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초승달 따다

1부 오지 않는 사람에게
2부 나비의 꿈
3부 겨울나무의 꿈
사랑을 꿈꾸는, 그리움 어린 나비의 날갯짓 -이생진
낭만으로 빛나는 순수한 샘처럼 -오세영
자서

내 기다림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

오직 해가 기울면 어둠이 내리고
다시 아침 창가에 햇살이 비치듯이
바람이 불면서 구름이 일면 비가 오는 것처럼
꽃이 피는 봄 동산에 새가 울 듯
여름 가면 가을 오고 다시 함박눈 소리 없이 내리듯
내가 살아생전 숨을 쉬듯
눈을 뜨면 보아야 할 것과
보고 싶지 않는 것을 보아야 하듯
그저 이런 것들의 일부분입니다

(…)

다만 눈을 뜨면 함께 있는 사람
눈을 감으면 꿈길에서 만나는 사람이기에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어쩌면…
마주하고 싶은 까닭이나 스치고 싶은 마음도 아닙니다

- '오지 않는 사람에게' 중에서

탐스러운 송이 꽃
두 손 공손하게 벌려서 받아본다
손바닥에 떨어진 꽃은 순식간에 지고 만다
내 피는 아직도 너무나 뜨거워서 탈이다
내 손은 나무의 차가움을 더 배워야 한다
나무는 흐드러지게 지는 꽃을 받아서
가지마다 다시 피워내지 않는가

- '눈꽃' 중에서