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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0028648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1-01-20
목차
고와이
분접지
움직이는 그림자
아린스코쿠
더부살이 아이
리뷰
책속에서
죽피 위에 놓인 만주를 꿀꺽 삼킨 야나리가 갑자기 벌렁 쓰러졌다. 고개를 갸웃한 다른 녀석이 먹는다. 역시 눈을 부릅뜨고 몸을 부르르 떨며 쓰러진다. 세 번째로 요괴가 쓰러지자마자 다른 야나리들이 삐이삐이 하고 비명을 지르고는 일제히 만주에서 떨어졌다. 오늘 과자는 확실히 무시무시했다.
“야나리들이 먹지 못하다니. 이래가지곤 ‘음식’이라고 하긴 어렵겠군요.”
니키치는, 에이키치에게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한 마디를 간단히 말하고 만주를 다시 싸 품에 넣는다. 그리고 엄청나게 쓴 위장약과 알싸한 맛의 기침약을 찻잔에 섞어 도련님 눈앞에 내놓았다.
묘하게 날카로운 소리와 비명이 방 안에 울린다. 어둠 속에서 오히나가 자는 이불 바로 옆에 누군가가 나동그라졌다. 화려한 바둑판무늬 기모노를 입은 남자였다.
“무슨 짓이야. 그만 둬! 나는 병풍이라구. 물 같은 걸 뒤집어쓰면 종이가 녹아서 찢어지잖아.”
남자는 매우 당황한 태도로 손수건을 꺼내더니 몸을 닦기 시작했다. 물주전자에 맞았는지 이마에 작은 혹이 생겼는데도 그것은 신경도 쓰지 않는지 물을 닦는 데에만 필사적이었다.
맑게 갠 오후, 자리를 갓 털고 일어난 도련님은 금방이라도 데구루루 굴러갈 정도로 뚱뚱하게 옷을 껴입고 볕이 잘 드는 툇마루에 얌전히 앉아 있다. 그런데, 뒤에 있는 장지에 비친 도련님의 그림자가 혼자서 비틀비틀 멋대로 움직였다.
“웬 놈이냐!”
그 모습을 수상쩍게 여긴 사스케가 휙 고개를 돌려 날카로운 눈빛으로 장지를 본다. 그 소리에 니키치가 재빠르게 도련님을 등 뒤로 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