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머무는 풍경

prologue 푸른 빗물
01. 하얀 담배 연기
02. 적색 감기 바이러스
03. 아련한 물감 냄새
04. 남빛 새벽 기운
05. 계절이 지난 자리에 핀 강아지풀처럼
06. 그녀가 머무는 풍경
07. 질투, 사랑, 먼 거리에서의 고백
08. 사랑을 맹세하는 계절의 끝에서
09. 절망의 정점에서 받은 보상
10. 편린, 서로의 심장에 박힌 것은
11. 이별이 만남만큼만 쉬운 것이라면
12.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잃는다는 건
13. 계절이 익어 가는 소리, 그 틈에서
14. 오랫동안 기다려 온 사랑의 계절
epilogue 바람이 머무는 풍경
작가후기

이제 배울 것은 포기였다. 하나씩 하나씩 미련을 버리고 있었다. 하루에 한 줌씩 그녀와의 추억을 덜어냈다. 고운 모래처럼 흩어져 사라지는 그녀의 미소를 바라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아직도 이만큼이나 많이 남았지만 마지막 한 줌, 가슴에 남은 그녀의 사랑스러운 미소를 대기 속으로 돌려보낼 때 자신은 울지나 않을지.
서른넷의 나이에,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교수님, 저 돌아왔어요.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 전부 다 해 봤어요. 그러니까 이제 저 돌아와도 되는 거죠?”
“연애는?”
“그건, 다른 걸 할 게 너무 많아서 잠깐 미뤄 뒀어요.”
“그럼 마저 하고 다시 와.”
“하지만 그것만은 단 한 사람에게 배우고 싶은걸요.”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