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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3214376
· 쪽수 : 196쪽
· 출판일 : 2011-10-31
책 소개
목차
1부
검은 태양
백목련(白木蓮)에 심은 사랑
다관(茶罐)속에 꽃이 피니
소초(小草)
벌레 먹은 낙엽
심산(深山)
모태(母胎)
술(酒)
삶의 굴레
청초한 여인
삼겹살
이슬
버들강아지
낙산사
할 매 - 1
할 매 - 2
할 매 - 3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꽃 비
대한민국은 통곡중이라네
2부
춘설(春雪)
동계 水 고통 山
서리꽃 잔상(殘像)
그래서 고목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낙엽의 존재
낮 술
강물은
지상낙원(地上 樂園)
가을편지 - 1
가을편지 - 2
가을편지 - 3
코스모스 계절에
마음이 열리면
매미
가을 연가
호박넝쿨
오수 (午睡)
인생 (人生)
천추(千秋)여
허상(虛像)
3부
개미행렬
납자루떼
탐라해신(海神) 해풍(海風)이여
마음이라는 거
손바닥 하나로
비행(飛行)하는 먼지가 아름답다
침묵하는 태양
우주를 향해 노를 젓는다
삶의 정점에서 인생을 노래하자
저 태양을 삼켜버려라
비의 연가 - 1
비의 연가 - 2
비의 연가 - 3
비의 연가 - 4
홀연히 흘린 그 눈물은
진해의 봄
별과 달
겨울이 준 망상(妄想)
낙수(落水)
봄이다
4부
목 놓아 울었다
여수이어라
향일암에 올라
소죽 끓이는 아이
꽃샘추위
봄 동
달래
뜬금없다
의자에서
태양이여
계절
봄을 기다리는 여인
봄, 여름, 가을, 겨울
나 어릴 적에
막내딸의 설거지
간이역
망혼(亡魂)
도시의 유혹
옹달샘
호수의 연가
문풍지의 푸념
세월 속에 묻어둔 추억을 찾아
5부
백설(白雪)은 정적(靜寂) 속에 묻히고
거미줄
백설(白雪)은 백야(白夜)를 낳고
겨울나무
선산(先山)에 내린 빛
찬물에 밥 말아먹고
잠꾸러기의 독백(獨白)
철없는 병아리
동강을 굽이쳐서
구름산에서 시름 덜고
행인(行人) - 1
행인(行人) - 2
허접한 인생
설옥(雪玉)
천상(天上)의 순결(純潔)이 대지를 적신다
6부
그녀는 사랑을 알지 못한다
바람과 나
마음의 선물
귀향(歸鄕)
먼발치
세월이 가면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사람
도미노 법칙
1초에서 1년
먼 훗날
낡은 싸리문
정 적
광대놀음
눈사람
묘(墓)
새날
제부갯벌
밤이슬
물안개
동공
공허
여든 생
뒤집히는 삶
구름 배
바람이 불면
망향가곡 (望鄕歌曲)1
천하절경 청량산 (天下絶景 淸凉山)아
달님의 얼굴
어머님의 밥상
조약돌
눈물 꽃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창원 시의 리리시즘 美學
石蘭史 이수화
(문학박사·한국문협· 한국펜클럽 원임부이사장)
<1>
이창원 시(李昌源 詩人의 詩)는 한국 당대시 當代詩의 전통적 서정시 세계를 확보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적 리리시즘의 세계란 한국인만의 그것일 뿐만 아니라, 인간 보편성의 기본 정서인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에 대한 서정적 태도(리리시즘) 표명이다. 그리고 그러한 전통이란 소월素月의 정한 정서, 영랑永郞의 역설적 찬란한 슬픔, 만해卍海의 애별이고愛別離苦의 불교적 극기克己에 연맥蓮脈되는 세계이며 아름다움이다. 예시하자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하늘하늘
피어오른다
막 잠에서 깨어나
비틀거리며
피어오른다
얇은 허물을 벗고
모락모락 하늘하늘
피어오른다
알지 못하는 물의 깊이
물안개는
계속
피어올랐다
-물안개 전문-
에서 처럼 이창원 정통 서정시의 외연과 내면에는 리리시즘의 미덕이 텍스트의 미학성 구축에 유감없이 충일되어 있다.
