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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92844901
· 쪽수 : 80쪽
· 출판일 : 2013-01-3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안녕, 줄리에트!”
쳇! 로잘리가 날 봤어요. 난 알은체하는 로잘리에게 간단하게 손짓으로 답했어요.
오늘만 제외하면, 대개 난 로잘리와 마주치지 않게 잘 피해 가요. 솔직히 엄마나 아빠랑 있을 때, 완벽녀를 보면 기분이 나빠져요. 왜냐하면 우리 부모님 표정이 로잘리 같은 딸이 있었으면 하는 것 같거든요. 틀림없어요. 증거요? 매번 로잘리를 볼 때마다 이런 말을 들으니까요.
“너도 피아노 배우지 않을래?”
“쟤는 금발머리에 잘 웃어서 귀여워!”
“봤니? 로잘리는 치마를 입었어!”
네, 나는 바지를 좋아해요. 축구를 하고, 공원에서 묘기를 부리려면, 바지가 훨씬 편하거든요. 내가 어떻게 해야 고운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애처럼 예뻐질까요? 내 갈색 눈은 평범하기 짝이 없고, 머리는 말갈기처럼 숱이 많고, 부스스한데 말이에요. 그래서 만날 야구 모자를 쓰는 거예요. 수위 아저씨도 날 ‘야구 모자 줄리에트’라고 불러요.
로잘리는 엘리베이터 문을 쾅쾅 때리며 "엄마!", "아빠!" 하고 소리쳤어요. 로잘리는 이렇게 소리치면, 10층에 있는 엄마, 아빠한테까지 다 들린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로잘리가 갈퀴눈으로 흘겨봐도 어쩔 수 없어요. 할 말은 해야겠어요.
“침착해, 로잘리.”
로잘리 눈에 눈물이 고였어요. 그러니까 날 째려볼 위험은 없어요. 하지만 공포에 질린 완벽녀는 입으로 나한테 한 방 먹였어요.
“너야 한 번도 신경질을 내 본 적이 없는 침착녀니까 그렇게 말하겠지…….”
침착녀……? 내가 얘한테 진 건가? 이런 소리는 처음 들어 봐요!
“왜 날 그렇게 불러?”
“내가 소리를 지르면서 짜증을 부릴 때마다 우리 엄마, 아빠는 너랑 비교하면서 혼내거든. ‘줄리에트 좀 본받아라! 애가 얼마나 차분하니? 너처럼 악악 소리 지르지 않잖아!”
세상에! 로잘리 부모님이 나에 대해 좋게 말했어요! 뜻밖이에요!
게다가 절세미녀 로잘리가 신경질쟁이래요! 이건 빅뉴스예요. 학교에 알려야 해요. 이제 우리 스타의 인기는 뚝뚝 떨어질 거예요. 확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