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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89646648
· 쪽수 : 184쪽
책 소개
목차
골칫덩어리 / 첫 만남 / 괴물이라 불리는 양반 / 딱한 사정 / 깨우칠 날이 올 터이지 / 이야기 짓는 사람/ 억울한 누명/ 흉흉한 소문들 / 차마 잊지 못한 꿈 / 발칵 뒤집힌 한양 / 이야기는 완성되고 / 거대한 흰 새 / 계절이 두 번 바뀌고 / 다시 만난 허 대감 /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대감마님, 하면 길동이는 서자가 아닙니까요?”
백산은 마뜩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만날 서자 나리들과 어울리더니 이야기 속에서도 서자 타령인가.
“그렇지. 길동이는 서자라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했더란다. 허나 비록 천한 출신이어도 재주가 뛰어나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고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어버리는 법이 없었느니라. 어떠하냐? 재미나냐?”
허 대감은 조바심이 나는 듯 백산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아주 재미납니다요. 소인, 그 다음이 어찌 될지 무척 궁금합니다요.”
백산의 대꾸에 허 대감은 허허 웃음을 지었다.
짐작했던 대로 홍길동전은 누가 지었는지 모르는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었다. 백산은 그제야 허 대감이 왜 이름을 넣지 말라고 했는지 깨달았다. 허 대감은 자신의 모든 것이 곧 사라질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 자기 이름을 넣지 말라 한 건, 이 책만은 살아남아 달라는 그의 마지막 바람이었다.
‘헛된 것이 아니었어. 대감마님 뜻은 결코 헛되지 않을 거라고!’
어쩐 일인지 머릿속에서 수많은 별들이 일시에 빛을 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말로 그럴 것이다. 허 대감은 사라졌지만, 그의 책은 오래 살아남아 그 뜻을 전할 것이다. 허 대감이 바라던 대로 장터를 누비며 많은 사람들에게 들리고 또 읽히면서……. 그러니 그는 죽지 않은 것이다. 홍길동은 다름 아닌 그의 혼이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