예시例詩는 평균 3행, 총 5련의 전통 서정시 기승전결 구성법에 잘 부합된 구조를 보이면서, 인간의 삶의 태생부터 죽음의 심연에 이르는 소위 베르그송 철학의 생生의 도약으로서의 도정을 이름답고도 델리카시한 '물안개'의 생성과 소멸, 이미져리에 실어 섬세하게 주제를 미학화 하고 있다. 도입부 1~2련에 물안개 피어오름의 전형全形을 보여주고, 전련轉聯 3련에 물안개(생명의 피어 오름의 미세한 움직임)의 미동(미동에도 흔들림)과 크라이시스련聯의 물안개의 (생명도약형)투명한 이미지 조소성彫塑性을 과시한다.
그리하여 최종련의 절정(클라이맥스)에서의 불가지적 물의 심연으로, 즉 '물의 깊이'로 계속 피어 올랐다는 물안개의 종말은 무엇의 암시인가. 이 물안개의 종말이 상승이 아닌 '알지 못하는 물의 깊이'인 곳으로의 피어오름은 결국 추락(죽음에의)을 말하는 것이다. 이 '물안개'의 근원적인 생성과 소멸의 이미지는 소월과 영랑을 연상시키는 자유시의 부정행성 리듬 해조諧調와 3~4련의 아름다운 이미지 조소성으로써 정통 리리시즘의 금과 옥 격인 회화성과 음악성이 충실하게 실천되어 이창원 서정시 완제품의 대표적 콘텐츠가 된다. 최종련 최종 라인의 시제가 다른 전련前聯들에 비교, 과거형(피어올랐다)으로 기획, 실천된 것은 이창원 리리시즘 시의 도저한 포에지(詩精神)를 신뢰케 하는 탁월성에 다름 아닐 터이다. 죽음조차 극기하는 아름다운 정서. 이와 같이 이창원 시의 리리시즘은 생성과 소멸의 아름다움에 도달함으로써 영랑 만해의 리리컬 성향과 다른 독창적 특성을 탐지하는 의의를 지닌다. 따라서 그 생성과 소멸의 테마성, 테크니컬, 미학성을 세세히 살피는 작업을 다음 장에 이어서 좀 더 세세하게 살펴보기로 하겠다.
....<중략>...
먹구름에 칭칭 에워 쌓인
태양의 모습은 초라했다
몇 겹 구름에 둘려 쌓여 제 모습을 찾지 못하는
저 태양의 나약함을 그대들은 아는가
온 세상을 밝힐 수 있는 웅장한 빛을 가진 거대한 태양
먹구름에 감금당한 태양의 울부짖음을
그대들은 들어 보았는가
태양은 먹구름의 장난에
비까지 뒤집어 쓴 만신창이 몸으로
빛을 잃어버린 지 오래이지만
태양은 또
세상에 밝음을 전하기 위해
오늘도
몸속에 빛의 충전을 계속하고 있다
-검은 태양 전문-
검은 태양은 비관과 낙망落望의 얼굴로 절망을 보여주고 있으나 기실 그것은 절망 뒤의 희망, 절망을 딛고 일어서는 충전의 힘을 보여준다. 역설적으로 빛의 부활을 뜻하는 표징의 시학으로 내재한 힘의 장착된 크기를 보여주고, 부정을 통한 절대적인 긍정을 나타내는 것이다. 사물시가 전달하는 동전의 앞면과 뒷면의 극명한 차이를 전면前面의 부정을 통한 후면後面의 적극적인 긍정이 <검은 태양>이 <밝은 태양>보다 더욱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검은 태양>> 시집 전반에서 보여주는 이창원 시인만이 가지는 리리시즘의 걸음이자, 모더니즘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