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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형

화형

수아드 (지은이), 김명식 (옮긴이)
울림사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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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형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화형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86423273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05-05-16

책 소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처참한 친족 사형의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저자가 여성인권 말살의 현실을 폭로하는 책이다.

목차

옮긴이의 말

1. 수아드의 이야기
불길 속에서
기억
하난
푸른 토마토
신부의 피
아사드
비밀
마지막 날

죽음을 기다리며

2. 자끄리느의 술회
수아드를 만나서
수아드는 죽을거예요

3. 수아드의 이야기
스위스
마루안
잃어버린 인생
살아남은 증인
내 아들
새로운 집을 짓다

저자소개

수아드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 세계의 학대받는 여성들, 특히 죄악에 가까운 인습으로 인해 온갖 고통을 겪고 죽음에까지도 내몰리는 이들을 돕기 위해 활동하는 ‘쉬르기르협회’와 관련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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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식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로이터 통신 특파원, 코리아 타임스 기자, 편집국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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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형부 후세인이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는 낡은 바지와 티셔츠의 작업복 차림이었다. 그는 내 앞에 서서 미소를 지으며, "별일 없어?"하고 인사를 했다. 그는 풀잎을 입술에 물고 있었다. "너를 돌봐 주려고 온 거야."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돌봐 주겠다고 한 것이다. 나는 그런 정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나도 그에게 그냥 미소를 지어보였다. 고맙다는 뜻이었지만 말은 나오지 않았다.

"배가 많이 불렀구나, 그렇지?" 그가 말했다. 나는 부끄러워 그를 쳐다보지 못하고 머리를 숙였다. 내 이마가 거의 무릎에 닿았다. "얼굴에 점도 있어. 일부러 헤나를 바른 거야?" "아니요, 헤나를 머리에 발랐어요, 일부러 얼굴에 바른 게 아니예요." "그걸 감추려고 일부러 발랐지, 뭘."

나는 떨리는 손으로 들고 있던 빨래감을 내려다보았다. 빨래와 떨리는 손, 이것이 마지막 또렷한 기억 속의 장면이다. 그에게서 들은 마지막 말은 '그걸 감추려고 일부러 발랐지' 하는 소리였다.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안했고 나도 부끄러움에 머리를 숙이고 있으면서 그가 더 따지지 않는 것만을 다행으로 여겼다.

갑자기 찬 액체가 내 머리로부터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고 그 순간 내 몸이 불길에 휩싸였다. 이제 영화 속의 장면은 속도를 더한다. 내가 텃밭을 뛰는 장면이다. 나는 머리를 손바닥으로 때리고 비명을 질렀다. 내 치마가 뒤에서 펄럭였다. 그것도 불이 붙었었나?

나는 뛰면서 석유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 뛰는데 옷자락이 다리에 감겼다. 공포 속에 나는 본능적으로 마당에서 유일한 탈출구인 텃밭 쪽으로 달렸다. 나는 몸에 불이 붙어 비명을 지르며 뛰었다는 것외에 그 뒤로 기억되는 것이 거의 없다. 내가 어떻게 빠져나왔을까? 그가 나를 뒤쫓아오지 않았나? 그는 내가 넘어져 불길 속에 타서 재가 되는 것을 보려고 기다리고 있었을까? - 본문 119~121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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