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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89224716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4-09-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 지문이 없다
판재, 서각 속에
경계를 걷다
응시
똥밭
쥐젖
지문이 없다
한눈에 반하다
아프리카에는 숨바꼭질이 없다
우리 집에는 새끼 낙타가 살고 있다
선을 넘다
시의 감옥
무료한 날의 풍경
물의 눈
신가동, 재계발
상에 관하여
제2부 | 여자만 여자
어머니의 말씀
어머니의 칼
어산리 대숲
나눔
포행
여자만 여자
그냥, 좋다
먹감나무 반닫이
일곱 살 때 기억
추억 소환·1
추억 소환·2
추억 소환·3
추억 소환·4
추억 소환·5
봄맞이, 2024년
제3부 | 몸이 먼저 안다
고향 가는 길
멍
불면증
몸이 먼저 안다
돌에 물을 치다
돌의 자리
돌에 핀 꽃
포트홀
겨울 삽화
열섬
총선 유감
수박과 개딸
꽝이다
가끔씩, 나도 가끔 실성하고 싶다
제4부 | 달빛, 무월리
삼지내 돌담길
달빛, 무월리
느티나무 학교
죽화경의 정원북
소쇄원에 들다
명옥헌에 발을 들여 놓다
오층석탑 초록에 들다
관어정 풍경
독수정원림
취가정 오르는 길
식영정 단풍을 맞다
부용당 연지에 빠지다
몽한각에 눌러 앉다
추월산 와불
제5부 | 추월산, 버섯을 품다
서시
송이버섯
능이버섯
싸리버섯
느타리버섯
말굽버섯
상황버섯
영지버섯
꽃버섯
동충하초
민자주방망이버섯
운지버섯
달걀버섯
독우산광대버섯
알광대버섯
노랑꼭지외대버섯
해설
이재창| 그리운 어머니 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오종문| 담양 다르게 보기, 역사와 삶을 읽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경계를 걷다
비가 내리는 경계를 걸어 본 적이 있다
한쪽 어깨는 젖고 한 어깨는 더 뽀송한
한기가 각을 세운 날, 머릿속은 뜨거웠다
달빛이 낮게 내려 발목을 감을 때
바람은 살랑 불어 속옷을 더듬었다
사랑의 경계를 풀기에 더없이 좋은 밤
길게 눕던 그림자가 일어나지 않는다
축축한 땅바닥에 맨몸을 뒤집을 뿐
가을이 몸을 바꾼다, 아무 일도 없는 듯
응시
깎아 친 시멘트벽 그림 한 폭 걸렸다
푸르름이 암갈색으로 몸을 바꾸는 계절
해거름 바람이 일자, 붉은 노을 흥건했다
싸락눈 내리는 날 다시 찾은 광천교 밑
지워진 액자 속에 심줄석* 저 암각화
이어진 선의 흐름이 피가 돌아 선명했다
짧은 생 악착같이 기어오르는 담쟁이가
남기고 싶은 무슨 말이 있을 것만 같아서
한동안 못 박혀 서서 화폭 속을 응시했다
우리 집에는 새끼 낙타가 살고 있다
밥상만 들어오면 저도 한자리 차고앉아
젓가락질하는 손을 번갈아 쳐다본다
입속에 가득한 침을 엿가락처럼 늘이며
간절한 놈의 눈빛에 오늘도 낚긴 아내
매번 빗물 먹은 흙담처럼 무너져
흰 밥풀 한 알이라도 꼭 입속에 적선한다
17년 넘게 살다보니 허리가 굽어 있다
가족들을 돌려 보며 짠한 눈빛 건네는
우리 집 진갈색 푸들, 헤어짐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