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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2430715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2-07-09
책 소개
목차
#01_음탕한 여자
#02_돌아온 이백민
#03_덧체스클럽의 비밀
#04_덫
#05_김덕배의 몰락
#06_어긋난 모정
Epilogue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정쩡하게 서있는 한승필을 젖히고 방으로 들어온 이백민이 아무 말 없이 소파에 가서 앉는다. 제정신이 든 듯 은영이가 방바닥에 떨어져 있는 식칼을 주워들고 주방으로 가더니 잠시 후 커피를 끓여 내온다. 영국 왕실의 로고인 백장미가 금빛으로 그려진 본차이나 커피 잔에 아라비안 모카의 진한 향기가 피어오른다. 셋은 묵묵히 이 세상에 제일 중요한 일이나 되는 듯 커피를 마신다.
그러고도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한승필이 무겁게 입을 연다.
“저, 사장님…….”
이백민이 한 손을 들어 말을 막는다.
“다 안다. 아무소리 말고 잠시 있어라. 내가 해결하마.”
한승필은 두들겨 맞고 들어온 꼬마 녀석이 제 아버지 쳐다보는 눈길이 되어, 눈물이 핑 돈다.
“너 내려가서 현수 밥 좀 먹여라. 부르면 올라오고.”
“네.”
그러니까 부를 때까지는 올라오지 마라 이런 말인데 한승필은 말 잘 듣는 아이처럼 대답까지 하며 내려간다. 한승필의 두 배는 됨직한 체구의 박현수와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한참을 더 지난 후에야 내려 온 이백민이 현수가 듣지 못할 만큼 조용히 입을 열었다.
승필이 와락 몸을 일으켜 은영을 덮친다.
“너…… 너…….”
무언가 절규하는 듯한 한승필의 입을 입으로 막고서는 탐욕스런 입맞춤이 시작된다. 입술과 혀가 마구 뒤엉켜 거친 숨을 토해내며 서로를 탐한다. 잠시 입을 뗀 은영이 뜨겁게 말한다.
“자기야 나 나쁜 년이야. 마구 야단쳐 줘. 응!”
그리곤 다시 격한 입맞춤을 계속한다. 승필은 뭐라 대답할 사이도 없이 입이 막히고 은영의 아프도록 빨아대는 입 속에 혀를 넣어준다. 한승필의 머릿속에 잠깐 잠깐 은영의 그 음란하고 불결한 장면과 어머니의 모습이 교대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