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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89376309
· 쪽수 : 110쪽
책 소개
목차
버스를 기다리며 / 영구차 / 정체구간 / 화인火印 / 밤길 / 딱꿀질 귀가 / 그 집 / 기다림 / 그 길목에 / 너 / 가방 / 교통안전 수칙 / 황사, 바람 / 안개 그리고 바람 / 쑥 다듬는 할머니 / 한뎃잠 / 총알 택시에 관한 백일 간의 명상 / 집 / 솔바다민박 / 안개 / 양모 중절모 / 휴대폰 / 메모를 하다가 / 산에게 / 생명 / 백일몽 / 하관 이후 / 외곽의 눈 / 고질痼疾 / 산가山家 / 감귤 / 작은 불빛 / 청량리역淸凉里驛 / 상강기霜降記 / 고등어 송頌 / 모란장터 입구 양은 들통 속에서 참게들이... / 키다리 팽이 / 차내에서 껌을 조용히 씹어 주세요! (주)태화여객 / 까놓고 말하라면 / 끝없는 포로 / 집을 찾아서 / 늘 푸른 바람 / 카바레 돈텔마마 / 위대한 아파트 / 옹달샘 / 터널 안에서 / 연인산 계곡 / 바람을 찾아서 / 서해에서 / 나비 / 달 / 백로白露 / 붉은 꽃잎 / 원조초보를 위하여 / 운동화 한 짝 / 모란장 입구 / 새것이 두렵다 / 양계장 보고서 / 무사고 운전 / 금연 시대
- 독자를 위하여 : 세월에 한참 먼 생각들
저자소개
책속에서
외곽의 눈
하얀 꽃잎들이 내리고 있다
중심을 위하여
중심으로 가는 지름길을 위하여
난자당한 산허리
꽃잎을 모아 천을 짜는 바람이
가팔라 더욱 깊은 상처를
하얗게, 하얗게 덮고 있다
중심으로, 중심으로 달리는 이들
하얀 사랑을 한사코 떨어내며 짓이기는 이들
바퀴가 멈춘 중심 어느 곳에서
눈을 녹인 저희들의 소금기를 씻고
중심의 기쁨에 잔을 부딪칠 것이지만
강철의 뼛속엔 이미 검붉은 녹이 시작되고 있을 터
보아라, 지상의 상처들엔 하얀 천이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
난자당한 외곽의 산자락
바람이 씨앗을 품은 채
고요히 겨울을 견디는 상처들
서서히 아주 서서히
바람은 머잖아 눈물을 만들어 갈 것이고
상처 속에선 눈물 먹은 씨앗들 하나, 둘,
눈을 틔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