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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해외여행에세이
· ISBN : 9788993255416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10-02-1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4 / 일러두기 7
1장 복건성
복건성을 대표하는 무이암차 15 / 무이산 정산소종홍차의 탄생 27 / 정산소종홍차의 찻잎 수매 현장 35 / 정산소종홍차의 가온 위조 39 / 백차 공장에서 만난 자연 위조 43 / 철관음을 품평하고 수매하는 사람들 57 / 유명한 차만 명차가 아니다 63 / 옛날 방식의 안계철관음 유념 67 / 복안에서 만난 고급 말리화차 69 / 평온한 시골의 철관음 차 농가 75 / 철관음 살청기 79 / 무이암차와 대홍포 85 / 대홍포 모수 주변 찻집의 변화 91 / 무이산 무이구곡 풍경 95 / 금준미 은준미 101
2장 절강성
청하방 옛 거리와 태극차관 107 / 항주에서 만난 화차관 113 / 항주 국가차엽연구소 117 / 서호용정차 보관법 123 / 서호용정 홍보관의 뛰어난 상술 127 / 안길백차 모수가 있는 곳 133 / 차엽박물관과 1950년대 유념기 139
3장 북경 · 상해
다예사의 다예표연 감상기 145 / 세월을 품은 육보차 151 / 마련도 차 시장에서 만난 사람들 153 / 반가원 시장 사진 갤러리 159 / 소수민족이 운영하는 보이차 전문점 163 / 인도네시아에서 재배한 철관음 165
4장 안휘성
기문홍차의 위조와 유념 공정 169 / 안휘성에서 본 품평실과 품평용 도구 177 / 보이차로 둔갑한 미전차 181 / 육안과편 공장 견학 187 / 신이 지켜주는 신차 나무 193 / 안휘농대 차 문화 교류 197 / 황산에서 만나는 황산모봉 199 / 희망의 차 태평후괴 23호 203
5장 대만
당성 차 도구점의 위폐 감식기 211 / 대만차의 건강한 유통 구조 219 / 동방미인 작업장에서 223 / 남투현 오룡차 유산차방 229 / 차 맛 기행에서 만난 귀인 233 / 순인다장의 멋 241 / 작지만 멋진 차관에서 30년 된 문산포종을 245 / 작은 것이 아름다운 기고당 249 / 대만 초등학교의 다도 교육 253 / 양가죽으로 포장한 육보차 259
6장 강소성
남경 시내의 찻집 263 / 이 시대의 명차 남경우화차 267 / 새소리와 함께한 숲속의 차나무 273 / 중국 최대의 차 유통점 천인명가 275 / 자사호의 고향 의흥 279 / 자사호를 만드는 사람들 283
7장 광동성
다예낙원에서 만난 거상 진국장 291 / 방촌 시장의 무이암차 전문점 297 / 봉황산의 봉황단총 301
8장 호남성
청량감 가득한 천량차 313 / 찻집에서 만난 흑전차·복전차·화전차 319
9장 운남성
보이차에 관한 아찔한 기억 327 / 보이차의 역사를 간직한 맹해 차창 331 / 보이차와 소수민족 다법 335 / 보이차, 100년 만의 호황? 341 / 한정판 생차로 승부하라! 345 / 최대 규모의 민족다예관 347 / 한국인이 운영하는 일명원 351
10장 귀주성
벌레의 배설물을 차로 마시는 충시차 357
마치며 362 / 찾아보기 364
저자소개
책속에서
복안에서 만난 고급 말리화차
복건성의 복안(福安)은 고급 말리화차(茉莉花茶)를 생산하는 곳이다. 남경(南京)에서 복안으로 갈 때 복주(福州)까지는 비행기로, 복주에서 복안까지는 택시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그런데 남경에서 가려고 알아보니 복주행 비행기가 매일 운항되지 않았다. 지난번에도 상해에서 출발하기 하루 전날 불어 닥친 폭풍우 때문에 복안에 가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기에 이번에는 당일 티켓을 구입하지 못했다고 포기할 수가 없었다.
다음날 비행기로 간다면 복안 공장과 잡은 약속이 틀어지고 전체적으로 여행 일정에 차질이 생기게 되므로 무리인 줄 알면서도 무조건 당일에 출발하는 방법을 택했다. 원래 택시 기사가 6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도 초행길이라 몇 차례 길을 물어가면서 해안고속도로를 타고 12시간을 달린 뒤에야 겨우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었다.
어렵게 말리화차를 만드는 현장에 찾아가니 “이곳에 온 한국인은 당신들이 처음”이라는 말을 했다. 이에 으쓱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부끄럽기도 했다. 우리가 차를 마시며 한 번쯤은 접했을 화차(花茶)의 현장에 찾아온 한국 사람이 아무도 없다니.
녹차 위에 꽃을 음화(?花)시키는 과정을 통해 완성되는 말리화차는 마니아들이 말하는 믹싱(mixing)의 의미를 지닌 차요, 차꾼들끼리 마시는 섞은 차와 같은 엄격한 고급차이자 기호차다. 그러나 말리화차는 그냥 기호품으로 마시는 차가 아닌, 차에 익숙한 이들이 그 본질에 향과 색까지 더해 만든 차다. 그렇기에 말리화차를 맛보는 것은 일반적으로 본질적인 차를 마실 때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경험적이고 역사적일 수 있다.
널리 퍼져 있는 녹차 위로 하얀 이불처럼 덮여 있는 말리화들은 그 모습 하나하나가 서로의 향을 섞느라 매우 분주해 보였다. 마침 음화하는 공정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주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향에 사로잡혔다.
세월을 품은 육보차
차를 만난다는 것, 좋은 차를 만난다는 것은 어디에서나 쉬운 일이 아니다.
북경 마련도 차성(茶城) 시장 방원지록(方圓之錄)에서 육보차(六堡茶)를 만나 기억에 오래토록 남을 묘미를 느끼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던 때였다. 마침 찾아간 상점에서 이런저런 수인사를 나누다 보니 바로 전에 마셨던 육보차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주인 진촉평(陳蜀平)은 우리 집에도 육보차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그의 부인이 장식장에서 커다란 보자기를 꺼내와 우리 앞에서 풀었다. 매번 규격이 정확한 육보차나 대나무에 포장된 50킬로그램짜리 전시용 차만 보다가 세월을 품은 거대한 덩어리 차를 보는 순간, 차에 대한 고정관념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차가 너무 좋아 당시 차를 모두 샀다”는 주인의 말이 거짓은 아니었다. 언제 이런 광경을 눈앞에서 볼 수 있을까! 다시 접하지 못할 풍경이기에 이렇게 한 컷의 사진으로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