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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1976269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11-02-21
책 소개
목차
이주향 교수, 작가 정인경을 말하다
정인경, 아버지의 딸
들어가는 글
꿈은 사라지지 않는다, 시간을 넘어설 뿐이다
가질 수 없는 꿈이 나를 괴롭혀도 괜찮다
Ⅰ 잃어버린 곳에서 온 기억
1 아이에게 : “너는 누구니?”
2 쓴 교훈은 필요 없어, 난 단 것을 원해
3 여우 아이 : 나는 날마다 살아 있는 간을 먹는다
Ⅱ 무너진 가족의 나쁜 꿈
1 그림자 남자 : 무정이 유정이 되어
2 공범자 가족
3 배덕을 상상하다
Ⅲ 잊을 수 없는 꿈
1 방앗간 정경
2 무거운 발은 위대하다
3 나는 반복 없는 삶을 살고 싶다
4 붉은 날 : 개와 늑대 사이
Ⅳ 꿈의 봉인을 뜯다
1 실업자 : 바느질하는 여신
2 인생은 언제나 첫 장면 : 불혹의 유혹
3 길들일 수 없는 고양이 영혼
4 사랑은 중독이다
Ⅴ 꿈의 귀환
1 꿈이 들려주는 이야기
2 행복을 배달하는 우편집배원
3 마음의 문제 : 심장은 그냥 안다, 본질적인 것을
4 현자의 꿈
Ⅵ 이 세상 밖이라면 어디라도
1 겨울 산과 순례자
2 세상의 경계에 서다
3 채소밭을 가꾸는 남자
4 조퇴하고 꽃구경 가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단맛이 응축된 사탕의 달콤함은 유혹 그 자체였다. 나는 그 맛을 한번 보면 그만둘 수 없었다. 부모의 생각대로 내가 무절제한 존재가 될까봐 두려웠다. 나는 도덕적 성숙을 위해 단맛을 끊기로 작정했다. 종교적인 배경에서 단맛을 거부하기로 했다. 거룩함에 대한 복종으로 단맛을 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무절제와 악에 대한 방어기제로 쓴맛을 선택했다. 글쎄 누가 쓴맛을 좋아할까? 나는 원래 쓴맛을 싫어했다. 그래서 통제하기가 수월했다. 내 욕구를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쓴맛은 도덕적 자아 형성의 지름길이었다. ___‘쓴 교훈은 필요 없어, 난 단 것을 원해’ 중에서
하얀 소금이 깔린 큰 접시를 내 무릎 위에 놓으면, 엄마는 가늘고 길게 찢은 생간을 차가운 접시에 담아 주었다. 검붉은 간을 굵은 소금에 굴리는데, 하얀 소금에 핏물이 들었다. 그때 나는 이상한 쾌감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내가 한 동물을 죽인 듯한 잔인한 쾌감이었다. 하얀 소금 위에 방울방울 떨어진 핏물은, 흰 눈 위에 사냥한 고기의 피를 흘린 사냥꾼의 자취와도 같았다.
나는 그때 설원의 에스키모 사냥꾼이고 싶었다. 아니 무시무시하게 잔혹한 한 마리의 짐승이고 싶었다. 사냥감을 물어뜯는 피범벅의 야수가 되고 싶었다. ___‘여우 아이’ 중에서
장 콕도는 개보다 고양이를 좋아했다. 그 이유는 그가 경찰 고양이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길들일 수 없다. 그래서 양치기 고양이, 사냥 고양이, 시각장애인 안내 고양이, 서커스 고양이, 썰매 끄는 고양이는 없다.
고양이는 고양이의 명예를 걸고 그 무엇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고양이에게서 눈에 보이는 소용을 바란다면, 사향 고양이의 똥 안에서 발효된 커피 알갱이를 정제해서,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루왁 커피로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___‘길들일 수 없는 고양이 영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