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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인도/티베트/네팔여행 > 인도/티베트/네팔여행 에세이
· ISBN : 9788988125267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3-05-25
책 소개
목차
제1장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1) 기어이 올 것이 왔다
2) 안나푸르나 라운드의 관문 ‘베시사하르’
3) 히말라야 속살 속으로 첫날의 감회 가득
4) 70도짜리 ‘루슬란 보드카’ 두 병+라면의 궁합
5) 다 버려지면 돌아갈 겁니다!
6) ‘닥터 구릉’과 설산 오지 사람들의 고달픈 삶
7) 처음 맛보는 고기 맛, 오 ‘야크 스테이크’
8) 버리고 비울 것들이 무엇인지 난 여태 몰랐다!
9) 두려운 밤, 4,850m 하이캠프에서의 고산병
10) 신들의 영역 ‘노큰 온 헤븐스 도어(Knock'n On Heaven's Door)’
11) 가장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 가장 중요한 산은 ‘하산(下山)’
제2장 네팔의 세 도시
1) 비몽사몽 꿈속을 헤맨 ‘좀솜’에서의 이틀
2) 휴양낙원 ‘포카라’에서의 꿈같은 일주일
3) 카트만두, 갠지스 강 지류에서 만나는 망자들
제3장 거쳐 가는 프랑스
1) ‘산티아고 가는 길’ 45일 대장정 경유지 파리에서의 여유
2) ‘바욘’ 거쳐 ‘생장 피드포르’
제4장 ‘까미노 데 산티아고’
1) 1일차: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땅으로
2) 2일차: 삶과 죽음은 나란히 간다!
3) 3일차: 새 친구들과 팜플로냐 그리고 페르돈 고개
4) 4일차: 페레그리노들의 단합대회
5) 5일차: 친구 병희가 동해안에 간 이유
6) 6일차: Why are you here. Mr. Lee?
7) 7일차: 29세 제임스 원터스의 묘비명
8) 8일차: 코골이는 절대 산티아고에 갈 수 없다
9) 9일차: 주제파악 잘 좀 하자
10) 10일차: 일행들과 이별하고 혼자 주저앉았다
11) 11일차: 아담하고 포근한 마을 아게스에서의 휴식
12) 12일차: 영웅 엘시드의 고향, 부르고스
13) 13일차: 비오는 날의 새로운 시작
14) 14일차: 파울로 코엘료의 마을, 카스트로 헤리즈
15) 15일차: 까리용 호스텔, 위스키와 락 음악
16) 16일차: 메세타 고원
17) 17일차: Santiago will be there!
18) 18일차: 레온(Leon)으로 가는 길
19) 19일차: 까미노의 빈 의자와 순례자의 휴식
20) 20일차: 헤어짐에 대하여 생각해보기
21) 21일차: 영적인 기운의 만하라, 해발 1,500m
22) 22일차: 처음 만나는 낯선 1년, 누구에게나 온다!
23) 23일차: 변화무쌍의 하루, 까미노 날씨와 내 복장
24) 24일차: 이제 비로소 혼자 갈수 있게 되었다
25) 25일차: 최악의 몰골과 최고의 ‘알베르게’
26) 26일차: 너무나도 풍족한 우리네 하루 24시간
27) 27일차: ‘알렉산드로’와 ‘카이사르’
28) 28일차: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29) 29일차: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30) 30일차: 감격의 대성당 미사
제5장 이베리아 반도
1) 스페인 땅 끝 마을 ‘피니스테레’
2) 묵시아의 일몰
3) 포르투갈 포르토, 까미노의 정서가 비로소 끝나다
4) 오랜 역사가 남아 있는 신흥도시, 리스본
5) 걸어서 즐기는 바르셀로나
6) 가우디 건축 일곱 명품, 지하철로 한나절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엔 불가능한 꿈을 간직하자.’
별 계급장 달린 베레모의 '체게바라’, 그 폼 나는 이미지에 혹해 겉멋으로 되뇌곤 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는 다른 형태로 자주 떠올리는 경구이다. 예전에는 ‘꿈’에 방점이 있었고 ‘리얼’도 잊지 말자는 쪽이었지만 적당히 시들은 요즘엔 ‘리얼’에 방점을 두면서 ‘꿈’도 잊지 말자는 쪽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꿈, Dream… 예나 지금이나 가슴 뭉클한 단어이다. 누구에게나 그럴 것이다. 젊을 때는 이루려는 열정에 뭉클하고, 나이 먹은 다음엔 이루지 못한 또는 늦었지만 이루고픈 회한에 뭉클해진다. 체게바라처럼 남미대륙 핍박 받는 민중을 해방시킨다는 원대한 꿈일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 직업이나 지위로서의 ‘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20대의 인생목표일 수도 있고 원하는 모습으로 ‘어떻게’ 살고 싶다는 중년의 소망일 수도 있다.
(p.8 ‘머리말’ 중에서)
그래도 히말라야 고귀한 신들의 영역이라면 무언가 표현할 수 없는 신성한 기운이 넘쳐나고 영적인 분위기가 주변을 감싸 돌아야 한다. 너무나 매서운 칼바람이 사람의 정신 줄을 놓게 하는 이런 곳에서 고요히 묵상하며 산책했을 신들의 모습은 상상할 수가 없다.
그 어디에도 그런 흔적이나 자취가 보이질 않는다. 오랜 세월 추구해 온 목표지점에 천신만고 끝에 도달한 사람들이 느끼는 허무감이 이런 것일지 모른다. 소중한 다른 것들을 희생시키고 감내하며 주변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고 올라온 이들은 그런 허무감이 더 클 것이다.
인생의 오랜 세월은 아니지만 이 곳을 꿈꿀 때부터 지금 이 순간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거기에 이르면 대단한 어떤 것이 도사리고 있을 거라는 확신에 가까운 꿈이었다. 정확히 모르지만 무언가 대단한 어떤 것, 어떤 느낌, 우주를 품을 것 같은 어떤 원대한 감상. 그런 걸 꿈꾸며 힘들게 걸어올라 온 이 곳 쏘롱라에는 장엄하지만 황량함이 가득하다. 날뛰는 칼바람 천지이고 내 몸엔 두통과 어지럼증, 무기력증만 넘쳐나는 것 같다.
(p.109 ‘해발 5,416m 정상에 섰던 순간’)
산을 내려오면서 수 없이 정상을 뒤돌아보게 된다. 누군가에게 그리고 모든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이 거듭 거듭 솟아난다. 저 자리에 잠깐 머물 수 있게 허락해 준 안나푸르나의 여신들에게 감사하고 그 먼 길 오는 동안 나에게 잘해 준 일행들 그리고 내 짐 일부를 짊어지고 있는 굼상 씨, 밥과 물을 준 그 동안의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
집 떠나와서 십여 일 째 처음으로 흘려보는 눈물이다. 누군가에 대한 감사의 눈물인지 결국 성공했다는 감동의 눈물인지 조금만 내려가면 된다는 안도의 눈물인지 잘 모르겠다. 정상에 섰을 때는 아무런 느낌이 없이 어서 빨리 여기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는데 하산 길에서 눈물이라니 참으로 생뚱맞다.
(p.113 ‘하산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