 씻김굿이 벌어진다. - 3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