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구조

그는 단원들을 둘러본 뒤 복사해서 스템플러가 찍혀있는 끝이 시커멓게 탄 것 같은 대본을 나눠주었다.
“다시 만나니 반갑다. 이건 이번에 우리가 해야 할 극이다. 한번 훑어보고 사전 연습을 했으면 하는데…….”
“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남자단원 중 소탈한 성격의 고광염이 대본을 받으며 말했다.
“그런데 무슨 내용이야?” 광염이 물었다.
“응. 추리극이야.”
“추리극이라면 스토리가 뻔하지 않나?” 미희가 말했다.
“응. 하지만 이건 좀 특별해.”
남식은 이근의 얼굴을 보면서 말했다.
“어떤 점이?” 광염이 물었다.
“뭐랄까. 내용의 구조가 탄탄하다는 거지. 연극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안성맞춤이야.”
“그래? 그래서 제목이 ‘사건의 구조’인가?” 미숙이 말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