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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91508781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1-04-11
책 소개
책속에서
소년시절, 아버지는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하곤 했다. “골프는 인생이야, 녀석아. 인생은 골프고.”
그게 무슨 뜻인지는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그 말을 철석같이 믿는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었다. 그 말은 아버지의 모든 생각과 행동을 규정하고 이끌어왔다. 아버지는 골프를 테마로 꾸민 자기 레스토랑에서 손님을 맞을 때를 제외하면, 골프장을 누비거나 골프장 근처에 있거나 골프 채널에서 PGA 경기를 시청했다. 골프는 아버지를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골프야말로 아버지를 둘러싼 모든 사물과 사람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실체였다. 지금도 그렇다.
“지난 35년 간 나는 골프 라운딩을 할 때마다 이 카드 한두 줌 정도를 집어왔다. 나중에 기록하려고. 어떤 날은 카드를 반도 채우지 못했지만, 또 어떤 날은 너댓 장의 카드 앞뒤를 내 생각으로 빽빽이 채우기도 했지. 이 카드만 살펴봐도 내가 꼭 기억해야 할 만큼 중요하다고 느꼈던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거야.”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목구비에서 감정 비슷한 모든 것을 깨끗이 지워냈다. “물론 네 엄마에 관한 얘기도 많다.”그가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상자와 그 안에 든 독특한 내용물을 살펴보았다. 역사를 기록하는 방식은 다소 기이했지만 그 안에 담긴 수수께끼를 생각하니 구미가 당겼다.
아버지는 내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조심스레 곱씹으면서 나를 골똘히 올려다보았다. “그래, 아주 좋아. 오늘 너한테 뭘 가르쳐야 할지 알 것 같구나.” 런던은 벤치에서 일어나 내게 드라이버를 던져버리라고 말했다. “처음 몇 홀 동안은, 공이 티를 떠나 컵에 들어갈 때까지 모든 샷에 퍼터를 사용하거라. 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중에 골프채를 바꾸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